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32세 아들이 세상을 먼저 떠났다’…너무 가슴 아픈 사연 공개된 유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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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곁에서 5개월간 매니저로 일했던 아들

아들은 아버지의 가장 큰 팬이자 매니저였다. 그 아들이 5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났다.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가 방송에 아들의 양말을 신고 나타난 데는 이유가 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 강연 모습. / 임진모 인스타그램
임진모 음악평론가 강연 모습. / 임진모 인스타그램

지난 1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말미에는 임진모의 출연을 알리는 예고 영상이 공개됐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시청자의 시선을 붙든 대목은 따로 있었다. 진행자 유재석이 “2021년에 아드님이…”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순간이다.

임진모는 "저를 두고 먼저 갔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어 자신이 신고 있던 양말을 가리키며 "이게 아들의 양말이다. 함께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임진모에게 아들의 양말은 방송 현장에서도 아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은 물건이었다.

5년 투병 끝에 떠난 32세 아들

임진모의 아들은 2021년 8월 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32세. 5년 동안 뇌종양과 싸운 끝이었다. 올해 8월로 5주기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에게 아들은 가족 이상의 존재였다. 함께 일하는 동료이기도 했다. 임진모는 2022년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 아들과의 사연을 직접 공개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내 매니지먼트를 해달라고 계속 설득했다"고 밝혔다. 설득 끝에 아들은 실제로 5개월 동안 아버지의 매니저로 일했다.

임진모는 그 시기를 "둘 다 꿈에 부풀었다"고 회상했다. 아들에 대해서는 "세상 떠난 아들이 가장 큰 팬이었다"며 "건강하게 살아 있었다면 내 매니저로 함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니저로 일한 기간이 5개월에 그쳤다는 사실이 이 말의 무게를 키운다. 투병 중이던 아들이 아버지 곁에서 보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임진모.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임진모.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아들을 잃은 뒤에도 임진모는 아들의 흔적을 정리하지 못했다. 2022년 방송에서 그는 "아들이 쓰던 거 하나도 안 버리고 다 놔뒀다"고 말했다. 아들이 좋아하던 신발을 신고 다닌다는 이야기도 그때 나왔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26년에는 신발이 양말로 바뀌었다. 물건의 종류는 달라졌지만 방식은 같다. 아들이 쓰던 것을 몸에 지니는 일이다. 임진모는 5년째 아들의 유품을 간직하고 있다.

아버지로서의 자책도 털어놓았다

임진모는 예고편에서 슬픔과 함께 아버지로서의 자책도 꺼냈다. 그는 "아직도 사람들한테 '자식 간수도 못한 사람이 방송 활동하고 공적 활동해'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그런 비난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적 활동을 이어가는 일 자체가 그에게는 죄책감과 맞닿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안함은 생활 이야기로도 이어졌다. 음악평론에 몰두하느라 가족에게 넉넉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임진모는 특히 아들이 새로 얻은 깨끗한 방에서 좋아하며 뒹굴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거창한 기억이 아니다. 방 한 칸에 기뻐하던 아들의 모습이 5년이 지나도 가장 선명한 장면으로 남아 있는 그의 모습이다.

아들의 양말을 신고 등장한 임진모.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아들의 양말을 신고 등장한 임진모.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음악 이야기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예고편이 슬픔으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임진모는 BTS 선언과 최신 케이팝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신인 그룹 코르티스의 '레드레드'를 언급하며 "요즘 노래를 내가 어떻게 따라잡나. 지금 들리겠나. 안 들린다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발언은 그의 평소 음악 취향과 맞닿아 있다. 임진모는 비틀스, 밥 딜런, 신중현, 조용필, 들국화 등 1960~80년대 록과 포크,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을 뿌리로 둔 평론가다. 자작곡 능력, 가사의 진정성, 라이브 연주의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뚜렷하다. 최신 케이팝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고백은 이 기준에서 나온 솔직한 반응으로 읽힌다.

임진모, 그는 누구인가

임진모는 1980년대부터 활동하며 방송과 저술, 웹진 운영을 통해 한국 대중음악 비평의 대중화를 이끈 1세대 대중음악 평론가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경향신문 공채 기자로 입사했고,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 등에서도 기자로 일했다. 신문사 재직 중에도 주간지 등에 팝 음악 칼럼을 정기적으로 썼다.

1991년에는 안정적인 언론사를 떠나 전업 평론가의 길로 들어섰다. 생계와 음악 활동을 함께 꾸리기 위해 음반 기획에도 뛰어들었다. 서울대 합창단 출신들로 구성된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을 발굴·기획해 1집 앨범 50만 장 이상을 판매했다. 이후 기획사 일을 정리하고 비평과 저술에 전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 뉴스1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 뉴스1

2001년 8월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웹진 ‘IZM’을 창간했다. 상업 자본과 기획사 홍보물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인 리뷰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IZM’은 수십 년간 신보 리뷰와 아티스트 인터뷰를 쌓으며 한국 대중음악계의 아카이브 역할을 했고, 여러 신진 평론가를 길러낸 등용문으로 평가받는다.

방송에서는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30년 넘게 매주 목요일 코너의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이 공로로 2006년 MBC 연기대상 라디오 부문 공로상과 MBC 방송연예대상 라디오 부문 특별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1990년대 초 '팝 리얼리즘 팝 아티스트'를 시작으로 '우리 대중음악의 큰 별들' '가수를 말하다' '팝, 경제를 노래하다' '한국인의 팝송' 등이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공연심의위원과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및 조정위원도 지냈다.

사회학자의 눈으로 음악을 읽는 평론가

임진모의 비평은 사회학 전공 배경과 맞물려 있다. 음악을 멜로디와 악기 구성에 가두지 않고 시대상과 청년 문화, 사회적 배경 속에서 해석한다. 평론가의 역할은 "아티스트에 대한 봉사자이자 자본의 논리에 맞서 좋은 음악이 묻히지 않도록 돕는 산업적 조정자"라고 규정했다. 아이돌 댄스 음악 중심의 시장에서 소외되기 쉬운 싱어송라이터와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가치를 조명해야 한다는 입장도 유지해 왔다.

'음악아저씨 임진모'. / 임진모 인스타그램
'음악아저씨 임진모'. / 임진모 인스타그램

대중음악계 현안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2022년 작곡가 유희열의 표절 의혹 당시에는 시사 토론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곡 테마의 유사성을 짚으며 창작 윤리와 음악계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논평했다.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성과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중문화예술인의 대체복무 도입에는 일반 청년과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들어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평가는 엇갈린다. 어려운 학술 용어 대신 생동감 있는 비유로 팝과 가요의 역사를 전해 한국 대중음악 비평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호평이 있다. 반대로 록·포크·싱어송라이터 중심의 고전적 잣대를 강하게 적용한 탓에 힙합, 일렉트로닉, 현대 K-pop 같은 장르를 평가할 때 세부 서브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메시지 중심의 인문학적 해석에 치우친다는 마니아층의 비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