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도 가방도 아니었다...지하철서 가장 많이 잃어버린 물건 1위
작성일
서울 지하철 유실물 6년간 82만 건…접수된 현금만 약 30억 원
5년 새 유실물 65% 급증…올해 주인에게 직접 돌려준 비율 49.1%
서울 지하철에서 최근 6년간 접수된 유실물이 82만 건을 넘어섰다. 시민들이 지하철에 두고 내렸다가 유실물로 접수된 현금만 약 30억 원에 달했다. 분실물은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주인에게 직접 돌려주는 비율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에서 제출받아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5년 9개월간 접수된 유실물은 총 82만 106건으로 집계됐다.
연간 유실물 접수 건수는 2021년 10만 1618건에서 지난해 16만 7738건으로 약 65% 증가했다. 올해도 9월까지 12만 3879건이 접수돼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16만 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약 460건, 약 3분마다 1건씩 유실물이 접수된 셈이다.
지갑이 압도적 1위…지하철에 두고 내린 현금만 약 30억 원
가장 많이 잃어버린 물건은 지갑이었다. 조사 기간 지갑 유실물은 총 19만 1223건으로 전체 품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의류 12만 5174건, 휴대전화 11만 4834건, 가방 10만 9240건 순이었다. 지갑은 전체 유실물의 약 23.3%를 차지해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가장 자주 잃어버리는 소지품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금 유실물 규모가 눈길을 끈다. 같은 기간 현금이 유실물로 접수된 사례는 5만 2859건이었으며, 금액을 모두 합하면 29억 8260만 원에 달했다. 30억 원에 육박하는 현금이 서울 지하철 유실물 관리 시스템에 접수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3월 공개한 2025년 유실물 통계에서도 지갑은 3만 6387건으로 5년 연속 가장 많이 접수된 품목이었다. 당시 의류 2만 7226건, 가방 2만 662건, 휴대전화 1만 9966건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현금 유실물은 5억 8090만 원으로 이 가운데 75.7%인 4억 3960만 원이 주인에게 반환됐다.
유실물은 지하철 이용객들의 일상과 이동 경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접수된다. 서울교통공사가 올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시기에는 관련 기념품이 다수 발견됐으며, 이촌역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이, 서울역에서는 대전의 유명 제과점 빵이 유실물로 접수되기도 했다.
유실물 접수 건수가 많은 역도 따로 있었다. 지난해 방화역에서는 8943건이 접수돼 가장 많았고, 양천구청역 6121건, 봉화산역 4724건, 오금역 3932건, 불암산역 3637건 순이었다. 대부분 종착역으로, 열차가 차량기지로 들어가기 전 최종 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승객들이 두고 내린 물건이 한꺼번에 발견되는 특징이 있다.
유실물은 늘어나는데…주인에게 직접 돌려준 비율 49.1%

문제는 유실물 접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동안 서울교통공사가 물건을 주인에게 직접 돌려준 비율은 계속 낮아졌다는 점이다.
공사의 유실물 본인 인도율은 2021년 65.6%에서 2022년 63%, 2023년 60%, 2024년 56.9%, 지난해 51.5%로 해마다 하락했다. 올해는 9월 기준 49.1%까지 떨어지며 처음으로 절반을 밑돌았다. 2021년과 비교하면 16.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다만 본인 인도율이 49.1%라는 것은 서울교통공사가 유실물을 직접 주인에게 반환한 비율을 의미한다. 나머지 유실물 가운데 일부는 경찰에 인계된 뒤 주인을 찾을 수도 있어 전체 분실물 중 절반 이상이 영영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했다는 뜻은 아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접수한 유실물을 7일간 보관하며, 이 기간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물품은 경찰에 인계한다. 경찰로 넘어간 물품 역시 별도의 조회 절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실물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직원 비위 문제도 확인됐다.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유실물과 관련한 비위 행위로 조치받은 사례는 모두 18건이었다. 대부분 견책이나 감봉 등 내부 징계로 마무리됐지만, 지난해에는 열차에서 발견된 지갑을 횡령한 직원이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황희 의원은 "유실물이 매년 늘고 있지만, 정작 주인 품으로 돌아가는 비율은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시민들이 분실물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반환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실물 관리 과정의 비위를 막기 위한 내부 통제 장치를 마련해 관리체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하철에 물건 두고 내렸다면? 이렇게 찾으면 된다
지하철에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분실 사실을 알아차린 즉시 역무원에게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이 탔던 열차번호와 하차 시각, 하차한 역을 기억하면 해당 열차의 운행 정보를 확인해 물건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 시간이 지났다면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seoulmetro.co.kr)의 유실물 찾기 메뉴를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접수된 유실물 현황을 조회할 수 있으며, 물건의 종류와 발견 장소 등을 확인해 자신의 소지품인지 살펴볼 수 있다.
공사가 보관 기간을 넘겨 경찰에 인계한 물품은 경찰민원24(minwon24.police.go.kr)에서도 조회할 수 있다. 분실한 물건이 역 유실물센터에 없더라도 경찰에 인계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두 곳을 모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교통공사는 시민들의 유실물 반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물품보관전달함 서비스와 '또타 유실물 배송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실물센터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하차하기 전 좌석과 발밑, 선반 주변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지갑과 휴대전화처럼 작은 소지품은 주머니나 가방에서 빠지기 쉬운 만큼, 열차에서 내리기 전에 소지 여부를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분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