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광산구 '살던집' 모델, 전국 표준으로… 국가 시범지역 지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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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돌봄 통합 '살던집 프로젝트' 성과 조명… 전문가들 "제도화 위해 중앙정부의 파격적 지원 필수" 한목소리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남광주 광산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는 통합 돌봄 모델인 ‘살던집 프로젝트’를 지속 가능한 국가 제도로 발전시키기 위해 광산구 일대를 ‘생활권 주거 돌봄 국가 시범 지역’으로 전격 지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공식 제안이 나왔다.
광산구가 15일 구청 7층 윤상원홀에서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한 주거‧돌봄 정책의 대전환’ 포럼을 개최했다. / 광산구
광산구가 15일 구청 7층 윤상원홀에서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한 주거‧돌봄 정책의 대전환’ 포럼을 개최했다. / 광산구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병원이나 요양 시설이 아닌 자신이 평생 살아온 동네에서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이 커지는 가운데, 광산구의 선도적인 실험이 전국적인 돌봄 정책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살던 곳에서 누리는 존엄한 노후, 돌봄 패러다임의 획기적 전환

16일 전남광주 광산구(구청장 박병규)에 따르면, 구는 지난 15일 구청 7층 윤상원홀에서 (사)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와 공동으로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한 주거‧돌봄 정책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심도 있는 정책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광산구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살던집 프로젝트’의 그간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전국 어디서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 제도로 확산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살던집 프로젝트는 질병이나 노종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주민의 생활 공간에 회복을 돕는 이른바 ‘중간집’을 조성하고, 전문 돌봄 인력이 상시 대기하는 ‘케어홈센터’를 구축해 주거와 의료, 돌봄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이날 기조 강연을 맡은 김용익 (재)돌봄과미래 이사장은 “이제는 단순히 잠을 자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집’을 넘어, 다양한 사회적 돌봄 서비스가 촘촘하게 결합된 ‘지원 주택’의 개념으로 주거 정책의 기반을 대폭 넓혀야 한다”며 정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광산구가 15일 구청 7층 윤상원홀에서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한 주거‧돌봄 정책의 대전환’ 포럼을 개최했다. / 광산구
광산구가 15일 구청 7층 윤상원홀에서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한 주거‧돌봄 정책의 대전환’ 포럼을 개최했다. / 광산구

◆ 전문가들 "광산구, 생활권 주거 돌봄 국가 시범 지역 최적지"

이어지는 주제 발표와 종합 토론에서는 광산구의 실험을 국가 정책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윤영호 (사)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 상임대표는 “광산구는 어르신들이 요양 시설로 밀려나지 않고 살던 곳에서 계속해서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고 극찬하며, “이러한 선도적인 모델이 단발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국가 제도로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광산구를 ‘생활권 주거 돌봄 국가 시범 지역’으로 공식 지정해야 한다”고 정부에 강력히 제안했다.

장용동 (사)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역시 “남다른 인간 존중 철학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돌봄 생태계를 구축한 광산구의 행정력에 찬사를 보낸다”며, “현재 부처별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분절된 돌봄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함께, 지자체가 현장 맞춤형으로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권한 이양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촘촘한 의료 연계망 구축과 공공임대 유휴 공간 활용 제언

성공적인 모델 안착을 위한 세부적인 실천 과제들도 제시되었다. 강순주 건국대학교 명예교수는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하는 즉시 중간집으로 입주하여 집중적인 재활을 받고, 상태가 호전되면 다시 원래의 자택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병원과 지자체 간의 빈틈없는 의료 연계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방성민 주택관리공단 사장은 “광산구의 프로젝트는 노후화된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가 훌륭한 지역사회 돌봄 플랫폼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완벽하게 증명했다”며,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빈집과 유휴 공간을 돌봄 거점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제도적 특례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대안을 꼽았다.

◆ 박병규 청장 "환자에서 다시 주민으로, 광산의 경험이 전국 표준 되길"

이날 토론에 앞서 직접 마이크를 잡은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프로젝트를 통해 요양원 대신 동네로 돌아와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은 주민들의 가슴 뭉클한 사례를 직접 소개했다. 박 청장은 “돌봄이 필요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생 정든 집과 이웃의 곁을 쫓기듯 떠나야 하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꼈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자 시작한 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라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중간집 입주민들의 월평균 주거·의료 비용이 기존 대비 80% 가까이 극적으로 줄어드는 등 실질적인 효과가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며,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 방치된 유휴 공간을 발굴하여 사람과 돌봄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선운권역에 새롭게 문을 연 ‘중간집-선운’을 시작으로 도심과 농촌 지역 곳곳으로 사업을 뻗어나갈 계획이며, 광산구의 이 소중한 경험과 성과가 대한민국 주거 돌봄 정책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중간집 개소식에 직접 참석한 보건복지부 관계자 역시 살던집 프로젝트의 전국적 확산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 의지를 밝혀, 향후 광산구의 행보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