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직접 해제 요청"… 암살자(들) 유해진, 신변 보호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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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속사 요청에 정해진 절차 거친 것… 특혜 없어”

영화 ‘암살자(들)’를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과 이념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신변 보호를 받아오던 주연 배우 유해진에 대한 경찰의 안전조치가 해제됐다.

유해진 측 요청으로 신변 보호 해제…경찰, "특혜 아닌 정상 심의 거친 조치"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주연 배우 유해진의 신변 보호 여부를 묻는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어제 그제 해제를 요청해서 (신변 안전조치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배우 유해진이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암살자(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뉴스1
배우 유해진이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암살자(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뉴스1

앞서 관할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 6일 유해진 소속사의 공식 요청을 받아 스마트워치 지급, 112 긴급 신고요원 등록, 자택 주변 순찰 강화 등 밀착 신변 안전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영화 개봉 이후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보수단체의 기습적인 규탄 집회가 열리고 온라인상에 신변을 위협하는 악성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안전 우려가 극심해진 데 따른 대응이었다. 이에 유해진 소속사 측은 악성 게시물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국정감사장에서는 신변 보호 조치가 이뤄진 과정을 두고 일반 시민과 비교해 차별화된 대우나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고 청장은 "배우라는 이유로 특별 대우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소속사의 안전조치 요청에 따라 정해진 심의 절차를 거쳐 정상적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 청장은 비교 사례로 언급된 송파구 사건을 예로 들며 "피해자가 지난 8월 22일 용산경찰서에서 진술한 당일 즉시 임시조치를 진행하고 스마트워치 지급도 권유했으나 당시 피해자가 이를 거절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해 절차적 차이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극장 개봉 이후 작품 내 역사적 사실 묘사와 해석을 둘러싸고 거센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으며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으로 갈등이 확산하며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일부 보수 단체들은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까지 찾아가 항의 성격의 집회를 개최했으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주연 배우와 제작진을 향한 위협성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게시돼 논란이 확대됐다.

허진호 감독, 참담한 심경 토로… "박정희 배후설 설정한 적 없다"

작품을 둘러싼 갈등과 이념적 공격이 가열되자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은 직접 입장을 밝히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영화 '암살자(들)' 공식 포스터 /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 공식 포스터 / 하이브미디어코프

허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정말 열심히 일했다"며 "작품이 이 정도로 폄하될 줄은 몰랐고 현 상황에 대해 배우들도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들 역시 이런 역사적 배경과 내용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작품에 참여했는데 일방적으로 역사 왜곡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니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해명했다.

허 감독은 대중매체와 기사 헤드라인 등에서 다뤄지는 자극적인 프레임에 대해서도 경계의 뜻을 명확히 했다. 그는 "현재 언론 타이틀은 '박정희가 육영수를 죽였다', '북한 영화를 따라 했다', '김정일이 사과했다'는 식의 주장을 한데 묶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엄연히 서로 다른 맥락의 이야기들"이라며 자극적 묶어주기식 주장에 선을 그었다.

특히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피격 사건의 직접적인 배후로 지목했다는 주장에 대해 허 감독은 사실이 아니라며 명확히 반박했다. 그는 "영화에서 박 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며 "박정희가 육영수 여사를 죽이라고 시켰다는 설정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쓰거나 만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정희가 시켰다고 해놓고 정작 그 현장에서 본인이 총을 맞는 상황을 넣는 것은 인과관계나 개연성 면에서 말이 되지 않는다. 그 부분은 자체로도 모순"이라고 구체적인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다만 허 감독은 당시 중앙정보부 등 정권 내부 기관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영화적 개연성을 바탕으로 한 구성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당시 상황을 다룬 각종 다큐멘터리와 취재 자료를 면밀히 참고했다고 설명하며 "당시 중앙정보부 내부 혹은 6국 등에서 무언가 작동했다는 풍문과 정황들이 존재했다. 기존 관련자 인터뷰와 기록들만 보더라도 중정 개입 가능성에 대한 개연성은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역사적 정황에 기반한 영화적 가정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