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벽돌 대신 유리병 8000개…집 안에 들어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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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장인이 자전거에 싣고 나르는 100kg 통발의 비밀
4대째 이어온 전통 간장부터 유리병 8000개로 지은 집까지
자전거 한 대에 무려 200개의 통발을 싣고 움직이는 노인, 매일 수백 개의 장독을 저으며 전통 간장을 만드는 가족, 그리고 8000여 개의 유리병으로 집을 짓는 남자까지. 베트남 곳곳에는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 세월 쌓아온 기술과 남다른 열정이 만들어낸 놀라운 풍경을 찾아간다.
14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놀라운 일상 베트남’ 3부 ‘별난 인생 고수 열전’에서는 베트남어 통번역가 유기태가 베트남 곳곳에 숨어 있는 특별한 장인들을 만난다. 전통 통발을 만드는 노인부터 4대째 간장을 빚는 가족, 버려진 유리병으로 집을 만드는 남자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독특한 일상을 들여다본다.

자전거에 통발 200개…87세 장인이 옮기는 100kg의 무게
베트남 홍옌성의 투시 마을(Thu Sy Village). 한적한 논길을 걷던 유기태의 눈앞에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진다.
멀리서 자전거를 끌고 다가오는 노인의 모습이 마치 거대한 고슴도치를 연상시킨다. 자전거에는 기다란 대나무 통발이 사방으로 빼곡하게 매달려 있다.
그 수만 무려 200개, 무게는 약 100kg에 달한다. 유기태가 직접 자전거를 움직여 보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을 정도다.
이 엄청난 양의 통발을 옮기는 주인공은 87세 장인이다. 오랜 세월 대나무를 다루며 전통 어구를 만들어온 노인의 일상은 시작부터 놀라움을 자아낸다.
장인을 따라 집으로 들어서자 더욱 특별한 풍경이 펼쳐진다. 마당과 집 안 곳곳에 크고 작은 통발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길쭉한 원통 모양의 전통 통발인 '도(Do)'다. 대나무를 엮어 만드는 이 통발에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장인의 기술과 경험이 담겨 있다.
유기태는 장인에게 직접 대나무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며 통발 제작에 도전한다. 이어 장인을 따라 논으로 나가 미리 설치해 둔 통발을 하나씩 건져 올린다.
과연 장인의 통발에는 물고기가 들어 있을까. 평생을 대나무와 함께 살아온 노인의 특별한 하루가 공개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젓는다…4대째 이어온 전통 간장
다음으로 향한 곳은 비가 내리는 번옌년 마을(Ban Yen Nhan Village)이다.
유기태는 마을 시장에서 따끈한 음식을 맛보던 중 상인에게 특별한 먹거리를 추천받는다. 바로 이 지역의 명물인 '뜨엉 반(Tuong Ban)'이다.
뜨엉 반은 콩과 찹쌀 등을 이용해 만드는 베트남의 전통 발효 장이다. 오랜 시간 숙성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음식으로, 번옌년 마을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꼽힌다.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집 뒤편에는 놀라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넓은 공간에 셀 수 없이 많은 장독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한 가족이 무려 4대째 전통 방식으로 뜨엉 반을 만들고 있다.
제조 과정도 만만치 않다. 콩을 볶고 찹쌀로 발효 재료를 만든 뒤 장독에 넣어 숙성시켜야 한다.
하지만 재료를 장독에 넣는다고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장독의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저어주는 작업이 이어진다.
수많은 장독을 하나하나 관리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오랜 세월 전통 방식을 고집해 온 가족의 노력 덕분에 마을의 특별한 맛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기태는 직접 뜨엉 반을 만드는 과정을 배우며 한 항아리의 장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이 필요한지 경험한다.
벽돌 대신 유리병 8000개…집 전체가 반짝이는 ‘유리의 성’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베트남 깜탄 마을(Cam Thanh Village)이다. 이곳에는 다른 집과 확연히 구별되는 독특한 건물이 있다. 햇빛을 받으면 벽면 곳곳에서 형형색색의 빛이 반짝이는 이른바 '유리의 성'이다.
놀랍게도 집을 짓는 데 사용된 재료는 평범한 벽돌이 아니라 유리병이다.
집주인 린 씨는 무려 8000여 개의 유리병을 이용해 집을 짓고 있다. 일반적인 건축 방식과는 전혀 다른 재료를 선택한 것이다.
유기태가 집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 펼쳐진다.
특히 2층에 올라서면 유리병으로 만든 벽이 햇빛을 받아 화려하게 빛난다. 병마다 빛이 통과하면서 만들어지는 색채는 마치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킨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직 집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옥상에는 공사에 사용할 유리병이 여전히 가득 쌓여 있다.
대체 린 씨는 왜 일반적인 건축 자재 대신 수천 개의 유리병을 선택했을까. 그리고 완공된 집은 어떤 모습을 갖추게 될까.
방송에서는 유리병으로 집을 짓게 된 사연과 함께 린 씨가 꿈꾸는 특별한 공간을 소개한다.
87세 장인의 대나무 통발부터 4대째 이어온 전통 간장, 8000여 개의 유리병으로 만드는 집까지.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기술과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베트남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BS1 ‘세계테마기행-놀라운 일상 베트남’ 3부 ‘별난 인생 고수 열전’은 14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