전남광주 광산 청소년들, 의회 본회의장서 지역 문제 해법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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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일고 학생들 모의의회서 조례안·건의안 5건 심의…디지털 성범죄·통학 안전·노동권 등 정책 제안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서 겪는 문제를 직접 정책으로 만들고 의회 본회의장에서 심의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광산구의회(의장 공병철)는 지난 16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모의의회를 끝으로 ‘제3기 청소년 참당당 정치 아카데미’를 마무리했다. / 광산구의회
광산구의회(의장 공병철)는 지난 16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모의의회를 끝으로 ‘제3기 청소년 참당당 정치 아카데미’를 마무리했다. / 광산구의회

전남광주 광산구의회가 운영한 정치참여 교육 과정에서 고등학생들이 의원 역할을 맡아 조례안과 건의안을 발의하고, 실제 의회 절차에 따라 지역 현안의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광산구의회(의장 공병철)는 지난 16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모의의회를 끝으로 ‘제3기 청소년 참당당 정치 아카데미’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의의회에는 광일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청소년의 일상과 밀접한 문제를 안건으로 다뤘다. 학생들은 직접 의원이 돼 안건을 심의하고 발언하며, 지역사회 문제를 정책으로 풀어가는 과정을 체험했다.

◆ 학생 의원들의 첫 본회의…정책 제안 5건 심의

이번 모의의회에서 학생들이 심의한 안건은 조례안 2건과 건의안 3건 등 모두 5건이다. 청소년들이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안전과 노동, 디지털 성범죄, 통학 환경, 심리 지원 문제를 정책 의제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학생들은 안건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회의 진행 절차에 맞춰 심의와 발언을 이어갔다. 이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지방의회의 역할을 직접 경험했다.

특히 청소년 당사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제도적 대응을 고민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교육 과정에서 쌓은 문제의식을 정책 제안으로 발전시키며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다.

◆ 유해환경·아르바이트 노동권 보호 조례안 제안

조례안은 청소년 유해환경 개선과 심야 시간대 안전 대책,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노동 안전 및 권리 보호를 주요 내용으로 다뤘다.

청소년이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상황을 줄이고 늦은 시간에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근무하고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도 안건에 담겼다.

청소년들은 학교와 가정뿐 아니라 거리와 일터에서도 다양한 문제를 마주한다. 이번 조례안은 청소년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당사자가 직접 필요한 제도와 개선 방향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딥페이크 범죄부터 통학로 안전까지 개선 촉구

건의안 3건에는 정부와 관계기관을 향한 구체적인 요구가 담겼다.

학생들은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디지털 기술을 악용한 범죄가 청소년의 안전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정책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개인형 이동장치와 관련해서는 면허 인증 의무화와 통학로 단속 강화를 요구했다. 학생들의 주요 이동 공간인 통학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줄이고, 이용자의 책임을 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학교 내 전문 상담 인력 확충도 건의안에 포함됐다. 학생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때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의 상담 지원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안건들은 디지털 공간의 범죄 예방부터 일상적인 이동 안전, 학교 내 심리 지원까지 청소년 생활 전반의 과제를 아우르고 있다.

◆ 강연·토론·캠페인 거쳐 정책 제안으로 마무리

‘청소년 참당당 정치 아카데미’는 청소년들이 지역 문제를 직접 질문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도록 광산구의회가 운영하는 정치참여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3기 과정은 강연과 토론, 캠페인 등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살펴보고, 마지막 단계에서 이를 조례안과 건의안 형태로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단순히 정치와 지방의회의 기능을 배우는 데 머물지 않고, 자신들이 발견한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경험을 쌓았다.

모의의회는 이러한 활동을 실제 의회 절차와 연결하는 과정이었다. 학생들은 본회의장에서 의원 역할을 맡아 안건을 다루며 정책이 제안되고 논의되는 과정을 체험했다. 지역 현안을 자신의 문제로 바라보고 해결에 참여하는 시민의 역할도 함께 배울 수 있었다.

공병철 광산구의회 의장은 “다섯 달 동안 배우고 토론하며 목소리를 낸 학생들이 오늘 본회의장에서 직접 해법까지 내놓는 모습이 무척 듬직했다”며 “이번 경험이 지역을 바라보는 든든한 눈이 되고, 당당한 지역의 주인으로 자라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산구의회의 이번 아카데미는 청소년이 지역사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생활 속 문제를 정책으로 제안해 보는 교육의 장이 됐다. 학생들이 제시한 안건이 향후 관련 기관의 검토와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