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원 표가 200만 원으로… '가을야구' 덮친 암표, 단속 불길 속 편법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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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 16배에 800만 원 연석까지"… 14만 명 몰린 잠실, 암표상 '억대 싹쓸이'

2026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막이 오르며 팬들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이를 노린 온라인 암표 거래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와 관계 기관이 집중 단속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거래 플랫폼에서는 정가의 16배를 웃도는 고가 매물이 버젓이 유통되며 팬들의 피해와 공분을 사고 있다.

와일드카드 1차전 예매 전쟁… '200만 원'까지 치솟은 프리미엄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와 입장권 재판매 플랫폼에는 정가를 까마득히 웃도는 고가의 재판매 게시물이 대거 등장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예매가 시작된 지난 13일 오후 2시 직후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에는 테이블석 1장을 200만 원에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는 공식 예매처인 ‘놀티켓’의 정가(12만 원) 대비 무려 16.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통상 테이블석이 4장 단위로 판매되는 특성을 고려하면 연석 구매 시 가격이 800만 원까지 치솟는 셈이다.

일반석도 마찬가지였다. 정가 8만 원인 블루석 입장권은 33만~35만 원 선에서 거래 게시물이 게시됐으며 경기장이 아닌 영화관 생중계 관람권마저 9만 5000원에 거래 시장에 나왔다. 심지어 예매 시작 전부터 10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대리 예매를 해주겠다는 '아이디 대여 및 대리 예매'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올해를 끝으로 철거가 예정된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1차전 예매 당시 동시 접속 대기 인원만 14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극심한 예매난을 겪으면서 암표상들의 표적이 됐다.

현장·온라인 동시 단속 총력… 수사의뢰만 170명

암표 폭리가 심화하자 정부와 경찰, 체육계는 일제히 단속 강화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 14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합동으로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리는 주요 야구장 일대에서 집중 단속을 전개 중이다. 매표소, 지하철역 출구, 주요 동선 등에 사복 경찰과 합동 순찰팀을 집중 배치해 현장 암표 매매 및 호객 행위를 엄단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 차단 작업도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체부 발표에 따르면 개정 법률이 시행된 지난 8월 28일~지난 1일 접수된 공연·스포츠 입장권 관련 암표 신고는 총 6만 8000여 건으로 하루 평균 2000건에 달했다.

정부는 중복 신고 등을 제외한 유효 신고 4만 5000건 중 3만 건에 대해 주요 거래 플랫폼과 협력해 게시물 노출을 즉시 제한했다. 아울러 지난 6일에는 고가 및 대량 판매 정황이 명확히 포착된 불법 판매자 170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중 115명은 티켓 재판매 전문 플랫폼 '티켓베이'에 올려진 거래 내역 및 정황을 바탕으로 적발된 사례다. 다만 수사 의뢰 단계인 만큼 최종 불법 혐의 확정까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강력한 단속과 모니터링에도 불구하고 거래 수법이 점차 지능화하며 단속망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종이 티켓 없이 전량 모바일 입장권으로 운영된다. 잠실야구장 전체 관람석(2만 3650석) 중 현장 판매분은 단 200석에 불과하며 전체의 약 99%가 온라인을 통해 공급됐다.

모바일 입장권은 단순 화면 캡처본으로는 입장이 불가능하지만 공식 예매처에서 제공하는 '티켓 선물하기' 기능을 악용할 경우 타인에게 손쉽게 전달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암암리에 계좌 이체 등으로 대금을 정산한 뒤 선물하기 기능으로 표를 넘기는 거래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단속 및 자동 모니터링을 피하기 위한 변종 수법도 확인됐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게시글을 올릴 때 판매 가격을 '1원'으로 표기한 뒤 1:1 채팅이나 개별 문자로 실제 높은 거래 금액을 제시하거나 구매 희망자에게 가격 경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