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화려했는데…이승기·MC몽·첸백시와 줄소송 얽힌 이 사람, 법정서 “모든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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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민·첸백시 등 스타 영입했던 기획사 대표, 300억 사기 혐의 전면 부인
한때 '가요계 큰손'이던 원헌드레드, 아티스트 줄줄이 탈출 후 법정 싸움

한때 이승기, 샤이니 태민, 엑소 첸백시(첸·백현·시우민), 더보이즈 등 굵직한 아티스트를 잇달아 영입하며 가요계 '큰손'으로 떠올랐던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 겸 연예기획사 원헌드레드 대표가 300억 원대 사기 혐의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승기, 차가원 대표, MC몽 / 뉴스1
이승기, 차가원 대표, MC몽 /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지난 13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차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차 대표는 이날 검은색 상하의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 8월 구속기소된 지 약 50일 만에 열린 재판이다. 원헌드레드 산하 레이블을 떠난 아티스트들과의 민사 분쟁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 한때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던 회사 대표가 형사와 민사 양쪽에서 동시에 법정 공방을 벌이는 처지가 됐다.

■ 태민·첸백시·프로미스나인 앞세워 242억…법정서 드러난 공소사실

이날 공판에서 공소청은 공소사실 요지를 밝혔다. 지난 2일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이 사건의 공소 유지는 공소청이 맡고 있다. 공소청은 "피고인(차 대표)은 노머스 부대표에게 소속 연예인인 태민의 공연 계약을 주겠다면서 선급금 명목으로 55억 원을 편취했고 (태민의) 굿즈 유통 계약을 주겠다며 같은 금액을 편취했다. 또한 첸백시 굿즈 제작 및 유통 계약을 주겠다며 121억 원도 편취했다. 프로미스나인과 관련된 사업을 주겠다는 거짓말로 11억 원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소청이 제시한 금액을 합하면 태민 공연 55억 원, 태민 굿즈 55억 원, 첸백시 굿즈 121억 원, 프로미스나인 관련 사업 11억 원 등 모두 242억 원이다.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솔루션 기업 노머스가 차 대표를 고소하며 주장한 피해액과 같은 규모다. 앞서 파이낸셜뉴스가 보도한 고소장 내용에 따르면 노머스는 차 대표가 프로미스나인의 원헌드레드 측 이적이 확정된 것처럼 설명해 2024년 11월 선급금 11억 원을 지급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첸백시 굿즈 계약 선급금 121억 원은 같은 해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나눠 지급된 것으로 고소장에 적시됐다.

수사 단계에서 경찰은 차 대표가 기존 업체와의 계약 관계를 노머스 측에 숨긴 채 사실상 이중계약을 맺었고,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준비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전세보증금 관련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차 대표는 지인과 서로 소유한 주택에 상호 전세계약을 맺기로 약속하고 보증금 54억 원을 받았으나 정작 자신은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이 파악한 전체 피해 규모는 약 300억 원이다.

엑소 첸백시 / 뉴스1
엑소 첸백시 / 뉴스1

■ "공소사실 모두 부인"…배상명령 두고 피해자 측과 정면충돌

차 대표 측 변호인은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부에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기록을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증거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은 다음 기일에 내놓기로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전세보증금 피해자로 지목된 장모씨가 지난달 1일 신청한 배상명령을 두고 양측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차 대표 측은 재판부에 배상명령 신청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하며 "(장모씨가)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 있는 인수 권한 있는 사람이라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빌라를 통해 반환이 가능한 상황이라 기망도, 손해배상 청구도 인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망행위와 편취금액 사이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모씨 측은 즉각 반박했다. 장모씨 측은 "(장모씨는) 실제 편취를 당했다"며 "해당 빌라의 가치가 높지 않고 선순위 채권과 저당권으로 상당 금액이 설정돼 있다. 경매 등으로 현금화할 경우 피해자가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은 많지 않다"고 맞섰다.

차 대표 측은 수사 초기부터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 왔다. 원헌드레드를 겨냥한 적대적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거진 계약상 다툼일 뿐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차 대표 측은 앞서 노머스가 각 계약의 기존 권리관계를 충분히 알고도 선급금을 집행했으며, 오히려 선급금 반환을 제안했으나 노머스 측이 계약 유지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에는 노머스 경영진을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맞고발하기도 했다. 노머스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차가원 원헌드레드 대표 / 뉴스1
차가원 원헌드레드 대표 / 뉴스1

■ 차 대표 소환 조사…"증거인멸 우려" 구속영장 발부

노머스는 지난해 11월 차 대표를 고소했고,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고소장 3건을 병합해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올해 4월 원헌드레드 자회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5월에는 차 대표를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6월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모두 반려했다. 경찰이 계좌 추적 등 추가 수사를 거쳐 7월 세 번째 영장을 신청하자 검찰은 같은 달 28일 이를 법원에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8월 3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차 대표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후 경찰은 같은 달 7일 차 대표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고,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8월 25일 차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 이승기·첸백시·더보이즈 줄이탈…MC몽과는 '120억' 법적 다툼

부동산 개발업체 피아크그룹을 이끌던 차 대표는 2023년 7월 가수 MC몽과 함께 원헌드레드를 설립했다. 이후 빅플래닛메이드엔터, 밀리언마켓, 백현이 세운 레이블 INB100 등을 차례로 산하에 두며 몸집을 불렸다. 이승기, 태민, 첸백시, 더보이즈, 비비지, 이무진 등이 한 지붕 아래 모이면서 단숨에 대형 기획사 못지않은 라인업을 갖췄다.

300억 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원헌드레드 레이블 차가원 대표 / 뉴스1
300억 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원헌드레드 레이블 차가원 대표 / 뉴스1

하지만 2026년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태민은 연초 빅플래닛메이드엔터와 결별하고 새 소속사로 옮겼다. 더보이즈는 멤버 뉴를 제외한 9명이 지난 2월 정산금 미지급, 정산 자료 열람 거부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법원은 4월 이들이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무진과 비비지도 3월 무렵 잇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래퍼 비오 역시 비슷한 시기 소속사에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기 역시 3월 말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승기 측은 지난해 9월부터 정산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정산 투명성 확인을 위한 서류 열람 요청도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승기는 차 대표 부부 소유의 서울 한남동 빌라 전세계약과 관련해 105억 원 규모의 보증금 반환 문제로도 차 대표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승기에게는 두 번째 정산 분쟁이다. 그는 2022년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음원 정산금 문제로 갈등을 겪은 뒤 2024년 4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와 손잡았다. 당시 소속사 측은 이승기의 법적 싸움을 든든히 지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약 2년 만에 또다시 정산 문제로 결별하게 됐다.

첸백시도 등을 돌렸다. INB100은 백현이 SM엔터테인먼트와의 갈등 이후 세운 독립 레이블로, 2024년 5월 원헌드레드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들은 3~4월 계약금과 정산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INB100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회사 측이 응하지 않자 8월 가처분 신청과 함께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지난달 15일 첸백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소속사가 정산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신뢰 관계가 깨졌다고 판단했다. INB100 측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지 않았고 서면도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첸백시는 본안 1심 선고 전까지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본안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오는 11월 4일로 잡혔다.

공동 설립자였던 MC몽과도 법적 다툼으로 얽혔다. MC몽은 지난해 6월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뒤 7월 유학을 이유로 원헌드레드를 떠났다. 차 대표는 이후 MC몽을 상대로 120억 원의 대여금 반환을 청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았고, 법원의 지급명령은 MC몽이 기한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말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 대표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3일 열린다. 그 다음 날에는 첸백시와 INB100의 전속계약 본안 소송 첫 변론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