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산' 전현무 행동 적힌 대본, 출국 보름 전 이미 공항에 전달... 제작진은 또 조작 부인
작성일
“가능성 커서 준비했다” 제작진 해명
타 항공사 동의는 왜 안 받았나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이 방송인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즉흥 여행 편 조작 논란과 관련해 사전 준비는 예상에 불과했다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공공기관에 제출된 공식 문서에서 사전에 작성된 구체적인 카자흐스탄행 시나리오가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제작진은 출국 15일 전 이미 특정 항공편과 배우 구성환과의 통화 내용이 포함된 대본을 제출했다.
조선일보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사전 대본 확인 및 제작진 해명의 모순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지난 7월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촬영 허가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8월 6일 에어아스타나 출발 카운터에서 항공권을 발권하고 출국하는 모습을 촬영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제작진은 출입국 비행편 역시 8월 6일 11시 10분에 출발하는 편명을 정확히 기재했고, 실제 방송에서 전현무는 기재된 동일 항공편을 이용해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했다.
당초 제작진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조작 방송 의혹이 제기되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전현무가 평소 관심을 보여온 여행지와 당시 항공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카자흐스탄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카자흐스탄은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로 일부 사전 준비를 진행했을 뿐 방송 자체가 사전에 기획된 조작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구체적 시나리오 및 타 항공사 배제 확인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 제출 자료 분석 결과 MBC가 촬영 허가 신청 서류에 첨부한 시나리오에는 방송 내용과 일치하는 구체적인 대사가 적혔다.
시나리오에는 전현무가 "중국은 너무 많이 갔고 카자흐스탄을 가볼까"라고 발언한 뒤 구성환 및 이주승에게 전화해 카자흐스탄으로 목적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사전에 작성됐다.
실제로 지난 8월 14일 방영분에서 전현무는 즉흥 여행 콘셉트로 여행지를 고민하던 중 배우 구성환과 통화하며 카자흐스탄을 최종 여행지로 확정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제작진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준비했다고 해명했으나 공사에 제출된 자료에는 카자흐스탄행 외의 대안 선택지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MBC는 에어아스타나 한국 지사 단 한 곳에서만 촬영 동의서를 발급받아 서류를 제출했으며 다른 항공사의 촬영 동의는 사전에 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전 렌터카 서류 누락 및 알마티시 관광국 지원 논란
해당 방송분에서 전현무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에 도착한 직후 현지 렌터카 업체에 여권과 국제운전면허증만 제출하고 즉석에서 차량을 대여했다.
방송 직후 카자흐스탄 현지 법령상 외국인이 운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공증받은 번역 서류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사실이 지적되며 즉석 대여 연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알마티시가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나 혼자 산다' 촬영이 알마티시 관광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고 게시하면서 즉흥 여행이라는 방송 콘셉트가 허위이며 사전 협찬에 의한 연출이라는 비판이 확산했다.
제작진은 지난 8월 25일 1차 입장문에서 "촬영 지원이나 협찬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시청자들의 반발이 지속되자 지난달 4일 2차 입장문을 통해 "카자흐스탄행이 결정될 경우 곧바로 촬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스태프의 항공권을 미리 발권하고 현지 촬영 협조도 요청해뒀다"고 일부 사전 준비 사실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전현무가 공항에서 직접 자신의 항공권을 발권했다는 단편적 사실을 근거로 즉흥 여행이라는 기본 입장을 고수했다.
김은혜 의원은 해당 사안에 대해 "시청자를 웃음 짓게 하는 것은 예능의 역할이지만 시청자 신뢰는 방송사의 책임 문제"라며 "'무작정 출발', '공항 즉석 예매' 등의 그럴듯한 설정을 솔직하게 뺐다면 MBC가 시청률은 손해를 봤어도 신뢰는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MBC 측은 16일 일간스포츠에 “사전 준비 과정에서 인천공항공사의 촬영 허가를 받기 위해 대략적인 촬영 상황을 설명하는 구성안이 필요했다”면서 “논란이 된 시나리오는 당시 촬영 허가를 신청하면서 공문으로 보낸 것”라고 밝혔다.
이어 "촬영 허가 담당자가 어떻게 촬영이 진행될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시로 작성한 것”이라며 "전현무는 해당 구성안을 본 적도 없고 내용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