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고민했다” 차준환,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 선언...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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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고민 끝에 결정”…국가대표 활동 중단·서울시청과 계약 종료
올림픽 4위 이후 연예계 활동 확대…은퇴 여부는 밝히지 않아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을 대표해 온 차준환이 이번 시즌 국가대표 활동과 공식 대회 출전을 중단하기로 했다. 소속팀 서울시청과의 계약도 종료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차준환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2026~2027시즌 국가대표 활동과 대회 출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며 "오랜 고민 끝에 이번 시즌에는 국가대표 활동과 대회 출전을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시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서울시청과의 계약도 마무리했다며 그동안 자신을 믿고 지원해 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차준환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 저에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민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팬들에게는 변함없는 응원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인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은퇴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선수 생활을 다시 이어갈지와 복귀 시점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올림픽 4위 이후 달라진 행보…국제대회 출전도 중단

차준환은 올해 2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4위에 오르며 한국 남자 피겨 역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동메달과의 점수 차이는 불과 0.98점이었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며 세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당시 차준환은 선수 생활을 끝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라스트 댄스라고 말한 적 없다"고 답하며 은퇴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공식 대회 출전은 이어지지 못했다.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했고 이후 선수 생활과 향후 활동 방향을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인 컵 오브 차이나와 6차 대회인 NHK 트로피에 초청받았지만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일신상의 이유로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직에서도 물러났다. 여기에 서울시청과의 계약까지 끝나면서 당분간 전문 선수로서의 활동을 쉬게 됐다.
차준환이 경기 대신 새로운 분야에 집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 4월 배우 차은우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아이스쇼와 뮤직비디오 등에 참여하며 스포츠 외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선수 생활과 병행하던 외부 활동이 최근 들어 한층 다양해진 것이다.
아역배우 출신 차준환, 다시 연기 무대로 향하나

차준환은 올해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on ICE)'에서 주인공 성진우를 연기했다. 인기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 공연에서 피겨스케이팅을 바탕으로 연기와 노래를 선보였다. 지난 9월에는 가수 로이킴의 신곡 '스파클(Sparkle)' 뮤직비디오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아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현재는 tvN 새 시트콤 '궁전랜드' 출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환에게 연기 활동은 완전히 낯선 도전이 아니다. 어린 시절 광고와 드라마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피겨스케이팅을 접했다. 이후 스케이팅에 재능을 보이면서 배우가 아닌 운동선수의 길을 선택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아역배우로 활동하다 피겨로 전향하면서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며 선수 은퇴 후 기회가 생긴다면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차준환은 뛰어난 외모와 무대 표현력으로 피겨 팬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높은 인지도를 쌓아왔다. 팬들 사이에서는 'K팝이 놓친 태릉의 인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실제로 경기에서 보여준 섬세한 표현력과 연기력은 아이스쇼 등 공연 활동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다만 이번 시즌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는 결정이 곧 연예계 전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차준환은 향후 활동을 신중하게 고민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특정 분야에 전념하겠다고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평창 15위→베이징 5위→밀라노 4위…한국 남자 피겨의 역사
차준환은 휘문중학교 재학 시절부터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받으며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5위에 올라 당시 한국 남자 싱글의 올림픽 최고 순위를 새로 썼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올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는 4위까지 올라 세 차례 올림픽 출전마다 자신의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국제대회에서도 한국 남자 피겨 최초 기록을 잇달아 세웠다. 2022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최초로 정상에 올랐고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었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정상까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