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칼부림 사건] 상상만 해도 끔찍...흉기 든 가해자 '이 장소'까지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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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 흉기 고정한 범행…선제 대응이 대참사 막았다
인천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당시 범행이 키즈카페가 있는 층까지 이어질 뻔했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바리케이드 등을 이용해 피의자의 접근을 막으면서 추가 피해를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건물 여러 층을 이동하며 시민들을 공격했고, 양손에 흉기를 고정한 채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범죄심리학과 특임교수는 13일 관련 방송에 출연해 사건 당시 상황과 범행 방식, 경찰 수사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 등을 짚었다. 배 교수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공격이 이뤄졌다면 피해자들이 위험을 알아차리고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은 13일 오후 1시 40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 홈플러스가 입점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발생했다. 59세 남성 A씨가 건물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시민 8명이 다쳤다. 피해자 가운데 2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키즈카페까지 번질 뻔한 범행…시민들이 접근 막아
사건이 발생한 건물에는 대형마트와 영화관, 식당가뿐 아니라 키즈카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 교수는 방송에서 피의자가 키즈카페가 있는 층까지 접근했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해당 층에 있던 사람들이 바리케이드를 이용해 피의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피해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과 점포 관계자들은 피의자를 막기 위해 직접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피의자가 식당 종업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주변 시민들이 의자를 들어 저항하는 장면이 담겼다. 피의자가 화장실에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진 뒤에는 시민과 직원들이 그를 제압하는 데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배 교수는 경찰이 피의자를 체포하기 전 시민과 직원들이 용기를 내 대응한 점을 언급하며, 이들의 행동이 더 큰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체포는 출동한 경찰이 진행했으며, 현장에 있던 시민과 직원들도 피의자를 제지하는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컬레이터 이동하며 공격…양손에 흉기 고정
A씨는 홈플러스가 있는 지하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층으로 이동하면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배 교수는 방송에서 피의자가 지하층부터 지상 2~3층까지 이동하며 공격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층마다 이용객들이 서로 다른 공간에 있어 다른 층에서 벌어진 일을 즉시 알기 어려웠고, 갑작스러운 공격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이용객들이 한 방향으로 서 있거나 앞사람에게 시야가 가려질 수 있다. 이동 중인 사람은 뒤쪽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알아채기 어렵고, 반대편에서 피의자가 갑자기 나타나면 피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배 교수는 이런 공간적 특성이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을 짚었다.
이번 사건에서 눈에 띄는 점은 A씨가 양손에 흉기를 고정한 상태로 범행했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일반적으로 흉기 난동은 주변 사람들이 범인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흉기를 빼앗기거나 떨어뜨리면서 멈추는 경우가 있지만, 흉기를 손에 묶었다면 이를 방지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흉기도 여러 개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실제로 어떤 흉기를 얼마나 준비했는지와 범행 전에 이를 계획했는지는 수사로 확인해야 한다. 배 교수는 양손에 흉기를 고정한 방식이 이례적이라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준비 과정과 범행 의도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호관찰 중 범행…전자감독 관리 과정도 조사 대상
A씨는 과거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전자발찌를 착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감독 대상자였던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호관찰 과정에서 위험 징후를 파악했는지, 위험성이 확인됐다면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는지 등이 주요 조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배 교수는 방송에서 A씨에게 다중이용시설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가 있었는지, 보호관찰 과정에서 작성한 위험 평가 자료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호관찰 과정에서 위험 징후를 실제로 감지했는지, 관련 조치가 미흡했는지는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법무부는 사건 당일 A씨가 외부 전문가와 중독 상담을 받고 보호관찰관 면담과 정신질환 치료약 복약 검사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보호관찰관은 낮 12시 30분까지 A씨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등 지도·감독을 했다. 법무부는 전자장치 훼손이나 훼손 시도, 준수사항 위반은 없었다고 밝히면서도 사건 경위와 전자감독 관리 과정 전반을 조사하고 지도·감독 체계를 재점검하겠다고 했다.
공범 여부부터 범행 동기까지…경찰이 확인할 사항
배 교수는 이번 사건이 단독 범행인지, 추가 가담자가 있었는지도 수사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중이용시설에서 여러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이 유일한 범인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 공범이 있다고 볼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와 통화 내역, SNS 기록 등을 확보할 경우 범행 전후의 행적과 다른 사람과의 접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범행 장소를 사전에 검색하거나 여러 차례 방문했는지, 누군가와 범행을 논의했는지도 수사 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는 항목이다. 배 교수는 A씨가 사건 전부터 현장 주변을 배회했다는 이야기도 언급하며, 실제 이동 경로와 사전 준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 역시 핵심 수사 대상이다. 배 교수는 개인적인 원한을 가진 특정인을 공격한 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행처럼 보이게 했을 가능성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려 했을 가능성 등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가능한 수사 방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며, A씨가 어떤 동기로 범행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였는지, 정신질환 증상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배 교수는 범행 대상이 특정되지 않은 점은 드러났지만, 이를 무동기 범죄나 이상동기 범죄로 규정하려면 피의자의 심리 상태와 범행 동기를 추가로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피의자의 과거 행적 등을 토대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법무부도 전자감독 관리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건은 피의자의 범행뿐 아니라 다중이용시설의 현장 대응과 보호관찰 관리 체계까지 함께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