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네 끼 먹었다”…유럽으로 급선회한 정청래의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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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하겠다…공부도 열심히 했다”

미국 비자 발급 지연으로 국정감사 행선지를 미국에서 유럽으로 급선회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짧은 준비 기간에도 유럽 관련 공부를 충실히 했다며 알찬 국감을 예고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14시간 걸려 도착했다"며 런던 하이드파크 인근 호텔(로열 랭커스터 런던)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외통위 미주반(미국·브라질·콜롬비아·캐나다) 국감을 준비하다 미국 국무부의 비자 발급이 늦어지면서 출장 사흘 전인 지난 8일 유럽 등을 담당하는 구주반으로 옮겼다.
그는 "급하게 유럽 국감을 준비하느라 고생한 보좌진 덕분에 여러 자료를 살펴봤고 비행기 안에서 공부하며 왔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아침 먹고 비행기에 타 기내에서 점심 저녁 두 끼를 먹었는데 런던에 저녁 6시에 도착, 한 번 더 저녁 식사를 해 하루 네 끼를 먹었다"며 "밥값 하는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주반은 현지 시각 기준 12일 주영국·주아일랜드 대사관, 14일 주포르투갈·주스페인 대사관, 16일 주독일·주벨기에·EU 대사관·NATO대표부, 18일 주폴란드·주우크라이나·주벨라루스·주러시아 대사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미국은 뚜렷한 이유를 알리지 않은 채 정 의원의 비자 발급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의 과거 미국 대사관 점거 농성 이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핌에 따르면 주한 미국 대사관은 신청자의 방문 목적이 미국 국익에 부합하는지 판단한 뒤 국토안보부에 입국 불허 요건을 유예해 달라는 '면제(waiver) 추천'을 요청한다. 이어 국무부와 안보 기관이 입국이 미국 안보에 해가 되는지 합동 심사를 하고, 입국 불허 유예 결정이 나면 국토안보부 승인을 거쳐 단수 비자가 발급된다. 이 과정에는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정 의원의 경우 합동 심사가 미주 지역 국감 기간까지 끝나지 않아 미국행이 무산됐다.
정 의원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비자 발급이 지연돼 미주반에서 구주반으로 일정을 바꿨다. 반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에는 단수 비자를 받아 미주 공관 국감에 참여했고, 2014년 1월에는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상·하원 의원들을 면담했다.
정 의원의 이번 비자 보류가 정권의 성향이나 외교적 상황 때문이라기보다, 미국의 행정 처리 절차에 따른 지연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정 의원은 대학생이던 1989년 10월 13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소속으로 서울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에 참여했다. 당시 참가자들은 노태우 대통령의 방미 반대와 도널드 그레그 주한미국대사 추방 등을 요구했고, 방화 시도와 사제 폭음탄 투척이 문제가 돼 정 의원은 경찰에 체포됐다.
1990년 국가보안법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의 혐의로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고, 1991년 출소한 뒤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 복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