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꿀팁] 국화전은 중약불에 부치세요, 센 불이면 '찹쌀' 겉이 딱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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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전 반죽은 정해진 비율 대신 숟가락으로 농도를 확인하며 물을 조금씩 더하는 방식이 안전하다.
식용 꽃만 쓰고 중약불에서 짧게 부치는 요령을 정리했다.

상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가을 절기와 이어진 음식인 국화전을 직접 부쳐 보려고 레시피를 찾아보면, 찹쌀가루와 물의 비율이 글마다 제각각이라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막막하다. 국립민속박물관 민속 자료도 출처와 가정마다 비율이 다르다고 밝히는데, 그렇다면 숫자보다 반죽의 상태를 기준으로 삼는 쪽이 실패가 적다.
정확한 비율표를 찾느라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
'찹쌀가루 몇 컵에 물 몇 컵'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따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같은 찹쌀가루라도 제품과 보관 상태에 따라 물을 먹는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자료는 출처와 집안의 레시피마다 가루와 물의 비율이 다르다고 설명하고, 그래서 대표적인 요령으로 소량부터 만들어 물을 숟가락 단위로 조절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숫자는 출발점일 뿐이고 최종 판단은 눈과 숟가락이 한다는 뜻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가루가 남거나 모자랄 걱정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큰 그릇에 한꺼번에 풀어 놓았다가 너무 묽어지면 가루를 더 넣고, 다시 되직해지면 물을 더 넣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작은 그릇에서 시작하면 실패해도 버리는 양이 적고, 맞는 농도를 한 번 익혀 두면 다음 판부터는 같은 감각으로 이어 갈 수 있다.

숟가락으로 떠서 기울였을 때 얇게 입혀지면 알맞다
국립민속박물관 자료가 제시하는 반죽의 목표 상태는 부어 낼 수 있을 만큼 흐르면서도 꽃잎을 감쌀 만큼의 점도가 남는, 얇은 부침 반죽에 가까운 농도다. 말로는 감이 잘 안 오니 숟가락으로 확인하면 쉽다. 반죽을 한 숟가락 떠서 기울였을 때 뚝뚝 끊기지 않고 천천히 흘러내리되, 숟가락 등에 얇은 막이 남으면 알맞은 상태로 보면 된다.
농도가 어긋났을 때 생기는 문제도 분명하다. 반죽이 너무 되직하면 부침이 무거워지고, 너무 묽으면 꽃잎이 반죽 위에서 따로 논다. 숟가락 위에서 물처럼 쪼르르 흘러내려 막이 남지 않는다면 묽은 쪽이고, 기울여도 덩어리째 버티면 되직한 쪽이다. 팬에 한 숟가락 떨어뜨렸을 때 동그랗게 퍼지다 적당한 두께에서 멈추는지도 함께 보면 판단이 더 정확해진다.
꽃은 식용으로 확인된 것만 쓰고 출처 모를 꽃은 먹지 않는다
반죽보다 먼저 챙길 것은 꽃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자료는 먹을 수 있는 국화 꽃잎만 쓰라고 못 박고, 장식용으로 산 관상용 꽃은 농약 처리가 되었을 수 있으니 먹지 말라고 경고한다. 꽃집에서 화분이나 꽃다발로 파는 국화, 길가나 공원에서 꺾은 꽃처럼 재배 과정을 알 수 없는 꽃은 아무리 곱고 향이 좋아도 전 위에 올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식용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꽃인지 포장 문구를 확인하고 사야 한다.
같은 자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꽃을 아이가 먹지 않게 하라는 점도 덧붙인다. 아이와 함께 부치더라도 꽃을 고르고 올리는 일은 어른이 맡고, 아이에게는 식용으로 확인한 꽃잎만 건네는 것이 안전하다. 또 국화전은 계절 음식 풍습이지 의학적·영양적으로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니라는 설명도 있다. 구하기 어려운데 억지로 아무 꽃이나 쓸 이유는 없다.

씻은 꽃잎의 물기가 반죽 농도를 흔든다
식용 꽃을 구했다면 꽃잎은 찬물에 살살 헹군다. 꽃잎이 얇아 세게 문지르면 찢어지니 물을 받아 놓은 그릇에 담갔다 건지는 정도면 충분하다. 국립민속박물관 자료는 헹군 뒤 물기를 조심스럽게 말리라고 안내하는데, 꽃잎에 묻은 물이 반죽 위에서 번지면 애써 맞춘 농도가 묽어지기 때문이다.
말리는 요령은 단순하다. 마른 키친타월 위에 꽃잎을 겹치지 않게 펼쳐 놓고 위에서 가볍게 두드려 물기를 빨아들이게 한다. 꾹 눌러 닦으면 꽃잎이 뭉개지고 모양이 흐트러진다. 반죽을 만들기 전에 꽃부터 씻어 말려 두면, 팬이 달궈졌을 때 물기 마르기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올릴 수 있어 순서가 매끄럽다.
물은 숟가락씩 더하며 작은 분량부터 맞춘다
볼에 찹쌀가루를 소량 덜고, 물을 한꺼번에 붓지 말고 한 숟가락씩 넣어 가며 푼다. 한 숟가락 넣을 때마다 충분히 저어 가루가 풀린 상태를 보고, 앞서 말한 숟가락 기울기 테스트로 확인한다. 큰 양의 물을 한 번에 넣었다가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것을 막으려는 방법이다.
반죽이 알맞은지는 시험 삼아 한 장을 부쳐 보면 가장 확실하다. 팬에 한 숟가락만 떠 올렸을 때 꽃잎이 흩어지면 물이 많은 것이고, 퍼지지 않고 도톰하게 뭉치면 물이 모자란 것이다. 묽다면 가루를 조금 더 넣고, 되직하다면 물을 숟가락 단위로 보태 다시 시험한다. 한 번 맞춰 두면 같은 반죽으로 여러 장을 같은 모양으로 부칠 수 있다.

중약불에서 아랫면이 굳으면 꽃을 올리고 잠깐만 뒤집는다
팬은 기름을 얇게 바르고 중약불에 달군다. 반죽을 작게 한 숟가락 올리고 그 위에 꽃잎을 얹은 뒤, 아랫면이 굳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짧게 뒤집는다는 것이 국립민속박물관 자료의 순서다. 가스레인지라면 불꽃이 팬 바닥에 겨우 닿는 정도, 인덕션이라면 중간보다 낮은 단계에서 시작해 보고 반죽이 닿았을 때 거칠게 지글거리지 않는지 확인하면 된다.
불이 세면 두 가지가 한꺼번에 어긋난다. 꽃잎이 갈색으로 눌고, 찹쌀가루가 입혀진 겉면도 딱딱해진다. 뒤집은 뒤에는 오래 굽지 않고 짧게만 익혀 꺼낸다. 앞뒤를 다 노릇하게 구우려 하면 꽃의 색과 향이 먼저 사라지니, 꽃이 얹힌 면이 위로 오게 접시에 옮겨 담는 것까지가 한 장의 마무리다. 코팅이 벗겨진 팬이라면 반죽이 눌어붙기 쉬우니 기름을 조금 더 바르는 편이 낫다.
먹기 직전에 필요한 만큼만 부쳐 따뜻할 때 곁들인다
완성한 국화전은 따뜻할 때 꿀이나 시럽을 곁들여 내는 것이 국립민속박물관 자료가 소개하는 방식이다. 당도는 취향에 따라 조절하면 되고, 우리 상에서는 조청을 찍어 먹는 방법도 잘 어울린다. 다만 만 1세 미만 아기에게는 꿀을 주지 않는다.
식용 꽃은 연약해서 시간이 지나면 모양이 풀어지기 쉽다. 그래서 같은 자료는 바로 먹을 양만큼만 준비하라고 권한다. 반죽과 꽃잎을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두기보다, 손님이 앉은 뒤나 식구가 모인 뒤에 몇 장씩 나눠 부치면 가장 보기 좋은 상태로 낼 수 있다.

반죽 농도 감각은 다른 부침에도 그대로 쓴다
숟가락으로 농도를 보는 습관은 국화전에만 쓰이는 요령이 아니다. 찹쌀가루를 쓰는 다른 부침을 할 때도 소량에서 시작해 물을 숟가락씩 조절하는 방식은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처음부터 정확한 비율을 외우려 하기보다 반죽이 숟가락에서 어떻게 흐르는지 기억해 두는 편이 훨씬 오래 쓸모 있다.
꽃을 얹는 부침이라면 다른 식용 꽃에도 같은 원리가 통한다. 다만 식용으로 확인된 꽃인지가 먼저이고, 꽃마다 두께와 수분이 다르니 소량 시험 부침으로 먼저 확인한다. 상강 즈음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몇 장만 부쳐 내면 가을 절기를 집에서 챙기는 간단한 방법이 된다. 반죽이든 꽃이든 욕심내서 많이 준비하지 않는 것이 이 음식을 제대로 즐기는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