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다·문화공연에 54만 인파…나주 가을축제 흥행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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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평 꽃정원부터 역사 재현·대형 공연까지 차별화…지역상권 소비 촉진과 친환경 운영으로 축제 경쟁력 입증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가 가을의 절정에서 전국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대표 관광도시로서의 저력을 과시했다.
‘2026 나주영산강축제’가 5일간 총 54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 노해섭 기자
‘2026 나주영산강축제’가 5일간 총 54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 노해섭 기자

영산강변을 수놓은 대규모 꽃정원과 지역의 역사·문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공연,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면서 나주영산강축제가 또 한 번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나주시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영산강정원 일원에서 열린 ‘2026 나주영산강축제’에 모두 54만 명이 방문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기록한 52만 명을 넘어선 수치로, 5일간 이어진 축제에 전국 각지의 관광객이 몰리며 가을철 대표 문화관광 행사로서의 입지를 넓혔다.

‘Hello 나주 Festival, 다시 뜨겁게’를 내건 올해 축제는 꽃과 자연을 감상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나주의 역사와 전통, 문화예술, 미식, 지역경제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2026 나주방문의 해’와 맞물려 수도권과 경상권, 제주 등 전국에서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나주 관광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윤병태 나주시장이 지난 11일 진행된 ‘2026 나주영산강축제’ 폐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노해섭 기자
윤병태 나주시장이 지난 11일 진행된 ‘2026 나주영산강축제’ 폐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노해섭 기자

◆ 꽃정원 넓히고 나주 이야기 입혔다…전국 관광객 발길

이번 축제의 흥행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는 나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지역 특화 콘텐츠가 꼽힌다. 단순히 유명 가수를 초청하거나 꽃을 전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설화, 근현대사의 기억을 공연과 퍼포먼스로 재구성해 축제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왕후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창작뮤지컬 ‘왕후, 장화’는 나주의 역사적 배경을 무대예술로 전달했다. 영산강 앙암바위에 얽힌 전설을 소재로 한 ‘아랑사 아비사: 앙암바위의 전설’도 지역의 문화유산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축제를 맞아 조성된 12만 평 규모의 꽃단지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꽃길을 거닐며 추억을 쌓고 있다.   / 노해섭 기자
축제를 맞아 조성된 12만 평 규모의 꽃단지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꽃길을 거닐며 추억을 쌓고 있다. / 노해섭 기자

천년고도 나주의 위상을 보여준 ‘천년나주목사 부임행차 행렬’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옛 관아의 행렬을 재현했다. 천연염색 패션쇼는 나주가 지닌 전통산업의 가치를 현대적인 문화 콘텐츠로 선보였고, 1929년 나주역에서 촉발된 학생독립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현대무용으로 표현한 창작무용극 ‘댕기머리’는 지역의 역사와 예술을 접목했다.

개막일인 7일에는 평일임에도 약 9만 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이후 한글날 연휴까지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5일간 누적 방문객은 54만 명에 달했다.

인천에서 방문한 한 관광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본 꽃정원을 계기로 나주를 찾았다가 목사행차까지 관람했다며, 예상보다 풍부한 역사문화 콘텐츠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 7만 평에서 12만 평으로…영산강변이 거대한 꽃물결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또 다른 주인공은 한층 넓어진 영산강정원이다.

나주시는 지난해 약 7만 평이었던 꽃단지를 올해 약 12만 평 규모로 확대했다.

코스모스를 비롯해 댑싸리와 해바라기, 백일홍, 메밀 등 다채로운 가을꽃을 심어 강변을 거대한 야외 정원으로 꾸몄다. 영산강의 자연경관과 계절별 꽃의 색채가 어우러지면서 축제장은 사진 촬영과 산책을 즐기려는 방문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축제 폐막일인 지난 11일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축제 성공을 기원하며 영산강 하늘을 가로지르며 에어쇼를 선보였다. / 노해섭 기자
축제 폐막일인 지난 11일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축제 성공을 기원하며 영산강 하늘을 가로지르며 에어쇼를 선보였다. / 노해섭 기자

강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횡단보행교는 꽃정원과 축제장을 잇는 이동 동선 역할을 했다. 관람객들은 꽃밭 사이를 걸으며 가을 풍경을 감상하고 가족, 연인, 친구들과 추억을 남겼다.

포항에서 자녀들과 함께 방문한 한 관광객은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보기 위해 나주를 찾았다가 광활하게 펼쳐진 코스모스밭까지 즐기게 됐다며 가족 모두에게 특별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낮에는 꽃과 강변 풍경을 즐기고, 저녁에는 공연과 야간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도 축제의 매력을 높였다. 특정 시간대에 관람객이 집중되는 데 그치지 않고 낮부터 밤까지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체류형 관광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나주시는 축제가 끝난 뒤에도 영산강의 수변 생태와 산책로, 정원 자원을 연계해 관광객이 계절마다 찾을 수 있는 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2026 나주영산강축제’가 열리고 있는 영산강정원을 방문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여유로운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 노해섭 기자
‘2026 나주영산강축제’가 열리고 있는 영산강정원을 방문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여유로운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 노해섭 기자

◆ 트로트부터 힙합·클래식까지…영산강 밤을 달군 무대

매일 밤 이어진 문화공연 역시 흥행 열기를 뒷받침했다. 뮤지컬과 트로트, 힙합, 클래식, 크로스오버 등 서로 다른 장르를 한자리에 모아 다양한 연령층이 각자의 취향에 맞춰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창작뮤지컬 ‘왕후, 장화’를 비롯해 박지현과 홍지민이 출연한 개막 축하공연, 조권·아이비·마이클리가 함께한 ‘뮤지컬 드라마틱쇼’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젊은 층을 겨냥한 ‘영산강 리버웨이브 워터쇼’에는 기리보이와 호미들 등이 출연해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소프라노 김은경과 테너 이호철,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가 참여한 ‘문라이트 심포니’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매력을 함께 전달했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성리와 김연자가 무대에 오른 폐막공연 ‘강변연가’가 펼쳐졌으며, 화려한 불꽃쇼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주요 공연이 열릴 때마다 주무대 객석뿐 아니라 하늘잔디광장까지 관람객들이 모여들어 영산강변을 뜨거운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풍성했다. 어린이 직업체험관 ‘키자니아’는 소방관과 경찰, 의사, 승무원 등 7개 분야로 운영됐으며, 종이배 띄우기와 연날리기, 민화 그리기, 보드게임 등 직접 참여하는 체험도 마련됐다.
트랜스포머 공연과 핑크퐁·티니핑 싱어롱쇼, 랜덤플레이댄스, 버블매직쇼, 가족 마술콘서트 등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스탬프투어와 RC보트 조종, 영산강 별빛 소원배 띄우기 등도 방문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폐막일 블랙이글스 에어쇼는 하늘을 수놓는 역동적인 비행으로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 축제장에서 골목상권으로…소비 촉진·친환경 운영 성과

축제의 성과를 행사장 내부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경제로 확산하려는 노력도 눈길을 끌었다.

영산강 미식관과 푸드트럭에서는 한식과 일식, 분식 등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였다. 나주시는 지난해보다 좌석과 편의공간을 확충해 방문객들이 보다 쾌적하게 식음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지역 점포에서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꽝 없는 행운소비 즉석복권 이벤트’가 호응을 얻었다. 축제 개막 전인 10월 1일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지역 상권 이용을 축제 참여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준비한 복권이 행사기간 매일 조기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이어지면서 원도심과 영산포, 빛가람동 등 지역 곳곳으로 소비를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탰다.

환경을 고려한 운영 방식도 강화됐다. 먹거리 부스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전용 회수·세척 시스템을 운영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했다. 방문객들의 적극적인 반납 참여와 분리배출 실천은 대규모 축제에서도 친환경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나주시는 앞으로도 지역 상권과 연계한 소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다회용기 사용 등 환경친화적인 운영 방식을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번 축제는 대규모 꽃정원과 공연, 역사문화 콘텐츠, 가족 체험을 결합한 데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와 환경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고 지역의 매력을 직접 경험하도록 구성하면서 영산강정원의 관광자원으로서의 가능성도 한층 부각됐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축제 기간 나주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 행사 준비에 힘쓴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시장은 1200여 명의 공직자를 비롯해 경찰과 소방, 유관기관·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의 협력 덕분에 큰 사고 없이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축제는 끝났지만 영산강의 아름다운 가을은 계속되고 있다”며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꽃길을 걸으며 나주에서의 추억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주시는 앞으로 영산강정원을 사계절 관광객이 찾아와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가꾸고,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정원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54만 명의 방문객이 남긴 흥행 기록을 일회성 성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관광 수요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