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라인과 손잡고 손흥민 따돌렸다”… 이강인 SNS 댓글창, 하루 만에 쑥대밭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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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라인 동반 은퇴설, 이강인 향한 비난으로 번져
유튜브 '배후설'까지 등장하며 SNS 댓글창 혼란

한국 축구대표팀을 뒤흔든 ‘96라인'(김민재·황인범·황희찬) 은퇴 소동의 불똥이 정작 은퇴설과 무관한 이강인에게 튀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1-4로 패배한 대한민국 이강인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1-4로 패배한 대한민국 이강인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11일 이강인의 소셜미디어(SNS)에는 은퇴를 종용하거나 인성을 문제 삼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일부 누리꾼은 "이강인이 김민재·황인범·황희찬과 손잡고 손흥민을 따돌렸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 올린 게시물에 쏟아진 비난과 옹호

표적이 된 것은 이강인이 지난 7일 올린 게시물이다. 이강인은 이날 9월과 10월 A매치 기간 친선경기에 나선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이 일정을 마친 뒤 SNS에 사진을 올리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댓글창 분위기가 평소와는 달랐다.

한 누리꾼은 "강인아 너 볼 좀 차는 거 알겠는데 선배들 존중 좀 해줘라"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진짜 똑똑하면 제2의 손흥민 타이틀 달고 전 국민 응원받을 텐데 노선을 잘못 잡았네"라는 글을 남겼다. "사람 인성은 쉽게 안 바뀐다는 걸 다시 느낀다"며 이강인을 깎아내리는 댓글도 이어졌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 전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 전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MK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을 갈등의 배후로 지목하는 유튜브 영상까지 온라인에 퍼졌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은 김민재·황인범·황희찬의 이름을 함께 언급하며 "이강인이 대표팀 안에서 파벌을 만드는 데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받아들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반면, 무분별한 비난을 멈추자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한 누리꾼은 "언론플레이에 속지 맙시다"라고 반응했다. 다른 누리꾼은 "억지로 비난하는 건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라며 이강인을 감쌌다.

또한 "나는 이강인 보려고 한국 축구 본다", "너를 응원하는 팬이 더 많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부상 조심하고 항상 건강해라"와 같은 응원 댓글도 꾸준히 달렸다.

우즈베키스탄전 직후 불거진 96라인 은퇴설

소동은 지난 6일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시작됐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었고, 오세훈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앞서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에 1-4로 크게 졌고, 이달 2일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다. 그래서 이날 승리는 2만4587명의 관중 앞에서 거둔 반가운 결과였다.

손흥민은 이날 개인 통산 151번째 A매치에서 59번째 골을 넣었다. 이로써 차범근 전 감독(136경기 58골)과 나눠 갖고 있던 한국 남자 선수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그러나 대기록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달 22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김민재 뒤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2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김민재 뒤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경기가 끝나자, 황인범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1996년생 동갑내기인 김민재, 황희찬과 한데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후 한 매체는 세 선수가 일부 동료에게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은퇴 이유 가운데 하나로, 주장 손흥민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언급되면서 대표팀 내분설이 빠르게 퍼졌다.

세 선수는 앞서 대표팀 분위기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은 바 있다. 김민재는 베네수엘라전 직후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인범도 "여러 부분이 기대만큼 바뀌지 않았다"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세 선수의 은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황인범은 우즈베키스탄전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11월 A매치에도 나서느냐는 질문을 받고 "감독님이 선택하실 문제"라고만 답했다. 그러다 경기장을 떠나면서 대표팀에서 은퇴하느냐는 물음에는 "아니요"라고 짧게 부인했다.

다시 끌려 나온 '탁구 게이트'와 김민재를 향한 댓글

일부 누리꾼이 이강인을 의심하는 데는 이른바 '탁구 게이트'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탁구 게이트는 2024년 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을 앞두고, 이강인과 손흥민이 충돌한 사건이다. 당시 이 일은 대표팀이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는 증거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사건은 이미 일단락된 상태였다. 이강인은 당시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오해를 풀었고,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아시안컵이 끝난 뒤 처음 열린 대표팀 소집에서도 이강인은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 역시 SNS에 입장문을 올려 이강인을 감쌌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함께 찍은 사진. / 손흥민 인스타그램
손흥민과 이강인이 함께 찍은 사진. / 손흥민 인스타그램

그런데도 일부 누리꾼은 2년 넘게 지난 일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번 댓글창에는 "탁구나 쳐라 96년생들이랑"이라며 비꼬는 글까지 등장했다. 과거 손흥민과 부딪혔다는 이유만으로 이강인을 ‘96라인' 편으로 단정한 것이다.

은퇴설의 당사자인 김민재도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0일 열린 아우크스부르크전을 앞두고 김민재와 설영우의 '코리안 더비'를 알리는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이 게시물에는 김민재에게 대표팀 은퇴를 종용하는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일부 누리꾼은 뮌헨 구단에 김민재를 방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대표팀은 3개월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