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공식 사과···“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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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지사, 순직 소방관 조문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 드린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대 논란을 빚은 가운데 공식 사과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 지사는 17일 오후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김진석 소방위를 조문한 뒤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하루 전 부천 화재 현장을 방문했을 때 같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 (말씀을) 드릴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사과를 안하겠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조적 재정 문제를 말하다가 나온 실수임을 인정한다. 전체 맥락을 보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며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호소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런 표현이 나왔던 것이고,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이날 빈소에서 조문하고 김 소방위의 유족을 만나 대화했다. 유족들은 안전 시스템 개선과 소방 안전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발언은 지난 1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추 지사가 앞서 선포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의 타당성을 따지면서 소방 예산의 국비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질의했다. 추 지사는 이 과정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도 소방관 인건비가 2027년 1조 1000억원, 사업비는 5000억원가량에 이른다며 도가 떠안은 재정 부담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소방공무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다음 날 성명을 내고 이번 발언을 "전국 7만 소방공무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모독 행위"라고 규정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여기에 16일 부천의 한 도장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관이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다가 17일 오전 끝내 숨지면서 추 지사를 향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도 수습에 나섰다. 16일 이용우 대변인, 17일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잇따라 공식 사과한 데 이어 김민석 대표가 직접 사과했다. 김 대표는 17일 언론 공지를 통해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에게 당을 대신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사자에게도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그는 "당은 앞으로 당 소속 공직자들의 이런 부적절한 발언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깊은 숙의를 거쳐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순직한 소방관에 대해서는 "김 소방위의 영면에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소방관과 가족 여러분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부산 일정이 끝나는 대로 빈소를 찾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김 대표는 "오늘, 내일까지 있는 부산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친 후에 문상할 것"이라고 했다.

추 지사는 같은 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애도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현장으로 향했던 소방관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적었다. 이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겪고 계신 유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 슬픔의 무게를 감히 헤아릴 수 없기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추 지사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감수했던 고인의 용기와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추모하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 소방관 한 분 한 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책무인지 다시금 가슴 깊이 새기겠다. 현장의 안전과 근무환경을 더욱 철저히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는 김 소방위의 장례를 경기도청장(葬)으로 치르기로 했다. 추 지사가 위원장을 맡은 20여명 규모의 장례위원회가 꾸려졌고, 빈소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앞서 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유가족분들의 비통한 심정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경기도는 고인의 고귀한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고인의 마지막 길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경기도가 온 정성을 다해 예우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발인제는 19일 오전 8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리고, 영결식은 같은 날 9시 30분 부천 원미구 부천시체육관에서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