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대변인 “골대 계속 옮기면 영원히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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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계속 바꾸면 전작권 전환 영원히 불가능
20년 노력의 결실, 한미 평가기준 합의 필요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건을 둘러싼 한미 간 시각차와 관련해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전작권 전환 조건과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가운데, 우리 측은 기존에 합의한 조건과 평가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지난 20년간 노력”…전작권 전환 조건 변경에 문제 제기
정 대변인은 1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개인적인 자격으로 의견을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의 공식 입장과 개인 의견을 구분한 뒤, 전작권 전환을 위한 평가 기준이 계속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정 대변인은 “한미가 상호 합의한 조건들이 있다”며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서 우리 군이 지난 20년간 각고의 노력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 자체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는 질문에는 “주한미군사령관 발언에 대해서 제가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정 인사의 발언을 직접 비판하기보다는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원칙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은 세 가지
전작권은 전쟁이 발생했을 때 군사작전을 지휘하고 통제하는 권한이다.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하게 되면 한미 연합방위체계에서 한국군의 주도적 역할이 확대된다. 전작권 전환은 권한을 일방적으로 넘기거나 돌려받는 방식이 아니라, 한미가 합의한 조건을 충족했는지 평가하는 절차를 거쳐 추진된다.
한미는 2015년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을 토대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합의된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한국군의 군사적 능력이다.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동맹의 포괄적인 능력이다. 셋째,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이다.
한미는 각 조건에 해당하는 세부 과제를 공동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국방·군사당국 간 정례 협의체에서 검토한다. 따라서 전작권 전환 시점은 특정 연도에 도달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한 조건의 충족 여부를 평가하는 절차와 연계돼 있다.
브런슨 사령관 “조건이 변했고 새로운 기준 생겨”
논란은 브런슨 사령관이 14일 미국 싱크탱크 세미나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과 관련해 발언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언급하며 “신문을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조건이 확실히 변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밝혔다.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이 달라진 만큼 전작권 전환을 평가하는 기준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 같은 발언은 기존 합의에 따른 평가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한국 측의 문제의식과 맞물렸다. 한국 정부 내에서는 미국이 안보 환경 변화를 이유로 전작권 전환 조건을 유동적으로 적용할 경우 전환 시점이 계속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만으로 한미가 기존 전작권 전환 조건을 공식 변경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수는 없다. 정 대변인도 미국 측의 발언을 직접 평가하는 대신, 한미가 합의한 조건을 충족해야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SCM까지 남은 이견 조율
정 대변인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과 평가 기준에 관한 한미 간 이견을 향후 협의에서 해소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한미가 상호 합의한 조건 충족 시에 전작권 전환을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남아 있는 이견은 한미가 상호 합의한 조건과 평가 기준에 따라서 한미안보협의회(SCM)까지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CM은 한국 국방부 장관과 미국 국방장관이 참석해 한미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양국 국방당국 간 연례 협의체다. 전작권 전환과 연합방위태세 등 주요 안보 현안이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발언은 전작권 전환의 필요성이나 한미동맹의 방향 자체보다 전환 조건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 측은 기존 합의에 따른 조건 충족 여부를 기준으로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미국 측 지휘관은 변화한 안보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양측의 이견은 향후 한미 간 협의에서 조율될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