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안에 달려갑니다” 부산 '부캉이'가 받는 특별한 대우

작성일

부산 북항 '부캉이' 보러 한 달도 안 돼 140만 명 몰려…주변 상권도 특수
먹이 활동 흔적·반복 행동에 건강 우려…105명 감시·3분 내 긴급 출동 대비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한 달 가까이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보호하기 위해 부산시가 105명의 관리 인력을 투입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3분 대기조'까지 운영하고 있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상어. / 연합뉴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상어. / 연합뉴스

13일 전재수 부산시장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부캉이의 최근 상태와 관리 현황을 설명했다. 전 시장은 지난달 18일 부캉이가 처음 발견된 이후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이 140만 명을 넘어섰다며 뜻밖의 홍보 효과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다만 부캉이가 장기간 같은 장소에 머물면서 먹이 활동이 확인되지 않고 일부 행동에도 변화가 나타나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전 시장은 "복덩이입니다. 우리 부산의 복덩이다"라며 "수천억을 들여도 될까 말까 한 홍보를 이렇게. 우리 부산시민들이 부캉이를 복덩이로 부르고 있습니다. 하는 짓이 전부 다 예뻐요"라고 말했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모습을 드러낸 부캉이는 몸길이 약 3m의 대형 상어다. 처음에는 무태상어로 알려졌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이 근접 촬영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일 암컷 흑상어로 최종 확인됐다. 흑상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 등급으로 분류되는 어종이다.

먹이 활동 흔적 없고 같은 구간만 왕복…건강 상태 우려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에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 / 뉴스1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에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 / 뉴스1

전 시장은 부캉이가 처음 나타났을 때만 해도 시민들이 반가워했지만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걱정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18일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먹이를 먹은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저희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현재까지 먹이활동의 흔적이 없습니다"라며 "처음에는 수로가 꽤 길거든요. 그 수로 전체를 활동무대로 했다면 최근에는 특정 구간에만 왔다 갔다 하는 행동도 조금씩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냥 복덩이로만 생각했다가 이거 복덩이 건강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 슬슬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최근 바닷물 온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살펴보고 있다. 부캉이가 활동 범위를 좁혀 특정 구간을 반복해서 오가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는 만큼 환경 변화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신체 상태는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전 시장은 흑상어가 한 달가량 먹이를 먹지 않고도 버틸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소개하며 "심리적으로 대단히 안정적이고 신체적으로는 대단히 지금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먹이 활동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제로 한 달 가까이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계기관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활동 흔적과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부캉이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두 차례 구조작전 실패…그물 넘고 다시 돌아온 부캉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시도는 이미 두 차례 있었다. 부산시와 해경 등 관계기관은 지난 9월 29일 처음으로 외해 유도 작업에 나섰다. 선박과 워터펌프를 이용해 물살과 소음을 만들고 부캉이가 자연스럽게 수로 밖으로 헤엄쳐 나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부캉이는 물줄기를 피해 수로 가장자리나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 한때 바다 방향으로 향하는 듯했지만 다시 수로 안쪽으로 돌아왔다. 구조 당국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작업을 이어갔지만 끝내 바다로 내보내지 못했다.

지난 2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15일째 체류 중인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2차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지난 2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15일째 체류 중인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2차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지난 2일에는 길이 50m, 높이 6.8m의 대형 그물을 투입해 두 번째 구조작전을 펼쳤다. 그물로 수로 안쪽을 차단하면서 부캉이를 바다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캉이는 그물 앞에서 계속 맴돌았고 수로 입구에서 약 70m 떨어진 지점에서는 그물이 바닥의 돌에 걸리면서 작업이 중단됐다.

이후 부캉이가 수로 출구 쪽에 머무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지만 바다로 완전히 빠져나가지는 않았다. 지난 3일에는 만조로 수위가 높아진 틈을 타 그물을 넘어 다시 수로 안쪽으로 돌아왔다.

결국 당국은 추가적인 유도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반복적인 구조 시도가 상어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스스로 바다로 나가도록 기다리면서 건강 상태를 관찰하기로 했다. 외해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설치했던 그물도 철거했다.

공무원 등 105명 투입…비상 상황 발생하면 3분 내 출동

부산시는 구조작전을 잠정 중단했지만 현장 관리는 계속하고 있다. 전 시장에 따르면 현재 부산시를 중심으로 부산시설공단과 동구청,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기관 인력 105명이 매일 현장에 나와 부캉이의 움직임과 안전 상태를 살피고 있다.

최근에는 해양수산부와 관계기관이 대책회의를 열고 부캉이의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날 경우 시행할 비상조치도 마련했다. 전 시장은 "건강상태에 조금이라도 우려스러운 모습이 나타나게 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느냐"며 "그 방법까지, 이거는 대외비입니다. 그 방법까지 비상대책까지 다 준비를 해놨다"고 밝혔다.

특히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3분 안에 현장에 도착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로 어떤 장비와 방법을 동원해 부캉이를 구조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 시장은 "부캉이가 원래 살던 곳으로 가야 되니까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부캉이가 건강한 상태로 바다에 돌아가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설명이다.

한 달도 안 돼 140만 명 방문…주변 상권까지 '부캉이 특수'

부캉이가 가져온 관광 효과도 상당하다. 전 시장은 지난 12일까지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이 14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부캉이가 처음 등장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기록한 수치다.

실제 부산시설공단 집계에 따르면 지난 9~11일 한글날 연휴 사흘 동안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20만 5000명에 달했다. 9일과 10일에는 각각 7만 4000명과 7만 5000명이 방문했고 11일에도 5만 6000명이 찾았다. 앞선 개천절 연휴인 3~5일에도 26만 4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부캉이가 나타나기 전 북항 친수공원의 주말 평균 방문객은 약 20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부캉이를 보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면서 공원 주변 주차장이 만차가 되고 수로 주변 산책로와 보도교에는 상어를 기다리는 방문객들이 줄지어 서는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주변 상권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전 시장은 부산역에서 북항 친수공원까지 걸어서 7~8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며 부산역 주변 식당과 커피숍이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항 친수공원은 약 9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공간이다. 부산시는 이 일대를 오페라하우스와 돔아레나 등이 들어서는 해양도시의 대표 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전 시장은 부캉이가 나타난 뒤 북항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부캉이가 와서 전국적, 세계적인 인지도를 올려버려서 저희들 입장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부캉이는 지난달 29일 부산시 명예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부산시가 공식 SNS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참여자 약 8200명 가운데 91%가 명예홍보대사 위촉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