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하트…누가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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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말루쿠의 숨겨진 섬에서 만나는 특별한 풍경
배 타고 등교하는 아이들부터 단 한 가족이 사는 섬까지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하트 모양의 양식장이 있다. 놀랍게도 이곳은 한 남성이 산호석을 하나하나 쌓아 직접 만든 공간이다. 또 다른 섬에서는 아이들이 매일 배를 타고 학교에 가고, 무인도인 줄 알았던 작은 섬에는 한 가족이 살고 있다.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에서도 쉽게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풍경이다.
22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4부 ‘말루쿠의 숨은 보물섬’에서는 프리다이버 김선영이 인도네시아 동부 말루쿠 제도의 아름다운 섬들을 찾아간다.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세람섬 주민들의 일상부터 하트 모양 양식장, 전통 식재료를 만드는 사파루아섬, 한 가족이 살아가는 몰라나섬까지 여행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네시아의 모습을 살펴본다.

바다가 앞마당인 마을…아이들이 배 타고 학교 가는 이유
인도네시아 동부 술라웨시와 뉴기니 사이에 펼쳐진 말루쿠(Maluku) 제도. 1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과거 유럽 열강들이 귀한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김선영은 말루쿠에서 가장 큰 섬인 세람(Seram)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
세람섬 북쪽에 자리한 사와이 마을(Negeri Sawai)은 바다를 앞마당 삼아 작은 가옥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 섬 주민들의 소박한 생활 모습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마을 뒤편의 산에서는 말루쿠를 대표하는 향신료 중 하나인 육두구를 재배한다.
김선영은 주민들과 함께 산에 올라 육두구 수확 현장을 둘러본다. 육두구는 독특한 향을 지닌 향신료로, 오랫동안 세계 각지에서 귀하게 여겨졌던 식재료다. 현지에서는 육두구를 활용해 디저트도 만든다. 김선영은 ‘콜락 팔라(Kolak Pala)’를 맛보며 오래된 향신료 산지가 간직한 특별한 식문화를 경험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달리 섬 주민들의 생활은 마냥 편리하지만은 않다. 생활용수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주민들은 사계절 물이 흐르는 공동 물터 ‘아시나후(Asinahu)’를 이용한다. 이곳은 빨래터이자 샤워장이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나의 물터가 마을 사람들의 일상에서 여러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해가 지면 사와이 마을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남성들이 작살을 챙겨 밤바다로 나서는 것이다. 썰물로 수심이 낮아진 바다를 돌아다니며 오징어와 해삼, 복어 등 다양한 해산물을 잡는다. 낮에는 향신료를 수확하고 밤에는 바다에서 먹거리를 얻는 주민들의 생활에는 섬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온 오랜 경험이 담겨 있다.
다음 날 아침 선착장에는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모여든다.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통학버스가 아니라 배다. 사와이 마을 아이들은 바다 건너 올롱(Olong)섬에 있는 학교에 다니기 위해 일명 ‘스쿨 보트’를 이용한다. 육지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등굣길도 이곳에서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가능한 일이다.
바다 한가운데 하트 모양 양식장…누가 만들었을까?
김선영은 세람섬에서 특별한 장소를 찾아간다. 바다 위에 커다란 하트 모양이 펼쳐진 ‘크람바 친타(Keramba Cinta)’다. 일명 ‘하트 양식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만들어진 사연도 특별하다.
놀랍게도 하트 양식장은 한 남성이 직접 만든 공간이다. 바다 한가운데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갖고 싶었던 그는 산호석을 하나씩 쌓아 올려 하트 모양을 완성했다. 거창한 건축 계획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개인적인 꿈이 특별한 풍경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이곳은 남성과 장성한 아들이 함께 꾸려가고 있다.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으로 시작된 양식장이 이제는 가족의 삶이 이어지는 장소가 된 셈이다. 낯선 여행자도 반갑게 맞이하는 부자의 모습에서는 섬 주민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김선영은 하트 양식장을 찾아 바다 위에 이런 독특한 공간이 만들어진 과정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부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멀리서 보면 하트 모양의 특별한 명소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오랜 시간 쌓아온 한 가족의 삶이 드러난다.
나무 속을 갈아 만든다고?…섬 주민들의 특별한 주식
다음 목적지는 사파루아(Saparua)섬이다. 이곳에서는 말루쿠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활용해 온 특별한 식재료를 만난다. 바로 사구야자(Pohon Sagu)에서 얻는 전분이다. 주민들은 숲에서 자라는 굵은 사구야자의 줄기 속을 갈아 전분을 채취한다.
사구야자는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야자나무의 일종으로, 줄기 속에 많은 녹말을 저장하는 특징이 있다. 말루쿠 지역에서는 이러한 녹말을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이용해 왔다. 김선영은 주민들과 함께 전분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며 지역의 자연환경이 식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본다.
사구야자 전분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음식은 ‘파페다(Papeda)’다. 전분을 이용해 만드는 이 음식은 끈적하고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다. 쌀밥이나 빵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말루쿠에서는 오랫동안 즐겨 먹어 온 전통 음식이다.
김선영은 파페다를 직접 맛보며 현지 식문화를 경험한다. 바다에서는 해산물을 얻고 숲에서는 전분을 얻어 식탁을 채우는 섬 주민들의 생활 방식은 말루쿠가 품고 있는 또 다른 매력이다.
무인도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 산다…마지막 보물섬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사파루아섬 남쪽에 자리한 작은 섬 몰라나(Molana)다. 아름다운 바다에 둘러싸인 이곳은 멀리서 보면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섬에 도착한 김선영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이곳에 한 가족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몰라나는 자연의 풍경뿐 아니라 작은 섬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존재만으로도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넓은 육지와는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는 가족의 모습은 섬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김선영은 마지막 여정에서 아름다운 섬의 풍경과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 명소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여행의 의미를 더한다.
향신료가 자라는 숲과 작살을 들고 나서는 밤바다, 배를 타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 바다 한가운데 하트 모양의 양식장까지. 말루쿠의 섬들은 저마다 다른 환경 속에서 특별한 삶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여행의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아름다운 풍경 너머 섬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만나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섬·숨·삶, 인도네시아’ 4부 ‘말루쿠의 숨은 보물섬’은 22일 목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