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꿀팁] 냉장고에 둔 단감 밑에 '이것' 깔아 보세요…봉지째 넣을 때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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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한 상자를 단단하게도, 말랑하게도 먹는 보관 요령
냉장 배치부터 후숙 속도 조절, 폐기 신호까지 정리

가을 시장에서 감을 한 상자 들여놓고 나면 곧바로 고민이 시작된다. 한꺼번에 익어 버리면 다 먹기 전에 물러지고, 냉장고에 밀어 넣고 잊으면 아래쪽 감부터 눌려 즙이 새기 때문이다. 단감을 단단한 채로 오래 먹을지, 대봉감처럼 말랑하게 익혀 먹을지에 따라 둘 곳이 달라지며, 기본 원칙은 익는 속도를 손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봉지째 묶어 넣어 두면 상한 감이 늦게 발견된다
며칠 뒤 봉지를 열었더니 맨 아래 감이 흥건히 젖어 있었던 경험이 있다면 보관 방식을 바꿀 때다. 입구를 묶은 비닐봉지 안쪽에는 물기가 맺히고, 감 한 알이 상해도 겉에서 보이지 않은 채 옆 감까지 번진다. 상한 감 하나가 주변 감을 더 빨리 상하게 만든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집에 있는 감 전체를 밀봉 봉지에 넣어 두기보다 하루나 이틀에 한 번 상자를 열어 보는 쪽이 훨씬 믿을 만하다. 그때마다 가장 많이 익은 감을 앞쪽으로 꺼내 먼저 먹을 수 있게 해 두면 한 상자를 끝까지 먹기가 쉬워진다. 냉장고는 물러지는 속도를 늦출 뿐 이미 생긴 손상을 되돌리지는 못하므로, 점검 주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보관법의 절반이다.

상자를 받은 날 멍든 감과 즙 나는 감부터 따로 빼 둔다
감이 도착하면 보관에 앞서 한 알씩 훑어본다. 멍이 든 감, 껍질이 갈라진 감, 즙이 새어 나오는 감, 만졌을 때 말랑한 부분이 있는 감은 따로 골라낸다. 이런 감을 멀쩡한 감과 섞어 두면 상하는 속도가 함께 빨라지기 때문이다. 골라낸 감은 보관용이 아니라 가장 먼저 먹을 감으로 분류하면 버리는 양이 줄어든다.
택배 상자라면 바닥에 즙이 고여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겉면에 물기가 묻어 있으면 마른 천이나 키친타월로 닦아 낸다. 이때 감을 전부 물에 씻어 넣어 두는 것은 피한다. 먹을 감만 그때그때 씻어 물기를 충분히 말려 먹는 편이 보관 중 무름을 막는 방법이다.
냉장고에서는 한 겹으로 펼치고 밑에 키친타월을 깐다
단단한 감을 오래 두고 싶다면 냉장고가 가장 좋은 자리다. 냉장고는 감이 말랑해지는 속도를 늦춰 주기 때문이다. 다만 넣는 방식이 중요하다. 감을 포개지 않고 한 겹으로 펼쳐야 하고, 꼭지 부분과 옆면에 압력이 실리지 않게 해야 한다. 무거운 채소나 음료 병 밑에 깔아 두면 단단한 감도 눌린 자리부터 상한다.
국내 가정용 냉장고는 선반 간격이 좁은 경우가 많아 상자째 넣기 부담스럽다. 이럴 때는 얕은 쟁반이나 넓은 용기에 먼저 먹을 감 몇 개만 한 겹으로 올려 선반 한 칸에 두면 된다. 나머지는 실온의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순서대로 옮긴다.
여기에 바닥에 키친타월을 한 장 깔아 준다. 차가운 냉장고 안에서 감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기 쉬운데, 종이가 그 물기를 흡수해 감 바닥이 젖은 채 방치되는 일을 줄여 준다. 키친타월이 축축해지면 그대로 두지 말고 새것으로 갈아 준다. 젖은 종이를 오래 깔아 두면 오히려 습기를 붙잡아 두는 꼴이 된다.

말랑하게 먹으려면 직사광선을 피한 실온에서 매일 눌러 본다
아직 딱딱한 감을 빨리 말랑하게 하고 싶다면 실온에 둔다. 단감처럼 단단한 식감으로 먹는 감은 냉장고로 바로 보내면 되지만, 떫은맛이 나는 대봉감 같은 감은 충분히 말랑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먹기 좋다. 둘을 같은 방식으로 보관하면 한쪽은 너무 일찍 물러지고 다른 쪽은 덜 익은 채 남기 쉽다.
실온 자리는 햇볕이 길게 드는 창가를 피한다. 아파트에서는 난방을 시작하는 계절에 보일러 배관이 지나는 바닥도 열기가 올라올 수 있으므로, 바닥에 바로 놓지 말고 쟁반이나 바구니에 올려 서늘한 주방 한쪽이나 거실 선반에 둔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손끝으로 가볍게 눌러 본다. 익는 속도는 날짜가 아니라 감마다 다르므로 달력 대신 손의 감각을 기준으로 삼는다.
원하는 말랑함에 도달했다면 그 감은 냉장고로 옮긴다. 더 익는 속도를 늦춰 먹기 좋은 상태를 조금 더 붙들어 둘 수 있다. 이미 눌러 보아 부드러운 감을 실온에 그대로 두면 하루 이틀 사이에 지나치게 무를 수 있다.

사과나 바나나와 종이봉투에 넣으면 빨라지지만 고르지 않을 수 있다
더 빨리 익히고 싶다면 종이봉투에 감과 사과 또는 바나나를 함께 넣는 방법이 있다. 사과와 바나나에서 나오는 에틸렌(과일의 숙성을 재촉하는 기체)이 봉투 안에 머물며 감이 익는 속도를 끌어올린다. 사과와 바나나는 대부분의 가정에 있어서 따로 준비할 것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이 방법은 선택 사항으로 두는 편이 낫다. 감이 한꺼번에 균일하게 익지 않고 어떤 것은 먼저 물러지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자 전체를 넣지 말고 며칠 안에 먹을 감 몇 개만 넣고, 하루에도 몇 번씩 열어 상태를 확인한다. 봉투는 비닐이 아닌 종이를 쓰고, 이미 무른 감이 보이면 곧바로 꺼내 따로 둔다.
자른 감은 뚜껑 덮어 바로 냉장하고, 이런 신호면 과감히 버린다
감을 깎거나 잘랐다면 속살을 뚜껑 있는 용기에 담아 곧바로 냉장고에 넣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조리·절단한 식품을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보관하도록 안내하는데, 껍질이 사라진 과일도 이 원칙을 따른다. 난방으로 따뜻해진 주방 조리대 위에 접시째 오래 두는 것은 피한다.
보관 중 신시한 냄새가 나는 감이나 표면이 미끈거리는 감, 즙이 흘러나오는 감, 곰팡이가 넓게 퍼진 감은 아깝더라도 버린다. 냉장은 손상을 되돌리지 못하기 때문에 이미 이런 신호가 나타난 감은 냉장고에 넣어도 회복되지 않는다. 한 알을 버리는 것이 옆 감 여러 알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하루 이틀에 한 번 상자를 열고 가장 익은 감을 앞으로 옮긴다
한 상자를 끝까지 맛있게 먹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점검 루틴이다. 하루나 이틀에 한 번 상자를 열어 가장 많이 익은 감을 앞쪽으로 꺼내 두고, 단단한 감은 뒤쪽에 둔다. 이때 위아래 감 위치를 바꿔 주면 눌림도 분산된다. 봉지를 통째로 밀봉하는 것보다 이 방식이 더 믿을 만하다.
너무 말랑해져 당장 다 먹기 어렵다면 껍질을 벗겨 냉동하는 방법도 있다. 식약처는 냉동 보관 온도를 영하 18도 이하로 안내하는데, 가정 냉동실도 이 온도를 유지하면 말랑한 감을 얼려 두었다가 반쯤 녹여 먹을 수 있다. 다만 이미 상한 신호가 있는 감은 얼려도 소용없으니 상태가 괜찮은 감만 대상으로 삼는다.
말랑하게 익은 감은 그대로 먹어도 좋고, 요거트에 곁들이거나 샐러드에 얹어 먹어도 잘 어울린다. 단단한 단감은 껍질째 깨끗이 씻어 얇게 썰어 먹으면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감 한 상자를 종류와 익은 정도에 맞춰 나눠 두면 먹는 순서가 자연스럽게 정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