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뒤흔든 추억의 향연…충장축제, 세계를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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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간 음악·먹거리·거리공연 총집결…세대와 국경 넘어 시민이 함께 만든 글로벌 축제

세계 각국의 전통 퍼포먼스와 전국에서 모인 거리공연팀, 지역 주민들이 준비한 퍼레이드까지 더해지면서 도심은 닷새 내내 뜨거운 에너지로 가득 찼다.
음악으로 세대의 벽을 허물고 문화로 세계와 소통한 제23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시민과 관광객의 호응 속에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축제를 넘어 시민이 직접 만들고 즐기는 참여형 문화행사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금남로와 충장로, 예술의 거리, 5·18민주광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에서 펼쳐진 이번 축제가 다채로운 공연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 국제 퍼레이드를 앞세워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 추억의 선율에 춤추고 노래하고…도심 전체가 무대
올해 축제는 ‘추억의 노래’를 중심으로 음악이 지닌 공감의 힘을 도심 곳곳에 펼쳐 보였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거리에서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세대별 기억을 공유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개막 무대부터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마칭 브라스 밴드의 역동적인 연주와 공중 퍼포먼스를 펼친 스카이 밴드, 대한민국 대표 록밴드 YB의 공연이 어우러지며 축제의 출발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금남로를 무대로 한 ‘충장 발광 나이트’에서는 박남정과 우연이 등 추억의 가수들과 DJ들이 관객의 흥을 끌어올렸다. 청년 댄서들이 과거의 인기곡을 새로운 안무와 감각으로 풀어낸 ‘충장 댄스 페스타’도 세대 간 음악적 소통을 이끌었다.

◆ 주먹밥부터 아시아 문화까지…시민이 축제의 주인공
관람객이 무대를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하도록 구성한 프로그램도 축제의 매력을 높였다. 특히 광주의 역사와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주먹밥 행사는 남도 식문화와 나눔의 가치를 결합하며 눈길을 끌었다.
‘광주 주먹밥, 남도를 뭉치다’ 프로그램에는 광주 묵은지와 무안 낙지, 영광 굴비 등 남도를 대표하는 11가지 식재료가 활용됐다.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주먹밥을 만들고 서로 나누면서 지역의 맛을 경험하고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겼다.
어린이와 청년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충장 꿈나무 축제’에서는 지역 어린이들이 노래와 춤, 악기 연주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청년기획단 ‘찐이’는 기획과 프로그램 운영, 퍼레이드 참여 등을 통해 젊은 감각을 축제에 접목했다.

◆ 6개국 공연팀부터 전국 20개 팀까지…금남로가 들썩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사흘 동안 이어진 ‘충장 퍼레이드’였다. 라인문화재단과 라인건설의 후원으로 마련된 퍼레이드는 지난해 이틀에서 올해 사흘로 확대돼 국제적인 볼거리와 지역 공동체의 이야기를 한데 모았다.
9일 열린 ‘충장 W(World) 퍼레이드’에는 6개국 12개 팀이 참가했다. 필리핀 시눌룩 페스티벌에서 3년 연속 우승한 공연팀 ‘돈주앙’을 비롯해 일본의 ‘에니와 베니가라츠’, 뉴질랜드 마오리 전통공연팀 등이 각국의 문화와 개성을 담은 무대를 선보였다.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공연단과 독창적인 동작, 화려한 거리 퍼포먼스는 관람객들에게 세계 각국의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
10일에는 전국에서 모인 20개 팀이 총상금 5천만원을 놓고 실력을 겨루는 ‘충장 Korea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각 지역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담은 공연이 펼쳐지며 참가팀 간 치열한 경쟁과 화합이 이어졌다. 같은 날 동구 13개 동 주민들이 직접 기획한 ‘충장 Original 퍼레이드’도 열려 마을마다 간직한 특색과 공동체의 개성을 거리 위에 풀어냈다.
축제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국내외 우수 참가팀과 주민 대표팀이 함께하는 ‘충장 골든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사흘간 이어진 거리행진의 대미를 장식한 이 무대는 축제의 열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이어진 축하공연과 시민 참여형 대규모 플래시몹, 내년도 축제 주제 공개는 닷새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관람객 편의와 안전을 위한 운영 개선도 이뤄졌다. 퍼레이드 구간을 세 개의 공연 구역으로 나눠 각 구간에서 동일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으며, 빛의 분수대 앞에는 임시 관람석을 설치했다. 관람객이 특정 장소에 집중되는 현상을 줄이고 보다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 일회성 흥행 넘어 도시 경쟁력으로…내년 축제 준비 돌입
이번 충장축제는 지역 대표 문화행사를 넘어 세계와 소통하는 거리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악과 퍼레이드라는 대중적인 콘텐츠에 시민 참여와 국제 교류를 결합하면서 광주 도심의 문화적 매력을 부각했다.
10년째 축제를 후원하고 있는 라인문화재단과 라인건설의 지속적인 지원도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두 기관은 충장축제 외에도 지역 인재 발굴과 소외계층 장학사업, 광주비엔날레, 5·18 기념행사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구는 올해 운영 결과를 토대로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민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등 후속 개선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일자별 대형 이벤트를 강화하고 퍼레이드 콘텐츠를 발전시키는 한편, 지역 상권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축제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축제가 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객의 재방문으로 이어지려면 공연의 흥행뿐 아니라 지역의 먹거리와 골목상권, 문화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시민의 참여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축제의 기억이 다시 광주를 찾는 동력으로 작용하도록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과제도 남겼다.
임택 동구청장은 “추억이 담긴 노래를 통해 시민들이 서로 공감하고 함께 웃는 특별한 시간이 만들어졌다”며 “축제의 주인공으로 참여해 준 시민과 관광객,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축제에 담고, 세계인이 함께 즐기며 감동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거리축제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