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에 도움 안 된다”…국정원, 언론사 상대로 이례적 법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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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조선일보 '美 방문 거부' 보도에 언론중재위 정정신청
"아니면 말고 식 보도 국익에 도움 안 돼"…한미 정보협력 논란 반박
국가정보원이 이종석 국정원장의 미국 정보기관 방문이 거부됐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허위라고 반박하며 이례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1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전날 언론에 배포한 안내문을 통해 조선일보의 지난 8일 자 '미, 국정원장의 북 감시기관 방문 거부' 보도와 관련해 13일 언론중재위원회에 허위보도 정정신청을 하는 등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 원장이 지난 3월 미국 국방부 산하 국가지리정보국(NGA) 방문을 추진했지만 미국 측이 이를 거부해 일정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NGA는 위성사진과 지리정보 등을 수집·분석해 군사 및 안보 관련 정보를 생산하는 미국 정보기관으로, 북한의 군사시설과 무기체계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영상정보도 다룬다.
국정원은 해당 보도가 나온 당일인 8일 곧바로 반박 입장을 내놨다.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유감을 표명하면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실제 언론중재위에 정정신청을 하면서 보도 내용을 둘러싼 갈등이 공식적인 분쟁 절차로 이어졌다.
언론중재위 정정신청…이례적 대응 배경은

국정원이 특정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아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신청을 한 것은 드문 사례로 꼽힌다. 국정원은 업무 특성상 해외 정보기관과의 접촉이나 정보 수집 활동을 공개하기 어렵고 법령에 따른 비공개 활동 원칙 때문에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데 제약을 받는다. 이 때문에 그동안 보도 내용의 수정이나 보완을 언론사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가기관은 언론의 감시와 비판을 폭넓게 수용해야 한다는 사법적 원칙도 법적 대응을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국가정보기관이 소송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려면 비공개 정보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승소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이러한 부담에도 공식 정정 절차에 나선 것은 이번 보도가 한미 정보협력 관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14일 안내문에서 비공개 활동 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해명하기 어려운 사정을 언급하며 이를 이용한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비판했다. 특히 "이러한 사정 때문에 구체적인 해명을 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이용해 정보사안에 대한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를 하는 것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정원이 정정보도를 신청했다고 해서 해당 보도의 허위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현재는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정정 절차가 시작된 단계이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정정 필요성은 향후 절차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미국 정보 공유 제한설에도 반박…“다양한 분야서 협력 중”
이번 논란은 이 원장의 미국 정보기관 방문 여부를 넘어 한미 정보당국 사이의 정보 공유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조선일보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북한 관련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했으며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해당 조치를 지시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DNI는 미국 정보공동체 전체의 정보활동을 총괄·조정하는 기관이다.
국정원은 정보 공유 제한 조치의 지시 주체가 DNI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았다. 대신 한미 양국이 북한 관련 정보를 비롯한 여러 안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정원은 일부 정보의 공유 제한 문제와 별개로 북한 미사일과 재래식 전력, 북한 동향, 국제관계, 사이버, 방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정보기관 간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보 공유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제공에 그치는 방식이 아니라 양측이 정보를 주고받는 쌍방향·호혜적 관계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