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불려나온 국정감사장에서 목격된 '희한한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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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물고 늘어진 민주당 의원들... 여당 내홍 보여준 '경기도 국정감사장'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여당의 내홍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앞장서 비판해 온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까지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가 도정보다 중앙정치에 몰두한다고 몰아붙였다. 친명계 의원들은 도의 재정과 인사 문제를 파고들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3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했다. 감사 시작부터 추 지사의 정치 행보를 겨냥한 질의가 쏟아졌다.

포문은 국민의힘이 열었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취임 뒤 추 지사 SNS엔 민생 책임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들이 잘 안 보이고 중앙정치와 직결된, 예를 들어 김 후보자 이름 석 자가 더 빈번하게 거론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1400만 도민이 맡긴 경기도 살림을 내팽개치고 중앙정치판을 기웃거린 100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권영진 의원은 "지사님 보고 '여의도지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봤느냐"며 "경기도지사로서의 일보다 여의도 정치에 너무 관심이 많다는 평가가 있다"고 꼬집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추 지사가 지난 7월 1일 취임한 뒤 페이스북에 정치적인 글을 21건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항간에는 대통령 후보 페이스북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2030년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추 지사는 "그런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의 질의도 매서웠다. 친명계 의원들은 추 지사의 정치 행보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도의 인사와 재정 운영을 겨냥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추 지사가 2~5급 인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의 가슴에 불을 댕겨 줘야 하는데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지사가 재정 위기 때문에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자 이해식 의원은 "재정 위기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미루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재정) 비상선언에 도민도 혼란스럽고 집권당 입장에서 상당히 당혹스러웠다”며 "행정의 안정성, 예측 가능성, 책임성이 잘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은 "국회와 시군, 도의회와 협의하고 손을 내밀기도 전 '사실상 부도'라면서 시군 사업에 대한 삭감을 통보하는 방식이 순서가 거꾸로 된 것 아닌가"라며 "경기도에서 일방적 독주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주말이나 퇴근 후 심야 시간대에 검찰 개혁을 소신껏 주장해 왔던 입장에서 도리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의견을 피력했다"며 "도정에 소홀함은 없다"고 말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추 지사와 친명계의 충돌은 예고된 것이었다. 추 지사는 김지용 후보자가 검찰에 있을 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관여했다며 인선에 반대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엑스(X)에 "순수한 급진성도 문제겠지만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 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 내세우며 내부 공격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썼다. 특정인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김지용 후보자 인선을 비판해 온 여권 강경파를 겨냥한 글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이후 복지 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글도 올렸다. 경기도의 예산 삭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1일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면서 여권 갈등은 더 커졌다. 임 청장은 김지용 후보자가 대검찰청 감찰1과장으로 있을 때 성폭력 은폐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감찰 민원을 묵살했다고 주장해 왔다. 윤 장관은 "검찰에서 관행적으로 해오던 잘못된 일들을 중수청에 가지고 들고 오지 말라"며 "정치 개입이라든가 집단 행동 또 나아가서는 파벌을 만든다든가 이런 직무와 관련 없는 정치 행위 이런 것들을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강경파에 경고장을 날렸다. 김민석 대표는 전날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의 '민티07'에 출연해 "노력이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고 많은 분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한테도 도대체 왜 가만히 있냐 내지는 가만히 두냐라고 정말 아주 꽉 차서 목이 넘칠 만큼 많은 이야기가 옵니다"라고 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도 CBS라디오에서 "여당 정치인은 얼마든지 대통령에게 직언할 통로가 마련돼 있다"며 "문제 사안은 청문회에서 얼마든지 추가 검증할 수 있는데 계속해서 비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재에 나선 목소리도 있었다. 국회의장을 지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추 지사도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며 과거만으로 한 사람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경파의 반발은 이어졌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후보자는 검찰 당시 공무원임에도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에 집단적으로 의사 표시하는 것을 주도했었다"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박주민 의원은 임은정 청장 감찰을 두고 수사·기소 분리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벌인 검사들도 똑같이 감찰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감찰 지시에 반발했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은 "감찰보다 우선할 일은 김 후보자 적격성을 철저히 재검토하는 것"이라며 "제 식구 감싸기와 입틀막으로 출발하는 수사기관에 국민이 맡길 수 있는 정의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권 갈등을 파고들었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중수청이 '중구난방수사청'이 돼가고 있다"며 "중수청장을 둘러싼 여권 내 암투가 점입가경"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중수청장 가지고 저렇게 난동을 부리고 있다. 대탈주극이 벌어진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권 말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초대 중수청장 인선을 놓고 집권세력끼리 서로 물어뜯고, 대통령은 SNS로 경고장을 날리며, 정부는 감찰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고 지적했다.

중수청 운영 혼선은 정부도 인정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중수청과 공소청에 일부 혼선이 있다고 인정하며 “12월까지는 문제없이 작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4일 국회에서 열린다. 청문회에서는 김지용 후보자의 검찰 재직 시절 행적과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입장, 임은정 청장이 제기한 의혹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