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연봉 '1억'은 당연"…20대 말에 결정사 대표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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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회사 인생 갈아 1억 원, 20대 눈높이는 왜 이렇게 높을까
연봉 1억 원 버는 남성의 숨은 대가, 미디어가 만든 착각
결혼 시장에서 배우자 조건으로 연봉 1억 원을 요구하는 눈높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현장 전문가들은 이를 10년 이상 노동이 누적된 결과물로 규정하며 비현실적 기대치를 지적했다.
결혼 상담 현장에 등장한 1억 원 기준

결혼정보회사 노블마리아주 박정원 대표는 유튜브 채널 한방언니를 통해 최근 상담 현장에서 나타나는 20대 여성들의 배우자 경제력 기준을 공개했다. 박 대표는 상담 과정에서 조건을 보지 않는다며 연봉 1억 원을 당연한 기준으로 언급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고르듯 1억 원이라는 숫자를 쉽게 다루는 인식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영상에 참여한 20대 여성 제작진 역시 물가 상승을 이유로 남성이라면 1억 원 정도는 벌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응답했다. 박 대표는 연봉 1억 원에 대해 인생을 갈아 넣은 가격표라고 규정했다. 능력에 따른 현재의 몸값이 아니라 10~15년간 쌓아 온 인생의 누적값이라는 지적이다.
박 대표가 제시한 38세 대기업 과장의 사례는 이러한 장기 근로의 누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연봉 1억 2000만 원을 받는 해당 남성은 26세에 입사해 30세에 대리, 33세에 과장으로 승진했다. 야근과 주말 출근이 반복되는 일정 탓에 연애할 틈이 없었으며 밤 11시에 퇴근하는 일상이 이어졌다. 1~2년간 해외 주재원 근무를 거치고 복수의 사업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뒤에야 연봉 1억 원을 넘어섰다. 박 대표는 결혼할 수 있는 가장 빛나는 시기에 회사를 위해 일만 했으며, 1억 원에 도달하기까지 12년 넘는 시간을 회사에 투자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미디어가 부추긴 눈높이 착시와 경제적 불안 심리

박 대표는 일부 여성들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진 원인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미디어 환경을 지목했다. 미디어를 접하면서 여성들의 기준선이 이미 5000만 원 이상에 맞춰졌고, 7000만~8000만 원을 기본값으로 여기다 보니 1억 원을 손쉽게 거론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박 대표는 이 같은 기준을 제시하는 이들 다수가 정작 본인은 연봉 5000만 원을 벌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연봉 5000만 원은 절대 부끄럽거나 적은 숫자가 아니며, 최소 7년 이상 실력을 검증받은 결과이자 영광의 숫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상담 현장에서는 연봉 3000만 원 안팎인 20대 여성 회원이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이나 100억 원 이상의 자산가를 요구하는 사례도 언급됐다. 박 대표는 이를 단순한 탐욕이 아니라 불안 심리의 발현으로 해석했다. 개인의 소득과 고용 안정성이 취약하다고 느낄수록 경제력이 검증된 상대를 통해 미래의 위험을 상쇄하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결혼이 상대에게 경제적 위험을 전가하는 도구가 아니며, 두 사람이 생활의 위험을 분담하고 공동의 현실을 꾸려가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기업 평균 연봉 통계와 진짜 중산층의 괴리

공식 통계로 확인되는 한국 사회의 노동 소득은 성별과 업종에 따라 큰 격차를 드러낸다.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년 성별 임금 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업 공시 플랫폼)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146개 기업의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1억 203만 원을 기록했다. 공시 대상 기업 남성 평균임금이 수치상 1억 원을 상회한 것이다. 같은 기업군 여성의 평균임금은 7216만 원으로 남성의 70.7% 수준에 머물렀으며, 성별 임금격차는 29.3%로 집계됐다.
업종별 편차도 뚜렷하다. 금융 및 보험업은 남성 평균 1억 4150만 원, 여성 9850만 원으로 최고 임금을 기록했으나 격차는 30.4%에 달했다. 사업 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은 남성 5410만 원, 여성 3710만 원으로 최저 소득군을 형성했다. 격차가 가장 심한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남성 7680만 원, 여성 4430만 원)과 건설업(남성 8910만 원, 여성 5140만 원)으로 두 업종 모두 42.3%의 격차를 보였다. 격차가 가장 적은 숙박 및 음식점업은 남성 6130만 원, 여성 5260만 원으로 14.2%를 나타냈다.
소득 수준이 높다고 해서 가구의 자산 건전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발표한 대한민국 진짜 중산층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경제 협력체) 기준 소득 중산층 가구는 전체의 52.9%에 달했다. 소득뿐만 아니라 소비, 저축 여력, 자산, 부채, 노후 준비까지 충족한 진짜 중산층은 24.6%에 불과했다. 이들 가구의 평균 지표는 월 소득 631만 원, 소비 319만 원, 순자산 4억 17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연봉 1억 원이라는 상징적 금액이 곧바로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