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 두바이서 은행 계좌로 비트코인·이더리움 직접 매매…출금 가능 여부는 미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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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차타드, UAE 전문투자자에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거래 개방
기존 은행 계좌로 매매하고 스프레드는 최대 2%, 출금 가능 여부는 미공개

은행 사무실 책상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 모형과 모니터를 바라보는 남성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은행 사무실 책상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 모형과 모니터를 바라보는 남성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전문투자자 고객에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거래를 열었다. 서비스는 10월 14일(현지시각) 시작됐다. 고객은 이미 가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계좌로 두 코인을 사고팔 수 있고 별도 거래소 계정이나 지갑은 필요 없다.

은행은 이 서비스가 UAE 안에서 국제 은행으로는 처음 선보이는 직접 가상자산 거래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상은 전문투자자 요건을 충족한 고객으로 제한된다. 수수료 구조와 코인 출금 가능 여부 등 세부 조건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다.

은행 계좌에서 바로 매매…‘폐쇄 루프’ 방식

적격 고객은 기존 은행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직접 거래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 구조를 폐쇄 루프(closed loop) 모델이라고 부른다. 자금과 코인이 은행 자체 시스템 안에 머물고 기관급 수탁·결제 절차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뜻이다. 거래 실행부터 수탁과 결제까지 은행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한다고 은행은 밝혔다.

상품은 은행 내 리테일·자산관리 부문과 기업·투자은행 부문이 협력해 만들었다. 파트너는 은행의 혁신·투자 조직 SC Ventures가 지원하는 Zodia Markets다. 크립토뉴스는 은행이 이 방식으로 외부 지갑에 의존하는 위험을 줄이려 한다고 전했다.

서비스는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의 규제를 받는다. 크립토뉴스는 은행의 설명을 인용해 VARA가 초기 서비스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은행은 자산관리 사업 전체로 보면 처음 시도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거래 대상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두 종목뿐이다. 스테이블코인이나 밈코인, 토큰화 증권까지 아우르는 일반 코인 중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 크립토뉴스의 지적이다. 은행은 이미 일부 고객에게 상장지수펀드와 구조화 상품, 장외 파생상품으로 코인 노출을 제공해 왔다. 이번에는 코인을 직접 사고파는 길이 추가됐다.

도심 전망이 보이는 실내에서 은색 서류가방을 테이블에 올리는 모습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도심 전망이 보이는 실내에서 은색 서류가방을 테이블에 올리는 모습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자격 요건과 비용, 밝혀진 것과 빠진 것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자격 기준은 주거용 주택을 제외한 순자산 400만 디르함 이상이다. 약 110만 달러(약 15억 원, 1달러 1,334원 기준)에 해당한다. 여기에 충분한 투자 지식과 경험이 있거나 인가받은 기관의 대리를 받아야 한다.

비용은 매체마다 전하는 정도가 다르다. 크립토 브리핑은 스프레드(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이)가 최대 2%이고 일부 경우에는 추가 거래·수탁 수수료가 없다고 전했다. 은행이 별도 수수료 항목 대신 이 가격 차이로 수익을 낸다는 설명이다. 크립토 브리핑은 잦은 매매를 하는 투자자에게 최대 2% 스프레드는 가볍지 않아 일부는 여전히 전문 거래소를 선호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크립토뉴스는 발표문에 전체 가입 기준과 최소 주문 규모, 수수료, 거래 시간, 다른 고객군으로 확대할 시점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헤드라인에는 ‘부유층’이 쓰였지만 본문에서는 초기 대상이 전문투자자로 좁혀졌다는 점도 짚었다. 잔고가 많다고 자동으로 자격이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장 큰 의문은 출금이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발표문은 은행 안에서 사고파는 방법은 설명하지만 구매한 코인을 본인이 관리하는 지갑으로 옮길 수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폐쇄 루프라는 표현이 곧 출금 금지를 뜻하지는 않는다. 상품 약관이 공개되기 전에는 출금이 불가능하다고도 가능하다고도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이 매체의 입장이다.

수탁에서 부유층까지, 단계적으로 넓힌 사업

이번 서비스는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 아니라 단계적 확장의 결과다. 디지털 자산 수탁 사업은 2024년 9월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출범했다. 2025년 7월에는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인도형 현물 거래를 제공했다. 가격을 추종하는 계약이 아니라 실제 코인을 받는 방식이다.

그다음 단계가 2026년 9월 3일이었다. 두바이국제금융센터 법인을 통해 기관 대상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거래를 시작했다. 이 법인은 VARA가 아닌 두바이금융서비스청의 감독을 받는다. 이번 자산관리 고객 대상 서비스는 그 약 한 달 뒤에 나왔다.

이 흐름은 2024년 수탁, 2025년 영국 기관 거래, 2026년 두바이 기관 거래와 자산관리 고객 거래로 정리된다. 은행은 향후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전문투자자를 넘어 어디까지 문을 열지, 두 코인 외에 어떤 자산이 뒤따를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역 경쟁 가열…은행이 내세운 신뢰

삼바르 서브월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자산관리 솔루션·리테일 상품·데이터·분석 총괄은 디지털 자산이 ‘주류 자산관리 대화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규제를 받는 신뢰할 만한 기관을 통해 투자할 때 얻는 ‘보안과 신뢰, 확신’을 점점 더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UAE에서 가상자산 서비스를 넓히는 곳은 스탠다드차타드만이 아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크라켄의 모회사 페이워드는 14일 직전 월요일 현지 법인을 통한 가상자산 서비스에 대해 VARA 승인을 받았다. 네오뱅크 레볼루트는 7월 두바이 VARA로부터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에 대한 원칙적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대형 은행이 VARA 규정 아래 직접 거래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UAE가 규제된 가상자산 허브를 지향하는 흐름 속에서 규제 성숙도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고객 입장에서는 거래소 계정을 열고 심사를 통과한 뒤 자금을 옮기던 절차가 은행 계좌 메뉴 하나로 줄어든다. 대신 은행의 보안 통제와 장애 복구 절차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을 크립토뉴스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