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익어가는 가을' 1부…20m 나무에 서서 가을을 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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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35분 방송
EBS1 '한국기행'이 경기도 가평의 잣을 소개한다. 19일 오후 9시 35분 방송에서는 숲에서 잣을 거두고 잣으로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를 만난다.

가평 산자락에서는 가을마다 잣 수확이 시작된다. 배인택 씨는 46년째 이 일을 해왔다. 그는 높이 20m에 이르는 잣나무를 맨몸에 가깝게 오른다. 신발에 끝이 뾰족한 승족기를 달고 나무줄기에 박아 넣으며 한 걸음씩 올라가는 방식이다.
꼭대기에 닿으면 12m 길이의 장대를 뻗어 주변 나무에 달린 잣송이까지 떨어뜨린다. 아파트 7층과 맞먹는 높이에서 이어지는 작업이다. 나무에서 내려온 뒤에도 쉴 틈은 없다. 땅에 흩어진 잣송이를 일일이 주워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확한 잣송이는 껍질이 단단해 곧바로 먹을 수 없다. 탈곡기에 넣어 알맹이를 골라내고, 나흘가량 햇볕에 말린 뒤 다시 껍질을 벗겨야 흔히 보는 잣이 된다. 시중 가격은 1kg에 15만 원 수준으로, 산에서 손질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비싸다는 말도 들어간다.
이날 방송에는 잣으로 가을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도 나온다. 부부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쓰던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잣손두부를 만든다. 어린 시절 곁에서 지켜보며 익힌 방법 그대로다. 완성된 두부 사이사이에는 잣알이 촘촘히 박혀 있다.
이 두부를 넣어 끓인 전골도 함께 소개된다. 두부와 잣의 고소한 맛이 겹쳐 가을 별미로 꼽힌다.
꾸준히 이어온 지역 기록
'한국기행'은 2009년 8월 EBS1에서 첫 전파를 탄 여행 다큐멘터리다. 섬과 바닷가, 산간 마을과 농촌을 두루 찾아 그곳의 자연과 주민들의 삶을 담아왔다.
이름난 관광지를 소개하기보다 현지 사람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에 카메라를 두는 것이 특징이다. 포구와 논밭, 장터, 작업장, 오래된 골목길 등이 주요 무대가 된다. 화면에 등장하는 이들도 대개 한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주민이다. 바다에 나가는 어민, 농사를 짓는 농민, 전통 방식을 지켜온 장인, 장터를 지키는 상인 등이 각자의 일상을 들려준다. 지역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대를 이어 내려온 풍습, 생업이 오늘날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도 함께 짚는다.
계절의 흐름도 프로그램의 큰 축이다. 봄에는 산과 들녘을, 여름에는 바다와 섬을 찾는다. 가을에는 수확철을 맞은 농촌으로, 겨울에는 산골과 어촌으로 향하며 철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생활을 기록한다.
한 주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매회 다른 지역과 인물을 엮어 이야기를 풀어내는 구성이다. 널리 알려진 명소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마을과 일터도 화면에 담는다.
'한국기행'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밤 9시 35분 EBS1에서 방송된다. 회차별 내용은 프로그램 홈페이지 '미리보기'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