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96라인 불화설…“중재 필요, 나를 계속 뽑았으면” ‘뼈 있는 농담’ 던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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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이 빨리 화목한 분위기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골키퍼 구성윤(32·서울)이 최근 대표팀 내부 분위기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1-4로 패배한 대한민국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1-4로 패배한 대한민국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구성윤은 대표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리더뿐 아니라 세대 사이를 연결해 줄 중간 선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992년생 손흥민과 1996년생 선수들 사이에 1994년생인 자신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표팀 내 중재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 중간인 나를 계속 뽑았으면 좋겠다"는 뼈 있는 농담까지 던졌다.

최근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 이른바 '96라인'을 둘러싼 국가대표 은퇴 소동과 손흥민의 리더십을 둘러싼 각종 보도가 이어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구성윤 "대표팀 분위기 좋지 않은 건 사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구성윤은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골문을 지키며 서울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뒤 취재진을 만난 구성윤은 최근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대표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아 내 할 일 하기도 바빴는데, 내가 대표팀 없는 동안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좋은 분위기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대표팀이 빨리 화목한 분위기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성윤은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 교체 출전했다. 2020년 11월 카타르전 이후 6년 만에 다시 A매치 무대를 밟았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구성윤은 최근 대표팀 내부 상황을 직접 느꼈다고 설명하면서 세대 사이를 잇는 선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손흥민과 96년생 사이에 94년생인 내가 있다"

지난 8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와 멘체스터 시티의 경기, 팀 K리그 골키퍼 구성윤이 펀칭을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8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 K리그와 멘체스터 시티의 경기, 팀 K리그 골키퍼 구성윤이 펀칭을 하고 있다 / 뉴스1

구성윤은 대표팀에서 주장이나 고참 선수뿐 아니라 중간 연령대 선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더뿐 아니라 가운데에서 막내들을 이끌어줘야 하는 선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992년생 손흥민과 1996년생들 사이에 1994년생인 내가 있다"며 "대표팀 내 중재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 중간인 나를 계속 뽑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대표팀 내부 갈등을 둘러싼 각종 이야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나이를 활용해 중재 필요성을 강조한 농담이었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에서 새 출발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9∼10월 A매치 4연전을 2승 1무 1패로 마쳤다. 그러나 경기 결과와 별개로 대표팀 내부 분위기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졌다.

베네수엘라전이 끝난 뒤 김민재는 방송 생중계 인터뷰에서 공격진의 수비 가담 문제를 지적했다. 황인범 역시 취재진을 만나 팀 내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발언을 했다.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에는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 등 1996년생 선수들을 중심으로 국가대표 은퇴 이야기가 불거졌다.

'96라인' 은퇴 소동…손흥민 리더십 둘러싼 추측까지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2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과 김민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2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과 김민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 '96라인'이 대표팀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세 선수는 경기 종료 후 서로 부둥켜안은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황인범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팀 내 리더십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온 이들은 경기 뒤 팀 동료들과 대한축구협회 측에 대표팀 생활을 '일단락'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을 9년째 맡고 있다.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손흥민의 리더십을 둘러싼 내부 반발이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은 경기와 믹스트존 인터뷰가 끝난 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을 붙잡고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세 선수는 자정을 넘겨서야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경기가 끝난 뒤 두 시간이 훌쩍 지난 시점이었다.

황인범은 국가대표 은퇴 여부를 묻는 말에 웃으면서 "아니요, 아니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논란이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두고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를 휴화산"이라고 표현했다.

대표팀 내부 사정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여러 추측도 뒤따랐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 등이 손흥민의 리더십에 불만을 품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주장과 대표팀 내분설까지 등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정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 없는 이야기까지 확대 재생산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선수들 SNS까지 번진 비난…구성윤은 "화목해졌으면"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2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과 김민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2대0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과 김민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96라인 은퇴설'의 후폭풍은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어졌다.

김민재와 황인범을 향한 일부 축구팬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황인범과 황희찬은 악성 댓글이 이어지자 소셜미디어 게시글 댓글 기능을 해제했다.

일부 팬들은 선수 개인 계정을 넘어 소속팀 소셜미디어 게시글까지 찾아갔다. 김민재의 이미지가 올라온 바이에른 뮌헨 구단 게시글과 황인범의 복귀 사진 및 승리 사진이 올라온 포르투 구단 게시글에도 한글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거기에 쭉 있어라. 국대에 얼씬도 마라", "실망스럽다. 은퇴해라", "내부 분열 일으키지 말고 그냥 은퇴해라", "은퇴 안 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던 이강인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이강인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에도 비슷한 악성 댓글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등이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등이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구성윤이 골문을 지킨 서울은 이번 시즌 20승 5무 6패, 승점 65를 기록하며 2위 울산 HD를 승점 18 차로 앞서고 있다. K리그1 우승까지 필요한 승점은 7점이다.

구성윤은 이번 시즌 30경기에서 25실점을 기록하며 베스트 골키퍼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개인상보다 팀 우승을 먼저 언급했다. 구성윤은 "골키퍼상이 아닌 팀 우승을 목표로 뛰었다"며 "개인 퍼포먼스가 올라오다 보니 팀도 자연스럽게 지금 위치에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