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회전' 신호 기다릴 때 깜빡이 끄면, 이제부터 과태료 '이만큼'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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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중 1대가 위반, 방향지시등 미사용의 실체와 앞으로의 벌칙
좌회전 전용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도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좌회전만 가능한 차로에 진입했거나 신호대기 중이라는 이유로 방향지시등을 끄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좌회전한 사실이 확인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3만원 또는 과태료 4만원이 부과될 수 있다.
경찰청은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방향지시등 미사용을 비롯한 기초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8~9월 홍보·계도 기간을 거쳐 단속을 강화한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10월부터 방향지시등 미사용 처벌이 새로 시작됐다는 주장이 퍼졌지만, 방향지시등 사용 의무는 기존 법규에 이미 규정돼 있었다.
좌회전 전용차로에서도 깜빡이를 켜야 하는 이유
도로교통법 제38조는 운전자가 좌회전·우회전·유턴하거나 진로를 변경할 때 방향지시기 등을 이용해 진행 방향을 미리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향지시등은 회전이나 진로 변경을 마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
좌회전 전용차로에 들어섰다고 해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좌회전 전용차로는 해당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지정된 차로일 뿐, 방향지시등 사용 의무가 면제되는 차로가 아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좌회전하는 경우에도 다른 운전자에게 진행 방향을 알려야 한다.

예를 들어 좌회전 전용차로로 진입하려는 운전자는 차로를 변경하기 전부터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좌회전 전용차로에 진입한 뒤 교차로 앞에서 적색 신호로 정차하더라도 왼쪽 방향지시등을 유지하고, 좌회전을 마친 뒤 꺼야 한다.
방향지시등을 회전 직전에 잠깐 켜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법은 단순히 방향지시등을 켰는지만이 아니라 언제부터 신호를 보냈는지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도로에서는 회전하거나 진로를 변경하려는 지점에 이르기 30m 이상 전부터, 고속도로에서는 100m 이상 전부터 방향지시등을 작동해야 한다. 운전자는 회전이나 차로 변경을 시작하기 직전이 아니라 다른 도로 이용자가 미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충분한 거리를 두고 신호를 보내야 한다.
범칙금 3만원과 과태료 4만원, 무엇이 다를까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단속 방식에 따라 처분이 달라질 수 있다.
경찰관이 현장에서 위반 운전자를 직접 확인해 범칙금을 부과하는 경우 승용차와 승합차는 3만원, 이륜차는 2만원이다. 반면 블랙박스 영상 등을 이용한 공익신고로 위반 사실이 확인돼 차량 소유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에는 승용차와 승합차 4만원, 이륜차 3만원이 적용된다.
공익신고를 했다고 해서 무조건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신고 영상에서 위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영상이 충분한 증거가 되는지도 판단 대상이다.
도로교통법 제160조 제3항은 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위반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 등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향지시등은 점등과 소등을 반복하므로, 신호대기 중인 차량의 방향지시등이 꺼져 있는 순간을 촬영한 사진 한 장만으로 실제 미사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영상에서 차량이 회전하거나 진로를 변경하는 동안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는지가 중요하다.

신고 건수와 실제 처분 건수도 구분해야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방향지시등 미사용으로 접수된 공익신고는 149만7280건이었다. 같은 기간 경찰관의 현장 단속으로 부과된 범칙금은 10만4131건, 납부액은 약 29억2087만원으로 집계됐다.
방향지시등 미사용 공익신고의 과태료 부과율은 6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영상에서 위반 사실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거나 처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좌회전 차량 4대 중 1대는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
운전자들의 방향지시등 사용률은 다른 교통법규 준수 항목보다 낮은 편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2025년 교통문화지수 조사에서 교차로 좌회전 시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약 75.7%였다. 조사 결과대로라면 좌회전 차량 4대 중 약 1대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셈이다.
2024년에도 점등률은 75%대에 머물렀다. 같은 조사에서 안전띠 착용률은 약 85.4%, 신호 준수율은 약 96.7%로 나타났다. 방향지시등 점등률은 이들 항목보다 낮았다.
운전자들이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조사된 바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운전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주변 차량이 없거나 멀리 있어서’라는 응답이 40.0%로 가장 많았다. ‘신호나 지정차로에 따라 주행 중이어서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4.3%, ‘귀찮아서’라는 응답은 15.1%였다.
그러나 주변에 다른 차량이 없거나 지정된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차로에 있다는 이유로 방향지시등 사용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방향지시등은 주변 차량뿐 아니라 보행자에게도 운전자의 움직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다른 도로 이용자가 보이지 않더라도 법에서 정한 신호 의무를 지켜야 한다.
회전교차로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전교차로에 진입할 때는 왼쪽 방향지시등으로 진입 의사를 알리고, 회전교차로에서 빠져나갈 때는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진입과 진출 과정에서 방향지시등을 적절히 사용해야 다른 차량이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방향지시등 미사용 벌점 10점도 추진 중
경찰은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벌점 10점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입법예고를 마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방향전환이나 진로변경 때 신호를 하지 않는 행위 등에 벌점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벌점 10점은 현재 시행 중인 처분과 구분해야 한다. 10월부터 진행되는 집중단속에는 기존 범칙금과 과태료 규정이 적용된다. 경찰은 벌점 신설 규정의 시행 시점을 이르면 2027년 중순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시행일은 관련 개정 절차가 마무리돼야 확정된다.
방향지시등은 운전자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다른 도로 이용자에게 미리 알리는 기본적인 신호다. 좌회전 전용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도 방향지시등을 유지하고, 회전이나 진로 변경을 마친 뒤 끄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