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만에 14.9% 찍었지만…의료 고증 논란 휩싸인 한국 드라마
작성일
‘닥터X’ 의료 고증 논란 속 현직 의사가 방송심의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SBS 측은 별도 입장이 없으며 시청률은 2회 14.9%를 기록했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가 의료 고증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을 정형외과 의사라고 밝힌 A씨가 지난 15일 SNS를 통해 ‘의료 현실 왜곡 및 의료인 묘사에 관한 심의 요청’을 접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SBS 측은 16일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논란은 방송 직후부터 이어졌다. 극 중 의료 장면의 현실성을 둘러싼 지적이 나온 가운데, 작품의 현장 의학 자문을 맡은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교수의 발언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드라마는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2회 전국 시청률 14.9%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형외과 의사 A씨, 방송심의 신청 접수 주장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의료 현실 왜곡 및 의료인 묘사에 관한 심의 요청’이라는 신청 내역이 담겼다. 그는 신청 사유로 드라마 속 연출 방식을 짚었다. A씨는 “회진을 불필요한 잡무처럼 묘사하고, 의료진을 무능한 악역으로 단순화하며, 의료행위의 불확실성마저 외면하는 연출이 반복된다. 극적 과장은 이해하지만, 이 정도면 의료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A씨는 실제 제재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실제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문제 제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어 “전문가로서 잘못된 인식이 굳어지는 걸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남궁인 교수 “자문이 패배한 걸로 보시면 된다”
작품의 현장 의학 자문을 맡은 응급의학과 남궁인 교수는 앞서 지난 10일 자신의 채널에 첫 방송 소감을 올렸다. 그는 ‘닥터X’가 처음으로 현장 자문에 참여한 드라마라고 밝혔다. 추위가 심했던 새벽 3시 세운상가 도로에서 살수차로 물을 뿌려가며 진행한 첫 회 야외 촬영도 언급하며 배우와 제작진의 노고를 전했다.
이후 의학 자문이 맞느냐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남 교수는 현장 자문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의학적으로 틀린 부분이 나온다면 자문이랑 제작진이랑 싸우다가 자문이 패배한 걸로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의학적 사실과 극적 연출 사이에서 제작 과정의 의견 조율이 있었음을 내비친 발언이다.

혈압 측정·제세동 장면 놓고 의견 엇갈려
시청자 사이에서는 구체적인 장면을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위급한 환자의 혈압이 측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마취과의 대응이 적절했는지가 한 갈래다. 심정지 환자에게 시행하는 제세동 장면이 실제 의료 현장과 부합하는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부 의사들은 의학적 고증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의사를 악마화해 의료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을 수 있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청자도 비슷한 우려를 나타냈다. A씨가 문제 삼은 회진 묘사와 의료진 캐릭터 단순화는 이 같은 비판의 연장선에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로만” 옹호 반응도
반대편에서는 우호적인 반응도 나온다. “드라마는 드라마로만 봤으면 한다” “창작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극적 과장을 장르의 문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로, 의료계 안팎의 시각이 팽팽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매 회차 방송을 통해 고지 문구를 내보내고 있다. ‘본 드라마는 픽션이며 극적인 전개를 위해 실제 의료 현장 및 관련 규정과 다르게 각색되거나 연출된 장면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다. 스타뉴스에 따르면 ‘닥터X’ 측은 사안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첫 방송 11.4%, 2회 14.9%…원작은 일본 ‘닥터-X’
논란과 별개로 시청률은 오름세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첫 방송은 전국 11.4%, 수도권 11.2%, 분당 최고 12.9%를 기록했다.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첫 회 시청률 중 가장 높은 수치이자 금요일 전체 프로그램 1위 성적이다. 10일 방송된 2회는 전국 14.9%, 분당 최고 17.4%로 올랐고, 2049 시청률은 평균 4.6%, 최고 5.4%였다. 토요일 전체 프로그램은 물론 한 주간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1위에 올랐다.
‘닥터X’는 천재 외과 의사 계수정(김지원 분)이 의료계에 자리 잡은 부조리에 맞서는 과정을 그린 메디컬 느와르다. 일본 아사히TV에서 2012년부터 시즌7까지 방영된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가 원작이다. 특정 조직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 외과 의사가 여러 병원에서 활동하며 의료계의 문제와 맞서는 이야기가 중심이고, 주인공 다이몬 미치코는 배우 요네쿠라 료코가 연기했다.
4회 선공개 영상 공개…금·토 밤 9시 50분 방송
SBS는 4회 선공개 영상을 내놨다. ‘이번엔 안 싸웠는데?’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남의 수술실에 박차고 들어간 계수정이 이번에는 싸우지 않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김지원이 등장한다.
‘닥터X’는 매주 금·토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의료 고증 논란이 불거진 뒤 처음 맞는 주말 방송이라는 점에서, 4회 이후 시청률 흐름도 이어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