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부진으로 욕먹었는데… 소속팀서 '대반전' 보여준 한국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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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펜하임 원정서 3골 모두 관여… 2골 1도움 터뜨리며 팀 승리 완벽 견인
베식타스가 ‘피지컬 스트라이커’ 오현규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원정길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오현규는 혼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모든 득점에 관여해 최근 대표팀에서의 부진과 입지 불안 우려를 완벽하게 씻어냈다.

베식타스는 1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호펜하임의 SNP 아레나에서 열린 2026-27시즌 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호펜하임을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베식타스는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대회 초반 상승세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전방 오현규 vs 크라마리치 맞대결
홈팀 호펜하임은 4-3-3에 가까운 대형을 구축했다. 올리버 바우만 골키퍼가 장갑을, 베르나르도, 외잔 카박, 마치다 코우키, 블라디미르 초우팔이 백포 라인을 형성했다. 중원에는 부터 버거, 레온 아브둘라후, 아담 다힘이 포진했으며 전방 쓰리톱으로는 피스니크 아슬라니, 안드레이 크라마리치, 아담 흘로제크가 출격해 베식타스의 골문을 노렸다.

이에 맞선 베식타스는 오현규를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알렉산더 뉘벨 골키퍼를 시작으로 카숨 우아타라, 에미르한 토프추, 엠마누엘 아그바두, 무리요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3선 중원에는 오르쿤 쾨크취와 윌프레드 은디디가 합을 맞췄고 2선 공격진에는 레안드로 트로사르, 주니오르 올라이탄, 일한 파킬리가 나섰다.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끄는 중책은 오현규가 맡았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은 쪽은 원정팀 베식타스였다. 베식타스는 전반 시작과 동시에 오현규를 중심으로 공격 강도를 높였다. 전반 6분 오현규는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시도하며 호펜하임 골문을 위협했으나 상대 골키퍼 바우만의 선방에 막혔다.
호펜하임도 곧바로 맞불을 놓았다. 전반 20분 흘로제크가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가져갔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후 경기는 일진일퇴의 공방전 양상으로 흘렀다. 전반 32분 트로사르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전반 35분 아브둘라후의 강력한 슈팅은 뉘벨 골키퍼의 선방에 저지당했다. 전반 37분 트로사르의 연속 슈팅마저 상대 수비벽에 걸리면서 두 팀은 득점 없이 0-0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하프타임 이후 베식타스에 변화가 생겼다. 후반 시작과 함께 쾨크취가 부상으로 빠지고 파비오 미레티가 교체 투입됐다. 베식타스는 후반 초반부터 오현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골문을 노렸다. 후반 3분 오현규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수비를 맞고 튕겨 나갔고 후반 11분 파킬리의 슈팅은 빗나갔다.
지속적으로 두드리던 베식타스는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그 시작점 역시 오현규였다. 후반 16분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오현규의 슈팅이 골문으로 향하지 못하고 튀어나왔지만 오현규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을 살려냈다.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오현규의 패스를 받은 무리요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현규의 도우미 역할이 빛난 순간이었다.
쫓아오는 호펜하임, 곧바로 원맨쇼 시작한 오현규
호펜하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호펜하임은 후반 23분 아슬라니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경기 스코어를 1-1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자칫 분위기가 호펜하임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해결사로 나선 이는 다름 아닌 오현규였다.

후반 27분 올라이탄이 수비 뒷공간을 향해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찌르자 오현규가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쇄도했다. 오현규는 망설임 없이 우측 구석을 향해 정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호펜하임 골망 왼쪽 구석을 갈랐다. 베식타스가 다시 2-1로 리드를 되찾아오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승기를 잡은 베식타스는 후반 33분 올라이탄을 빼고 살리흐 외즈잔을 투입하며 중원 에너지를 보강했다.
오현규의 폭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불과 7분 뒤인 후반 34분 베식타스의 전격적인 역습이 펼쳐졌다. 파킬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정확한 크로스를 향해 오현규가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과감하게 몸을 날렸다. 오현규는 오른발 슈팅으로 집념의 추가골을 완성하며 스코어를 3-1까지 벌렸다.
득점 직후 오현규는 상의를 탈의하는 열정적인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출했다. 이 과정에서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으나 팀의 승기를 완벽히 가져오는 대활약이었다. 할 일을 마친 오현규는 후반 40분 원정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세미 킬리치소이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왔다. 호펜하임 역시 카박 대신 로빈 흐라냐치를 투입하며 마지막 변화를 줬다.
호펜하임은 안방에서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초우팔이 올린 크로스를 마치다가 높은 타점의 헤더 골로 연결하며 3-2까지 바짝 추격했다.
베식타스는 다시 격차를 벌리기 위해 공세를 취했다. 후반 44분 미레티의 슈팅은 바우만 골키퍼에게 막혔고 뒤이어 나온 킬리치소이의 슈팅 역시 호펜하임 수비진에 저지당했다.
경기 막판 베식타스는 굳히기에 들어갔다. 후반 45분 우아타라와 은디디를 불러들이고 위미트 아크다, 리드반 일마즈를 투입해 수비벽을 두텁게 쌓았다. 호펜하임이 경기 종료 직전까지 거세게 몰아붙였으나 베식타스는 육탄 방어로 리드를 지켜내며 결국 3-2 승리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대표팀 '입지 불안' 털어낸 오현규의 완벽한 반전
이번 호펜하임전 2골 1도움 원맨쇼는 오현규 개인에게도 매우 뜻깊은 활약이었다. 오현규는 최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경쟁에서 다소 밀려나며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현규는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의 첫 경기였던 에콰도르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모레노호 1호골'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치러진 우루과이전과 베네수엘라전에서는 상대 수비와의 경합 및 모레노 감독이 강조한 강력한 전방 압박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지 못하며 침묵했다.
결국 4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오현규는 오세훈에게 선발 스트라이커 자리를 내줘야 했다. 선발로 나선 오세훈은 탁월한 등지는 플레이와 연계, 성실한 압박을 선보인 데 이어 후반전 헤더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대표팀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오현규는 후반 26분 교체 투입된 이후에도 별다른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채 공격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쳐 입지가 좁아진 상태였다.
손흥민과의 '투톱 조합' 역시 숙제로 남아 있었다. 손흥민과 오현규 두 선수 모두 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지속적으로 경합하며 공간을 창출하는 타입이라기보다는 공간 침투와 강한 슈팅을 통한 득점력에 강점이 있는 유형이다. 때문에 전방에서 공을 받쳐주고 동료에게 연결해 주는 유기적인 움직임이 부족해 국가대표 경기 중 공격이 끊기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조합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오현규는 대표팀에서의 아쉬움을 유로파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단번에 날려버렸다. 압도적인 결정력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2골 1도움을 몰아친 오현규가 이번 활약을 발판 삼아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도 다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