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11 전용 음성 입력 ‘램블러’, 갤럭시 Z 폴드8서 똑같이 작동…루팅도 필요 없다

작성일

개발자 악샤이 카담, 픽셀 11 전용 램블러를 Gboard 개조판 PixelBoard로 이식
갤럭시 Z 폴드8 작동 확인, 비공식 앱이라 보안 위험은 사용자 몫

노트북과 두 대의 스마트폰이 놓인 책상에서 생각에 잠긴 남성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노트북과 두 대의 스마트폰이 놓인 책상에서 생각에 잠긴 남성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구글 픽셀 11 시리즈 전용으로 나온 AI 음성 입력 기능 ‘램블러(Rambler)’를 다른 안드로이드폰에서 쓸 수 있게 하는 비공식 이식판이 나왔다. 개발자 악샤이 카담(Akshay Kadam)이 구글 키보드 앱 Gboard를 수정해 ‘PixelBoard’라는 이름으로 깃허브(GitHub)에 올렸다.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이 앱을 갤럭시 Z 폴드8에 설치해 봤고, 픽셀 11에서 쓰는 램블러와 똑같이 작동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글이 공식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키보드는 사용자가 입력하는 모든 내용을 거치는 앱이어서 개인 개발자가 배포하는 수정 앱을 설치할 때는 위험을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말을 다듬어서 써 주는 AI 음성 입력, 램블러

램블러는 픽셀 11 시리즈의 새 기능으로 AI가 음성 입력 결과를 정리해 주는 방식이다. 안드로이드 센트럴(Android Central)에 따르면 픽셀 11 시리즈는 올해 초 출시됐고, 매직 큐(Magic Cue)와 매직 캡처 같은 AI 기능과 함께 램블러가 들어갔다. 나인투파이브구글은 램블러를 픽셀 11 시리즈와 구글북이 지원하는 기능이라고 소개했다.

동작은 이렇다. 사용자가 말한 내용을 AI에 통과시켜 문법과 서식을 맞추고, “음”이나 “어” 같은 군더더기 표현과 말이 꼬인 부분을 덜어낸다. 안드로이드 센트럴은 말하는 도중의 정정을 이해하고 이모지를 넣거나 문체를 격식체·구어체 등으로 바꿔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라이프해커가 든 예시가 이해하기 쉽다. “우유는 일반 우유로 사야 해…아니, 귀리 우유”라고 말하면 램블러는 귀리 우유를 사야 한다는 문장만 적어 준다. 기존 음성 입력이 들은 대로 받아 적는 도구였다면 램블러는 말뜻을 정리해 완성된 글로 돌려주는 도구에 가깝다.

한 가지 특징은 실시간 받아쓰기 화면이 없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센트럴에 따르면 사용자가 말을 마치고 ‘완료’ 버튼을 눌러야 AI가 처리한 결과가 나온다. 실시간 미리보기가 없고 한 단어씩 그대로 나오지 않아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기존 음성 입력보다는 큰 개선이라는 평가다.

양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화면 속 키보드를 확인하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양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화면 속 키보드를 확인하는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PixelBoard는 어떻게 램블러를 풀었나

PixelBoard는 구글의 공식 Gboard를 기반으로 만든 분기 프로젝트다. 개발자는 레딧 게시글에서 공식 Gboard를 수정해 램블러와 새 글쓰기 도구를 풀었다고 밝혔다. 이 게시글은 아르템 루사코프스키를 통해 알려졌다.

안드로이드폴리스가 아닌 라이프해커 보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오소리티가 먼저 이 앱을 소개했다. 라이프해커는 카담이 PixelBoard를 ‘슈퍼차지된 Gboard 모드’로 소개한다고 전했다. 깃허브 설명상 기존 Gboard와 나란히 설치되므로 원래 앱을 지우거나 대체할 필요가 없고, 루팅(root, 기기 최고 권한 획득)도 필요 없다.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퓨어는 깃허브 저장소를 따로 살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GPL-3.0 라이선스로 공개돼 있고, 앱은 ‘com.akshaykadam.pixelboard’라는 별도 패키지 이름으로 설치된다. 저장소에는 미리 패치된 코드 덕에 루팅 없이 구글 플레이의 서명·무결성 검사를 통과한다는 설명도 있다. 안드로이드퓨어는 이 내용이 개발자 주장이며 직접 검증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모든 기능이 넘어오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퓨어에 따르면 저장소는 램블러 음성 입력, AI 교정, 어조 바꿔 쓰기는 지원 기기 전반에서 작동한다고 적었다. 반면 글쓰기 도구 V2와 온디바이스 추론 백엔드 선택 기능은 시스템 AICore와 하드웨어 요건 때문에 픽셀 전용으로 남는다.

설치 방법과 갤럭시 Z 폴드8 테스트 결과

설치 경로는 세 가지다. 라이프해커에 따르면 깃허브에서 앱을 내려받아 알림창이나 파일 관리자에서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개발자라면 USB 디버깅을 켠 상태에서 USB로 연결해 설치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모르페 매니저로 기존 Gboard APK에 패치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개발자는 첫 번째 방법을 권장한다. 프로젝트에 기존 Gboard 설치본을 패치하는 방법 등 여러 경로가 있다.

설치 뒤에는 설정의 ‘언어 및 입력’에서 화면 키보드 항목으로 들어가 PixelBoard를 켜고 입력기로 고른다. 라이프해커에 따르면 이어서 ‘Rambler Dictation’ 메뉴의 음성 입력에서 ‘받아쓰기 유형’을 ‘표준’에서 ‘램블러’로 바꾸면 된다. 안드로이드 센트럴은 PixelBoard를 기본 키보드로 설정하면 램블러를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테스트는 갤럭시 Z 폴드8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완전한 성공”을 거두며 픽셀 11의 램블러와 똑같이 작동했다. 다만 결과는 기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안드로이드퓨어는 테스트가 폴더블 1대에서만 이뤄졌고 다른 모델과 브랜드에서의 동작, 힌디어를 비롯한 인도 언어 지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키보드는 모든 입력을 본다…보안과 지속성 문제

가장 큰 변수는 보안이다. 안드로이드 센트럴은 PixelBoard가 구글의 공식 앱이 아니며 수정된 APK(안드로이드 설치 파일)를 설치하면 보안·개인정보 위험이 따른다고 경고했다. 안드로이드퓨어는 키보드가 비밀번호와 개인 메시지, 금융 정보를 다루는 앱인 만큼 만든 사람을 믿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PixelBoard의 코드를 검토하지 않았고 안전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히며, 설치 방법은 싣지 않았다.

개인정보 보호 약속도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안드로이드퓨어에 따르면 구글은 공식 램블러가 텍스트와 음성을 임시로 처리한 뒤 저장이나 공유 없이 삭제한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은 구글 Gboard의 램블러에 해당하고 수정 빌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프로젝트 스크린샷에는 램블러와 글쓰기 도구의 입력이 구글에서 처리된다는 안내가 있지만, 수정 앱이 실제로 무엇을 어디로 보내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계속 쓸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안드로이드 센트럴은 램블러가 공식적으로 픽셀 11 시리즈 전용이어서 구글이 이후 Gboard나 서버 쪽 업데이트로 우회 경로를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이 램블러를 다른 기기로 확대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당분간 이런 서드파티 수정판이 유일한 방법이다.

공식 요건도 좁다. 안드로이드퓨어에 따르면 구글 지원 페이지는 픽셀 11 시리즈 기기, 기본 키보드로 설정한 최신 Gboard, Gboard의 마이크 권한을 요구한다. 전체 기능에는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고 오프라인 사용은 제한적이다. 지원 언어에는 영어·아랍어·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일본어·한국어·포르투갈어·러시아어·스페인어와 힌디어 등 인도 언어가 포함된다. 구글은 램블러를 픽셀 11로 한정한 이유를 도움말에서 밝히지 않았다.

플레이스토어 앱만 쓰고 싶다면 대안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위프트키가 괜찮은 대체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