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난동범, 과거 전력 들여다봤더니…섬뜩한 사실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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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첫 살인미수 사건서 집행유예…이후 흉기 범죄 두 차례 반복
재범위험성 '높음' 판정·전자발찌 부착에도 인천서 무차별 흉기 난동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과거에도 두 차례 살인미수 범행을 저질렀으며 첫 사건에서는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1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A씨(59)는 2004년과 2015년 살인미수, 2007년 흉기 상해 사건으로 각각 재판을 받았다. A씨가 과거 세 차례 흉기 범죄로 선고받은 형량 가운데 가장 무거운 실형은 징역 4년이었다.
A 씨의 과거 판결문에는 범행 과정뿐 아니라 피해자와의 합의, 반성문 제출, 재범위험성 평가 결과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특히 2015년 재판에서는 법원이 A씨의 재범위험성을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출소 후 전자발찌 부착까지 명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증금 900만 원 때문에 흉기 범행…징역 5년에서 집행유예로 감형
A 씨의 첫 살인미수 사건은 22년 전인 2004년에 발생했다. 당시 A 씨는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 900만 원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같은 해 9월 자신에게 해당 주택을 소개해 준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을 찾아갔다.
A 씨는 양말 안에 과도를 숨긴 채 사무소를 방문했다. 다른 직원들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린 뒤 피해자의 뒤로 접근해 어깨와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찔렀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다른 직원들이 자리를 비울 때까지 기다렸다는 점도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으로 확인됐다.
당시 법원은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과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사정 등이 양형에 반영됐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형량이 크게 달라졌다. A 씨가 피해자와 합의한 사실이 참작되면서 2심 재판부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결국 A 씨는 첫 살인미수 사건에서 실형을 면했다.
3년 뒤 또 흉기 범행…전처 재결합 거부하자 살인 시도

A 씨는 2007년 다시 흉기 상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동거 중이던 여성 B 씨와 술을 마시다가 다툼이 벌어졌고 B 씨가 먼저 과도로 공격하자 이를 빼앗아 B 씨를 찔렀다.
두 사람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법원은 B 씨도 A 씨에게 상해를 입혔고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해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두 번째 흉기 범행에서도 집행유예를 받은 A 씨는 이후 B 씨와 혼인신고를 했으나 결혼생활은 이혼으로 끝났다.
2015년에는 B 씨를 상대로 또다시 살인미수 범행을 저질렀다. 이혼한 B 씨가 재결합 요구를 거부하자 부엌칼을 들고 찾아가 팔과 손, 심장 부위를 여러 차례 찌른 것이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삼단봉으로 A 씨의 팔을 내리쳤지만 A씨는 흉기를 놓지 않았다. 경찰의 제지에도 B씨를 계속 공격하려 했던 상황이 판결문에 기록됐다.
법원은 A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정신과적 문제와 음주 상태 등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 A 씨는 재판부에 수십 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범위험성 평가 '높음'…전자발찌 착용하고도 또 범행

2015년 살인미수 사건에서는 A씨의 재범 가능성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법원은 A 씨가 앞으로 살인 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징역형과 함께 출소 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전자발찌 부착 명령의 종료일은 2029년 2월 23일이었다. A 씨의 재범위험성 평가 점수는 14점으로, 분류상 '높음 수준'에 해당했다.
이처럼 법원이 재범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던 A 씨는 출소 후에도 전자발찌를 착용하며 생활했다. 그러던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일면식 없는 시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A 씨는 양손에 흉기를 든 채 건물 내부를 이동하며 시민들을 공격했다. 경찰이 공개한 CCTV에는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의자를 이용해 A 씨를 제압하려는 모습도 담겼다.
경찰이 파악한 이번 사건 관련 피해자는 10명이다. 이 가운데 19세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심장박동은 돌아왔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기계호흡 장치에 의존하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다른 피해자 5명은 입원 치료 중이며, 2명은 상대적으로 부상 정도가 가벼워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2명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4일 A 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