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돈 수억 주식으로 날린 딸…질책 두려워 저지른 끔찍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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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아버지 둔기로 살해…3주 만에 발각

구급차 사진. / 연합뉴스
구급차 사진. / 연합뉴스

아버지에게 받은 돈으로 주식 등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뒤 질책을 들을 것이 두려워 아버지를 살해한 40대 딸이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충남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존속살해 혐의로 A(40대) 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지난달 13일 정오께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잠을 자던 아버지 B(60대) 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수년 전 아버지로부터 수억원을 지원받아 주식 등에 넣었다가 손실을 봤으며, 이후 아버지가 만날 때마다 "너 때문"이라며 투자 실패를 탓해 스트레스받다가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은 3주가 넘어서야 드러났다. 범행 후 강원 속초의 한 숙박업소에 머물던 A 씨가 짐을 남겨둔 채 연락이 끊기자 실종신고가 접수됐고,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관들이 지난 8일 B 씨 집을 찾았다가 숨진 B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 씨가 다녀간 이후 집에서 가스를 사용한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긴급체포했다. 법원은 10일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범행 당일 마음을 먹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범행을 계획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번 사건처럼 자녀가 친부모를 살해한 경우에는 일반 살인죄보다 법정형이 무거운 존속살해죄가 적용된다.


형법 제250조 제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사람을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것과 비교하면 유기징역의 하한이 2년 더 높다.

여기서 직계존속은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등 자신을 기준으로 윗세대에 해당하는 직계혈족을 뜻한다. 친부모는 물론 법률상 부모와 자녀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존속살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

존속살해죄가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되는 이유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특수한 신분관계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2013년 존속살해죄 가중처벌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건에서는 범행이 사전에 계획됐는지도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일 살해를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범행 당일 살해를 결심했다는 진술만으로 우발적 범행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은 범행 도구를 준비한 경위와 범행 전후 행동, 휴대전화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계획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살인범죄 양형기준에서 '계획적 살인 범행'은 형량을 높이는 특별가중인자로 규정돼 있다.

반대로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그것만으로 형량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범행 동기와 수법,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이후 정황 등이 함께 고려된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잠을 자던 중 공격받았다는 점과 범행 이후 3주 넘게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A 씨는 구속된 피의자 신분으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계획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실제 적용되는 양형기준과 형량 역시 향후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부모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은 최근 4년 연속 50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48건에서 2023년 59건, 2024년 60건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도 55건(잠정)이 발생했다. 실제 살해로 이어진 사건도 매년 30건 내외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존속살해 사건의 상당수가 금전 문제나 오랜 가정 내 갈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다 우발적으로 터지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