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축제 갔다가 날벼락...757명 집단 식중독 증세, 원인은 바로 '이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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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 지평선축제 방문객 750명, 집단 식중독 증세
전북 김제시의 대표 가을 축제인 지평선축제를 찾았던 방문객 가운데 집단 식중독 의심 증세를 호소한 사람이 750명을 넘어섰다. 신고자 대다수가 축제장 먹거리 부스에서 산 김밥을 먹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보건당국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12일 김제시보건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지평선축제를 다녀온 뒤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났거나 식중독 진단을 받았다고 신고한 사람은 모두 757명이다. 전날보다 29명 늘어난 수치다. 신고자들은 복통과 구토, 설사, 오한 등 전형적인 장염 증세를 보였고, 증상이 심한 일부는 고열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로 28회째를 맞은 김제지평선축제는 지난 1일 막을 올려 5일까지 닷새 동안 이어졌다. 축제는 성황리에 끝났지만 폐막 직후부터 몸에 이상을 느낀 방문객들의 신고가 줄을 이으면서 지역 대표 축제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폐막 날 5명에서 시작...나흘 만에 세 배로
첫 신고는 축제 마지막 날인 5일 들어왔다. 이날 5명가량이 증상을 알린 것을 시작으로 보건소에는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다. 폐막 사흘째인 8일 낮 1시 기준 유증상자는 260명이었는데, 나흘 만에 3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폐막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신고는 멈추지 않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유증상자 대부분은 축제장 먹거리 장터에 자리한 한 부스에서 판매한 김밥을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는 축제 기간 운영된 맛집장터 읍면동 부스 이용객을 중심으로 접수됐다. 다만 김밥이 아닌 육회 등 다른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을 보인 사람도 일부 확인돼 당국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별도로 들여다보고 있다.
입원 환자 누적 150명...살모넬라균 32명에게서 검출
병원 치료가 필요할 만큼 증세가 심한 환자도 적지 않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누적 150명이다. 이 가운데 54명은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고, 96명은 여전히 병원에 머물고 있다.
입원 환자들의 검체에서는 여러 병원체가 동시에 확인됐다. 32명에게서는 살모넬라균이, 1명에게서는 노로바이러스가 나왔다. 사포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가 검출된 환자도 9명이다.
김제시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문제의 부스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손님에게 내준 종사자 13명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맡겼다. 현장에 남아 있던 식재료와 칼, 도마 등 조리도구도 거둬들여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당시 도구로 김밥 다시 만든다...결과는 19일께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시에 따라 '재현 검사'도 진행된다. 축제 당시 매장에서 쓰던 도구를 그대로 사용해 음식을 다시 만든 뒤 어느 단계에서 균이 나오는지 분석하는 방식이다. 최종 검사 결과는 오는 19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당국은 "정확한 식중독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유증상자 발생 상황을 지속해서 관찰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추가 역학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제시와 지평선축제제전위원회는 식중독 의심 신고가 잇따르자 사과문을 냈다. 이들은 "주최 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축제장을 찾아주신 분들께 예기치 못한 고통과 큰 불편을 안겨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김제시의회도 9일 공휴일임에도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고 담당 부서로부터 발생 현황과 조치 사항을 보고받았다. 이정자 의장은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축제는 그 어떤 성과도 무의미하다"며 위생 관리를 포함한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하라고 집행부에 주문했다.
피해 보상 논의도 시작됐다. 김제시 관계자는 "손해사정사와 회의를 열어 방문객 보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관련 부서와 기관의 의견을 듣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밥으로 인한 대규모 식중독은 처음이 아니다. 2021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프랜차이즈 김밥집 두 지점에서는 270여 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고, 환자와 김밥 재료에서 같은 살모넬라균이 나왔다. 당시 일부 피해자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입원 환자에게 200만 원, 통원 환자에게 1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김밥집에서 김밥을 먹은 200명 넘는 시민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는데, 역학조사 결과 환자와 재료에서 검출된 살모넬라균이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밥 식중독' 왜 반복되나...예방법은?
식약처 분석에서 살모넬라 식중독의 주요 원인 식품으로는 계란과 알가공품, 김밥류가 꼽혔다. 김밥에는 달걀지단을 비롯해 여러 재료가 한데 들어가는 데다 조리 과정에서 손이 많이 닿아, 한 재료가 오염되면 다른 재료로 균이 번지는 교차오염이 일어나기 쉽다. 살모넬라는 2024년 원인병원체별 식중독 발생 현황에서 전체의 3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노로바이러스(20%)와 병원성대장균(13%)이 뒤를 이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평균 12~36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메스꺼움, 구토, 발열, 경련성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난다. 대개 며칠 안에 저절로 회복되지만 일부는 균이 혈액이나 관절, 중추신경계로 퍼지는 침습성 감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고령자와 영유아,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생겼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를 막는 일이다. 전문의들은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자주 마시고, 구토가 심해 마시기 어렵다면 병원에서 수액을 맞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는 균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어 임의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방의 기본은 충분한 가열이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식약처는 계란과 가금류, 육류를 조리할 때 음식 중심 온도가 75도 이상인 상태로 1분 넘게 익히라고 권고한다. 계란은 금이 가지 않은 것을 골라 냉장 보관하고, 계란을 만진 뒤에는 비누나 세정제를 써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조리하는 사람의 건강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식약처는 구토나 설사, 복통 등 증상이 있는 조리 종사자는 조리에 참여하지 말고, 증상이 나은 뒤에도 2~3일 동안은 조리에서 빠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 식재료별 조리기구 구분 사용, 식재료와 조리기구 세척·소독, 보관 온도 지키기 등 식중독 예방 6대 수칙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