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능성 논의 중” 축구대표팀, 96라인 잡음 이어… 또 다른 악재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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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미사일 피격
민간인 13명 숨지고 300여 명 부상
아시안컵 개최 도시 리야드 정세 불안
96라인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 11월 평가전 장소로 검토하던 중동 지역의 정세가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에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이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다음 날에도 정체불명의 발사체가 같은 공항을 타격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시안컵 열리는 리야드… 11월 원정 계획도 흔들려
대표팀이 사우디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시안컵에 있다.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내년 1월 7일부터 2월 5일까지 사우디에서 열린다. 리야드는 대회가 치러지는 3개 도시 가운데 한 곳이다.
대표팀은 대회 준비를 위해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인 9일부터 17일까지 중동 원정을 추진해 왔다. 사우디 현지에서 사우디와 한 경기를 치르고 이웃 나라로 옮겨 다른 중동 국가와 한 경기를 더 갖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하지만, 선수단 안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외교부는 사우디 전역에 내린 여행경보를 3단계인 '출국 권고'로 올렸다. 그렇다고 일정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A매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새로운 상대와 경기 장소를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사우디 대신 호주가 아시안컵을 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매일신문에 “AFC와 계속 소통하며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11월 원정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 중이며, 아시안컵은 AFC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전 뒤 불거진 ‘96라인' 은퇴설
대표팀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논란은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이 끝난 뒤 시작됐다. 1996년생인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 함께 남아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세 선수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면담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대표팀 동반 은퇴를 고민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여기에 손흥민의 장기 주장 체제를 놓고 선수단 안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자 논란은 1992년생인 주장 손흥민, 이재성 등과 ‘96라인'이 맞서고 있다는 파벌설과 왕따설로 커졌다. 다만, 황인범은 일부 취재진에게 당장 대표팀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선수들 사이에서 실제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사실처럼 퍼졌다. 최근에는 대표팀 훈련 영상을 짜깁기해, 선수들의 웃는 모습을 근거로 '손흥민을 왕따시켰다'는 자막을 단 영상이 등장했다. 김민재가 '흥민이 형이 안 나가면 몰아내자'고 직접 말한 것처럼 읽힐 수 있는 제목을 단 영상도 있었다. 이 영상은 조회 수 170만 회를 넘기며 빠르게 퍼졌다.
이강인까지 번진 루머… 축구협회 "엄정 대응"
불똥은 이강인에게도 튀었다. 일부 유튜브 채널은 이강인이 손흥민을 주장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96라인'과 함께 움직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강인 SNS에는 "너도 96라인이냐", "대표팀에서 나가라" 같은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지난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과 빚었던 갈등을 다시 꺼내 "탁구나 쳐라"라고 비꼬는 글도 달렸다.
이에 이강인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은 13일 공식 입장을 냈다. 소속사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강인 선수와 관련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며 "지금 떠도는 내용은 이강인 선수와 무관하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게시물과 댓글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사안에 따라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날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선수들의 경기력과 대표팀 운영을 두고 나오는 팬들의 다양한 의견과 비판은 존중한다"면서도 "사실 확인 없이 퍼지는 억측과 악의적 비방으로 선수들이 지나친 비난에 노출되는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훈련 장면이나 일상적인 모습을 단편적으로 해석해, 불화를 기정사실로 만들거나 이른바 '증권가 루머'를 퍼뜨리는 행위를 우려했다. 딥페이크 영상으로 선수를 조롱하고 선수 개인 SNS와 소속팀 계정까지 찾아가 퇴출을 요구하는 행위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회 지식재산권에 해당하는 영상과 사진을 무단으로 이용해 허위·왜곡 정보를 퍼뜨리고 부당한 이익을 얻는 행위에도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선수마다 생각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단편적인 해석이나 추측만으로 선수단 내부를 재단하고 갈등을 키우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번 상황으로 팬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선수단이 최상의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