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북한 대표팀 지휘봉 잡고 월드컵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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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눈물 후 16년… YSCC 요코하마 코치로 지도자 첫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북한 국가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던 정대세가 지도자로서의 장기적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의 최종 목적지는 다름 아닌 '북한 대표팀 감독'이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풋볼존'은 13일 "월드컵 전사가 품은 포부 '북한 감독으로서' 한때 뛰었던 큰 무대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 일본 JFL(4부 리그 격) Y.S.C.C. 요코하마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한 정대세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대세는 지난 8월부터 YSCC 요코하마의 코치로 부임해 지도자 생활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현역 시절 가와사키 프론탈레, 시미즈 S펄스, 마치다 젤비아 등 일본 프로축구 무대에서 오랜 기간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던 그는 은퇴 이후 체계적으로 지도자 수업을 밟아왔다.
정대세는 축구 철학을 설명하며 강한 전방 압박과 공격적인 전술을 지향한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지향하는 것은 전방 압박을 중심으로 한 축구"라며 "승리에 가장 가까운 스타일은 위르겐 클롭 감독의 축구라고 생각한다. 전방에서부터 수비해 공을 빼앗은 뒤 수직으로 빠르게 공격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형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상과 현실의 균형에 대한 경계도 잊지 않았다. 정대세는 "대부분의 감독에게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겠지만 언제나 그것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정상급 선수들이 갖춰져 있다면 쉽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재 보유한 전력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했던 경험은 코칭 과정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정대세는 "원래 공격수였던 내가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마무리"라며 "선수들이 가진 잠재력이 크다. 그들을 어디까지 성장시킬 수 있을지는 지도자인 나에게 달려 있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렇게 현장에서 차근차근 지도자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정대세가 바라보는 최종 지향점은 북한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 것이다. 정대세는 "지도자로서 꾸준히 경험을 쌓은 뒤 북한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한번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나가는 것이 오랜 꿈"이라고 밝혔다.

정대세에게 월드컵은 선수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북한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참가했다. 당시 북한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강호인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당시 브라질에는 카카, 포르투갈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코트디부아르에는 디디에 드로그바 등 당대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했다.
북한은 조별리그 3전 전패를 기록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정대세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정면으로 맞붙으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서 북한 국가가 연주되자 감격에 차 눈물을 쏟아내던 정대세의 모습은 남아공 월드컵 전체를 통틀어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그는 감독이라는 직책으로 그때의 감동과 경험을 재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대세 역시 자신이 세운 목표 앞에 선 현실적인 장벽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는 "재일 조선인으로 일본에서 자랐고 한국을 오가며 지내는 내가 북한 대표팀 감독을 맡는다는 것은 극도로 높은 장벽"이라며 "나 스스로도 그 난관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 여러 가지 문제 행동을 반복하다가 한국 여권까지 취득한 내가 국가대표 감독이라니,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어처구니없게 느낄 것"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표했다.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압도적인 성과'를 제시했다. 정대세는 "결국 가장 필요한 것은 압도적인 지도력과 실적"이라며 "향후 J1(1부 리그) 팀을 맡아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대표팀 측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정대세는 북한 대표팀의 정형화된 감독 선임 구조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전통적으로 군 관련 축구단에서 선수와 지도자를 발탁해 대표팀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정대세는 같은 재일 조선인 출신인 김종성 감독이 과거 북한 대표팀 지도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체제 내에서도 일정 부분 변화와 가능성의 여지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당장의 거창한 목표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정대세는 "선수 시절 젊었을 때는 야망이 지나치게 커서 현실과의 괴리 때문에 스스로 괴로워하곤 했다"며 "지금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눈앞에 주어진 일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결국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현 지도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