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꿀팁] 시래기 삶는 법, 시계 대신 '이 방법'을 쓰면 줄기가 부드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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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시래기 불리기부터 삶기, 식히기, 소분 냉동까지 순서대로 정리했다.
줄기 눌러 보기와 완전 냉각 후 밀봉이 핵심이다.

가을 무를 거두고 난 뒤 말려 둔 무청, 시래기가 시장과 집 베란다에 하나둘 걸리는 때다. 선물받거나 사 둔 시래기 한 봉지를 막상 풀어 놓으면 얼마나 불려야 하는지, 얼마나 삶아야 하는지, 남으면 어떻게 두는지 막막해진다. 마른 시래기는 불리고 삶는 두 단계만 제대로 거치면 손질이 끝나고, 소분해 얼려 두면 겨우내 국과 지짐에 바로 넣을 수 있다.
삶는 시간은 시계가 아니라 줄기가 알려 준다
레시피마다 삶는 시간이 다르게 적혀 있어 헷갈리지만, 마른 시래기는 말린 시기와 줄기 굵기가 제각각이라 숫자 하나로 정해 둘 수 없다. 오래 말린 것과 덜 말린 것, 줄기가 가는 것과 굵은 것이 같은 시간에 같은 상태가 될 리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준은 시간이 아니라 '가장 굵은 줄기가 부드러워졌는가'로 잡는 편이 정확하다.
그래도 출발선은 필요하다. 하룻밤 불린 뒤 약한 불에서 30~60분 정도 뭉근하게 삶는 것을 기본 범위로 잡고, 그 안에서 줄기 상태를 보며 끌어올리거나 줄이면 된다. 이 범위는 어디까지나 시작점이며, 불림이 모자랐다면 삶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물질과 억센 줄기를 골라내고 한 번만 헹궈 물을 넉넉히 붓는다
불리기 전에 먼저 봉지 속 시래기를 펼쳐 이물질과 너무 단단한 줄기 끝을 골라낸다. 말린 채소라 먼지나 부스러기가 섞여 있을 수 있어서다. 이어 흐르는 물에 한 번 헹구는 정도면 충분하다. 오래 문질러 씻을 필요는 없고, 어차피 불리고 삶은 뒤에 한 번 더 헹구게 된다.
불릴 그릇은 생각보다 큰 것을 고른다. 마른 시래기는 물을 먹으면서 부피가 크게 늘어나므로, 싱크대에 놓는 큰 볼이나 큰 냄비에 시래기가 푹 잠기도록 물을 넉넉히 부어야 위쪽이 말라 뜨는 부분이 생기지 않는다. 몇 시간 불리거나 하룻밤 두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실내가 따뜻한 날에는 긴 시간 실온에 두기보다 큰 그릇째 냉장실에 넣거나 서늘한 곳에 둬서 냄새가 배지 않게 하는 쪽이 마음 편하다.
약불로 뭉근히 삶다가 가장 굵은 줄기를 두 손가락으로 눌러 본다
불린 시래기는 불린 물을 따라 버리고 새 물을 넉넉히 부어 삶는다. 센 불에서 팔팔 끓이기보다 끓어오른 뒤 불을 줄여 은근하게 익히는 쪽이 줄기 속까지 부드럽게 익는다. 여기서 시계 대신 쓰는 도구가 손가락이다. 냄비에서 가장 굵어 보이는 줄기 하나를 건져 식힌 뒤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 눌렀을 때 힘 없이 눌리면 익은 것이다.
아직 심이 느껴지고 눌러도 튕겨 나오면 시간을 더 준다. 가장 굵은 줄기가 기준이므로 그것이 부드러워지면 가는 줄기는 이미 충분히 익어 있다. 삶는 동안 물이 졸아 시래기가 드러나면 물을 보충한다. 뜨거운 줄기를 바로 손으로 집으면 델 수 있으니 집게나 젓가락으로 건져 잠시 식힌 뒤 눌러 본다.

삶은 물에 담근 채 식힌 뒤 헹궈 짜고, 굵은 줄기는 겉 섬유를 벗긴다
다 삶았다고 바로 건져 찬물에 던지지 않아도 된다. 불을 끈 뒤 시래기를 삶은 물에 그대로 두고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식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다음 건져서 흐르는 물에 헹구고 물기를 꼭 짜면 된다. 이 짜는 단계에서 물기를 충분히 빼 둬야 이후 양념이 겉돌지 않고, 냉동할 때도 봉투 안에 물이 고이지 않는다.
굵은 줄기는 한 단계가 더 있다. 겉면의 질긴 섬유가 이로 씹어도 남기 때문에 줄기 끝을 살짝 꺾어 겉껍질 같은 섬유를 길게 벗겨 낸다. 이 작업은 자르기 전에 해야 한결 수월하다. 손질이 끝난 시래기는 먹기 좋은 길이로 썬다. 칼질 전에 물기를 한 번 더 짜 두면 도마 위가 흥건해지지 않는다.

바로 먹을 시래기는 된장·마늘·파·기름으로 밑간한다
손질한 시래기를 그날 요리에 쓸 계획이라면 된장, 다진 마늘, 송송 썬 파, 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 밑간부터 한다. 한국 가정에서 시래기는 이 조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재료이고, 양념이 줄기 속까지 배도록 쓰기 전에 조금 두면 맛이 훨씬 안정된다. 양은 요리에 따라 다르므로 레시피대로 맞춘다.
이렇게 밑간한 시래기는 국으로 끓일 수도, 냄비에 자작하게 지질 수도, 팬에 볶아 나물로 낼 수도 있다. 같은 시래기를 어떻게 쓰든 삶기까지의 과정은 똑같으니, 한 번에 넉넉히 삶아 두고 쓸 만큼만 양념하는 방식이 번거로움을 줄인다. 양념한 것과 양념 전 시래기를 섞어 보관하지 않도록 구분해 둔다.
남길 시래기는 완전히 식힌 뒤 한 끼씩 나눠 납작하게 얼린다
한 번에 다 못 먹을 양은 소분해 보관한다. 먼저 삶아 헹궈 짠 시래기를 빠르게 식힌다. 이때 가장 중요한 조건이 완전히 식히는 것이다. 따뜻한 상태로 봉투를 봉하면 안쪽에 물방울이 맺혀 보관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중독 예방 수칙은 조리한 음식을 2시간 이내에 먹도록 권하므로, 식히는 시간을 끌지 말고 넓은 쟁반에 펼쳐 열을 빼는 것이 좋다.
완전히 식으면 한 끼 분량씩 나눠 담는다. 며칠 안에 먹을 분량이라면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하고, 식약처 식중독 예방 수칙은 가정에서 냉장식품을 5도 이하로 보관하라고 안내한다. 오래 두려면 지퍼백에 납작하게 펴서 얼린다. 납작하게 얼리면 냉동실에서 자리를 덜 차지하고, 꺼내서 필요한 만큼 떼어 쓰기도 쉽다. 봉하기 전 공기를 최대한 눌러 빼고 날짜를 적어 둔다. 냉동실은 영하 18도 이하여야 한다. 좁은 아파트 냉동실에서는 납작한 봉투를 세워 꽂는 방식이 공간 효율이 좋다.

냉동 시래기는 냉장실에서 녹이거나 끓는 국물에 곧바로 넣는다
얼린 시래기를 쓸 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전날 냉장실로 옮겨 서서히 녹이고, 급하면 얼린 덩어리를 그대로 끓고 있는 국이나 지짐에 넣는다. 이미 삶아 둔 시래기라 열을 받으면 금방 풀리므로 국처럼 국물 요리에는 해동 없이 넣는 편이 간편하다.
반대로 하면 안 되는 방식이 하나 있다. 조리해 둔 채소 봉투를 주방 조리대에 오래 꺼내 놓고 녹이는 일이다. 식중독균이 잘 자라는 온도대는 약 4~60도이고, 실온은 이 범위에 속한다. 또 한 번 녹인 시래기를 다시 얼리면 물기가 빠져 질겨지므로, 처음부터 한 끼 분량으로 나눠 두는 것이 핵심이다.
요약하면 순서는 이렇다. 골라서 한 번 헹구고, 넉넉한 물에 불리고, 약불에서 굵은 줄기를 눌러 확인하고, 삶은 물에서 식히고, 짜고 벗기고, 완전히 식힌 뒤 소분 냉동한다. 한 번 해 두면 겨우내 시래기 한 봉지를 몇 끼 분량으로 나눠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