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간다” 고양시, 기업유치 '세일즈 행정'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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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투자 결정부터 입주까지 밀착 지원

경기 고양특례시가 주거 중심 도시에서 벗어나 기업과 일자리가 함께 성장하는 경제자족도시로의 전환을 위해 기업유치 전략을 전면적으로 가다듬고 있다.

'기업유치 전략 방안 간담회' 참석자 단체사진
'기업유치 전략 방안 간담회' 참석자 단체사진

기업이 어느 지역에 둥지를 틀지를 결정할 때 단순히 땅값이나 교통 접근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의 통근 여건, 핵심 인재 확보, 초기 자금 부담 등 다양한 요소를 따진다는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업을 직접 찾아가는 ‘세일즈 행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고양특례시(시장 민경선)는 15일 성사 창조혁신캠퍼스(CIC) 스마트시티센터에서 기업 관계자와 경제·투자 분야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유치 전략 방안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시가 마련한 기업유치 기본계획안을 공유하고 기업과 전문가의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고양시가 생각하는 지원책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기업이 투자 대상지를 검토하고 최종 입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조건을 중요하게 보는지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양시는 그동안 서울과 가까운 입지와 광역교통망, 정주 여건 등 여러 장점을 갖추고도 기업유치 과정에서 경쟁지역과 차별화된 선택 이유를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기업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데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입지가 좋다’는 설명만으로 이전이나 신규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다.

기업유치 전략 방안 간담회 현장 모습
기업유치 전략 방안 간담회 현장 모습

이에 따라 시는 최근 30여 개 기업과 관계기관을 직접 찾아가 기업이 실제 입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보는지 의견을 들었다. 책상에서 기업을 기다리는 방식 대신 기업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투자 수요를 파악하고 고양시에 필요한 지원 조건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법을 바꾼 것이다.

현장 의견을 종합한 결과 기업들이 입지를 정할 때 토지 비용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통근 문제와 핵심 인력 확보 가능성, 초기 자금 조달 여건 등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투자 결정은 부지 가격 하나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과 비용,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뤄진다는 의미다.

고양시는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기업의 ‘검토 대상’에서 실제 ‘최종 선택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업 지원정책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투자 초기 단계에서 기업이 느끼는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핵심인력 확보와 직원들의 정착을 지원하며, 복잡한 행정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맞춤형 금융·재정 지원 연계’다. 기업이 신규 투자나 이전을 결정할 때 초기 자금 부담은 중요한 변수인 만큼 기업별 투자 규모와 상황을 고려해 활용 가능한 금융·재정 지원제도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인력 확보를 지원하는 ‘임직원 통근·정착 패키지’도 추진한다. 기업이 고양시에 입주하더라도 핵심 인력이 출퇴근에 불편을 느끼거나 정착 여건이 충분하지 않으면 기업 입장에서는 입지를 다시 검토할 수 있는 만큼 통근과 정착 문제를 기업유치 정책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겠다는 취지다.

투자 상담부터 각종 인허가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원스톱 전담 PM 제도’도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기업이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부터 실제 계약과 입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서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부담을 줄이고, 전담 인력이 투자기업과 행정기관 사이에서 절차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 행정의 불확실성과 시간 부담을 줄이는 것이 투자 결정의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간다” 고양시, 기업유치 '세일즈 행정' 시동

기업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치 대상 기업을 먼저 정하고 직접 찾아가는 전략도 강화한다. 고양시는 의료기기·헬스케어, K-컬처·방송영상, 스마트모빌리티 등 전략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실제 투자 움직임이 있는 기업 100여 개사를 타깃 기업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해 기업별 특성에 맞춰 부지 제안부터 계약, 입주까지 밀착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고양시가 기업유치 정책을 단순한 부동산 공급이나 산업단지 홍보에서 벗어나 기업별 맞춤형 영업 전략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같은 산업 분야의 기업이라도 필요한 부지 규모와 인력 조건, 자금 여건, 행정절차 등이 서로 다른 만큼 기업의 특성을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입지를 제안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간담회는 이런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에 앞서 외부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에게 직접 검증받는 자리이기도 했다. 투자 경험과 현장 감각을 가진 참석자들과 기업유치 기본계획안을 공유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지원책은 보완하면서 기업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양시가 기업유치 전략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일산테크노밸리의 용지 분양 일정도 자리하고 있다. 일산테크노밸리는 고양시가 첨단산업 육성과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사업으로, 바이오·메디컬, 미디어·콘텐츠, 첨단산업 분야 기업을 유치해 산업 집적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양시는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 유치를 추진해 왔으며, 과거에도 투자설명회와 기업 대상 홍보활동을 지속해왔다.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일산테크노밸리 용지 분양과 연계해 실제 기업 유치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시는 다가오는 용지 분양을 앞두고 기업별 투자 가능성을 분석하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후속 상담을 이어갈 계획이다. 단순히 ‘좋은 산업단지’라는 점을 알리는 것을 넘어 기업의 사업계획에 맞는 부지와 지원책을 제시해 실제 계약과 입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일산테크노밸리가 기업 집적 공간으로 기능하려면 개별 기업을 끌어오는 것과 함께 기업 간 연계와 산업 생태계 형성도 중요하다. 의료기기·헬스케어, 방송영상·콘텐츠, 스마트모빌리티 등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관련 기관과 연구·인력 기반을 연결하면 개별 기업 입주를 넘어 산업 간 협업 기반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양시는 이런 기업 생태계 조성을 염두에 두고 기업유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15일 열린 '기업유치 전략 방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업유치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15일 열린 '기업유치 전략 방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업유치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 역시 민선 9기 출범 당시 일자리 창출과 자족도시 도약을 주요 시정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다. 고양시는 기업유치를 자족도시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기업이 실제 지역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행정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향이다.

민경선 시장은 “기업 유치는 책상 위에서가 아니라, 기업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며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업의 성장 계획에 부합하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고양시 전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한편, 일산테크노밸리가 기업들의 1순위 선택지가 되도록 확실한 실행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양시가 첨단산업 육성과 수도권 신성장 거점 조성을 위해 추진 중인 고양 일산테크노밸리는 오는 11월 본격적인 용지 분양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