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4시간 50분 먹통…중국 AI 칩 수요 500만 개, 공급은 350만 개 못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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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4시간 50분 장애, 中 AI 칩 수요 500만 개 vs 공급 350만 개 이하
화웨이 국산화에도 엔비디아 GPU 100만 개 넘게 구매

서버실에 대형 서버와 그래픽카드 상자가 쌓인 모습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서버실에 대형 서버와 그래픽카드 상자가 쌓인 모습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중국 대표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10월 15일(현지시각) 약 5시간 가까이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웹사이트와 앱,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서비스가 모두 영향을 받았다. 중국 AI 산업은 빠르게 커지지만 이를 뒷받침할 컴퓨팅 인프라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매체들은 10월 16일 이 장애를 전했다. 이 보도를 정리한 한국 언론 기사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AI 반도체 수요는 500만 개를 크게 웃돈다. 공급은 해외 생산분 약 100만 개를 합쳐도 350만 개를 넘기 어렵다.

4시간 50분 동안 멈춘 딥시크

SCMP와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딥시크의 챗봇과 API 서비스는 10월 15일 오전 4시간 50분 동안 장애를 겪었다. 딥시크의 V4 프로(V4 Pro)와 V4.1 플래시(V4.1 Flash) 모델 API도 함께 중단됐다. 전 세계 이용자들은 서버를 일시적으로 쓸 수 없다는 오류 메시지를 받았다.

중국 매체 차이신(Caixin)은 장애 경과를 더 구체적으로 전했다. 장애는 베이징 시간 오전 8시 11분에 시작됐다. 처음에는 두 모델의 API와 채팅 서비스가 일부만 영향을 받았다. 오전 9시 8분에는 채팅 기능이 완전히 멈췄다. 딥시크는 원인을 파악했고 오후 1시 4분까지 모든 서비스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딥시크는 사용자 보상 방안도 내놨다.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발생한 API 사용료 전액을 서비스 크레딧(이용권) 형태로 돌려주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구체적인 장애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딥시크는 시스템의 단일 장애점(하나가 멈추면 전체가 멈추는 구조)을 없애고 안정성을 높이겠다고만 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딥시크 서비스는 3월에도 약 12시간 동안 중단된 적이 있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컴퓨팅 용량이 AI 모델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본다. 딥시크는 폭증하는 연산 수요에 대응하려고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에 약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서버실에서 보호장갑을 낀 작업자가 반도체 칩을 서버에 장착하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서버실에서 보호장갑을 낀 작업자가 반도체 칩을 서버에 장착하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수요 500만 개 이상, 공급 350만 개 이하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AI 업계의 가장 큰 과제로 반도체 공급 부족을 꼽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올해 AI 반도체 수요가 500만 개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공급은 해외에서 생산되는 약 100만 개를 포함해도 최대 350만 개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150만 개 넘는 부족분이 생긴다.

격차는 내년에 더 벌어질 수 있다. 내년 수요는 1,000만 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이 칩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연산 수요는 그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 간 경쟁도 수요를 밀어 올린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텐센트가 올해 집행할 설비투자 합계는 약 7,000억 위안으로 예상된다. 작년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보도에 따라 달러 환산액이 달라 위안화 기준으로만 적는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올해 컴퓨팅 인프라 총지출이 1,930억 달러(약 259조 원, 1달러 1,343원 기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적지 않은 규모지만 미국 수준의 약 21%에 그친다. AI 모델 성능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더라도 컴퓨팅 용량 격차는 남을 가능성이 크다.

AI 모델이 고도화되고 이용자가 늘면서 연산 부담은 학습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론 단계에서도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든다. 장애가 난 딥시크 같은 서비스가 바로 이 추론 수요의 최전선에 있다.

화웨이·알리바바·캠브리콘, 자립 속도전

미국의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의 AI 칩 수입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AI 칩 160만 개 생산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와 바이두의 반도체 부문은 합쳐서 약 100만 개를 만들 예정이다. 캠브리콘은 약 30만 개 생산이 예상된다.

신제품 일정도 잡혀 있다. 알리바바는 자체 개발한 AI 칩을 공개했다. 화웨이는 내년 1분기에 AI 학습용 칩 어센드 960DT를 내놓을 계획이다. 바이트댄스도 올해 말까지 자체 칩 시제품을 시험하고 2027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센터 건설도 활발하다. 딥시크와 즈푸 AI는 각각 화웨이 칩 10만 개 이상을 쓰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화웨이는 칩 여러 개를 고속 네트워크로 묶어 개별 칩의 성능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최대 100만 개 칩을 연결하는 데이터센터가 목표다.

이런 노력에도 공급 부족이 금방 풀리기는 어렵다. 베이징의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이 진전돼도 공급 부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이밍 GPU까지 쓸어 담는 중국 기업들

당장의 부족분을 메우려는 중국 기업들은 다시 엔비디아로 눈을 돌렸다. FT에 따르면 중국 기술 기업들은 올해 엔비디아의 게이밍·워크스테이션용 GPU(그래픽처리장치)를 100만 개 넘게 사들였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고성능 AI 칩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범용 GPU를 데이터센터에 투입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화웨이의 어센드 910C에 못 미친다. 그래도 이용자 질문을 읽고 처리하는 추론 초기 단계에는 쓸 수 있다는 평가다. 연산 전용으로 설계된 칩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범용 제품으로 빈틈을 메우는 셈이다.

해외 데이터센터도 대안이 되고 있다. 텐센트는 미국 오라클과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의 GPU 10만 개를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역시 해외 데이터센터의 AI 반도체를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엔비디아를 쉽게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는 성능만이 아니다. 중국 AI 개발자들은 오랫동안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를 써 왔다. 화웨이의 자체 플랫폼 CANN은 상대적으로 쓰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칩 생산량을 늘리는 것과 별개로 개발자 생태계를 옮기는 일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