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부산경제의 짐을 함께 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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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세기 기업 경영의 경험, 이제는 부산경제의 미래를 향한 책임으로
- 해양수도 실현·기업 현장 소통·산업재편 지원까지…부산을 위해 넓혀온 행보
- 임기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실천…지역경제에 쏟는 열정은 현재진행형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기업을 일군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일이 아니다.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수많은 위기를 넘어서며, 때로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무거운 결정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한 기업을 반듯하게 세우는 데 평생을 바친자] 사람이라면 그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위키트리전국총괄본부장 최학봉 기자. / 사진=위키트리DB
위키트리전국총괄본부장 최학봉 기자. / 사진=위키트리DB

그런 기업인이 자신의 회사 울타리를 넘어 지역경제 전체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면, 그 책임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보면서 떠오르는 질문이다.

2024년 3월 제25대 부산상의 회장에 취임한 양 회장은 지난 2년 7개월 동안 부산경제의 크고 작은 현안 속에 있었다. 해운·물류산업을 기반으로 기업을 성장시킨 경영인으로서 이제는 개별 기업의 이익을 넘어 지역경제 전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에 서 있다.

부산상의 회장이라는 직함은 명예로운 자리다. 그러나 지금처럼 지역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그 명예보다 책임이 훨씬 무겁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지역 제조업은 산업구조 변화의 거센 파도와 마주하고 있다. 기업들은 원가 부담과 인력난을 호소하고, 부산경제를 지탱해 온 전통산업마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 회장은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부산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을 쏟아왔다. 그 중심에는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 있다.

세계적인 항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해운기업의 핵심 기능과 해양금융, 관련 산업이 충분히 집적되지 못한 부산의 현실은 오랫동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었다. 양 회장은 HMM 본사 부산 이전을 비롯한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에 목소리를 내왔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이후에는 지역경제계와 정부 사이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

해운·물류산업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그에게 해양수도 부산은 단순한 지역 현안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평생 기업을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을 부산의 미래 산업과 연결하려는 노력으로 읽힌다.

기업 현장을 향한 발걸음도 이어졌다. 부산상의는 지역 기업들의 경영 애로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방문과 간담회를 추진해 왔다. 양 회장 역시 기업 현장을 찾아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 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단체의 역할은 회의실에서만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이 무엇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지, 어떤 제도가 투자를 가로막고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온다.

기업을 경영해 본 사람은 안다. 공장 하나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거래처 하나를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 직원 한 사람의 일자리가 한 가정에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이다. 양 회장이 기업 현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이러한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부산의 산업구조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상의는 동남권 기업의 사업재편과 인공지능 전환을 지원하며 지역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면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찾는 일은 부산경제의 미래와 직결되는 과제다.

부산은 한때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이었다. 항만과 공장, 수출 현장에서 수많은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땀을 흘렸고, 그 힘으로 오늘의 부산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만으로 미래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새로운 산업을 키우고, 기업들이 부산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젊은 세대가 이 도시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 회장이 부산상의 회장으로서 마주하고 있는 과제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부산경제의 모든 변화가 한 사람의 힘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정부와 부산시, 지역 기업인들과 시민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기업인들의 뜻을 모아야 하고, 누군가는 부산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일이라도 지역의 미래를 위해 꾸준히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 바로 부산상의 회장이다.

양 회장은 자신이 일군 기업을 경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역경제의 문제를 함께 짊어지는 길을 선택했다. 기업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이제는 부산이라는 도시를 위한 책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자는 오랫동안 부산경제 현장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사실을 절감했다. 기업이 잘될 때는 누구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가 어려워지고 기업들이 흔들릴 때 지역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보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양 회장의 지난 2년 7개월은 단순한 재임 기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듣고, 부산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해양수도 실현이라는 오랜 과제를 앞으로 밀어가는 과정에는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책임이 담겨 있다.

양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아직 해야 할 일도, 마무리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부산경제의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쌓인 구조적인 어려움을 몇 차례의 회의나 건의만으로 바꿀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기업인들과 함께 해결의 길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부산은 지금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통 제조업의 변화를 이끌며, 청년들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 길에는 기업인들의 도전이 필요하고, 그 도전을 뒷받침할 지역경제계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한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그러나 한 도시의 미래를 위해 힘을 보태는 일에는 그보다 더 큰 책임감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양 회장은 평생 기업을 일구며 그 책임의 무게를 배웠고, 지금은 그 경험을 부산경제를 위해 쓰고 있다.

기업인의 성공은 그가 일군 회사의 이름으로 남는다. 그러나 자신의 기업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위해 흘린 땀은 그 도시의 기억 속에 남는다.

양재생 회장이 지금 짊어지고 있는 것은 부산상의 회장이라는 직함만이 아니다. 자신이 뿌리내리고 은산해운항공과 성장한 부산에 대한 애정이며, 이 도시에서 살아갈 다음 세대의 내일까지 생각해야 하는 책임이다.

부산경제가 어려울 때 그 곁을 지키고, 기업들이 힘겨울 때 함께 고민하며, 도시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놓는 사람. 부산이 오래 기억해야 할 기업인의 모습은 어쩌면 바로 그런 모습일 것이다.

양재생 회장의 발걸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갈 길에 더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부산경제를 위해 흘린 땀이 이 도시의 새로운 희망으로 이어지는 날, 사람들은 그가 어떤 자리에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부산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