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가 만들었는데...” 암살자(들) 이민호 '집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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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가 소유한 수십억대 빌라의 정체

영화 ‘암살자(들)’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출연 배우 이민호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급 빌라의 과거 이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주택은 고 육영수 여사가 설립한 시설과 관련된 옛 정수아파트 부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흥행과 논란, 이민호의 부동산 이력이 맞물리면서 두 장소의 인연에도 관심이 쏠렸다.

육영수 여사와 인연 있는 부지에 들어선 고급 빌라

이민호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주택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고급 공동주택 ‘논현라폴리움’이다. 이 단지는 과거 정수아파트가 있던 자리에 조성됐다. 정수아파트는 육영수 여사가 설립한 정수직업훈련원과 관련된 시설로, 육영재단 직원 등이 거주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정수직업훈련원은 현재 한국폴리텍대학의 모태가 된 직업교육기관이다.

옛 정수아파트가 철거된 뒤 해당 부지에는 고급 주거시설이 들어섰다. 논현라폴리움은 삼성중공업이 시공을 맡아 2012년 준공한 단지로, 지하 2층부터 지상 10층까지 이어지는 건물에 18가구가 들어섰다. 일반 가구는 전용면적 약 240㎡(약 72.6평), 펜트하우스는 약 263㎡ 규모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아파트보다 가구 수가 적고 넓은 전용면적을 갖춘 고급 주거시설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관심이 컸다.

40세 배우 이민호 / 뉴스1
40세 배우 이민호 / 뉴스1

이민호는 이곳의 일반 주택과 펜트하우스를 차례로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관련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3년 논현라폴리움의 일반 가구를 약 29억 8000만원에 사들였고, 2015년에는 같은 단지의 펜트하우스를 약 50억 원에 추가 매입했다. 이후 2017년 일반 가구를 약 39억 5000만원에 매도했으며, 현재는 펜트하우스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현라폴리움은 이민호 외에도 여러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이 거주하거나 소유했던 곳으로 알려지면서 이름을 알렸다. 다만 이 주택이 다시 관심을 받은 직접적인 계기는 단순한 부동산 가치나 유명인의 거주 사실만은 아니다. 이민호가 출연한 영화 ‘암살자(들)’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삼으면서 과거 부지의 이력이 함께 조명된 것이다.

‘암살자(들)’ 누적 관객 약 288만명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바탕으로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영화다. 유해진은 형사 철구, 박해일은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 이민호는 신입 기자 영일 역을 맡았다. 실존 사건을 둘러싼 수사와 취재를 따라가면서 당시 사회와 권력기관을 둘러싼 의문을 다룬다.

영화는 지난달 23일 개봉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개봉 나흘째인 같은 달 26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추석 연휴에도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켰다.지난 10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288만 4498명으로 집계됐다. 개봉 이후 18일 동안 거의 300만 명이 관람한 셈이다.

영화 '암살자(들)'에서 신입 기자 역할을 맡은 배우 이민호 / 뉴스1
영화 '암살자(들)'에서 신입 기자 역할을 맡은 배우 이민호 / 뉴스1

흥행 성적과 별개로 영화는 실존 사건을 어떻게 재구성했는지를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극 중에서는 저격범 문세광 외에 또 다른 인물이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추적하는 듯한 내용이 등장한다. 일부 관객과 정치권 인사들은 이러한 설정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당시 경호실·정보기관이 사건의 배후였다는 의혹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의 핵심은 영화가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으면서 어디까지 창작적 상상력을 허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제작진이 사건의 배후를 확정적으로 밝혔는지와 별개로, 극 중 제시되는 의혹과 인물 간 관계가 관객에게 실제 역사에 대한 해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 쟁점이 됐다. 반면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관점도 맞물려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 반발과 정치권 비판으로 번진 논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딸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도 영화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영화 제목인 ‘암살자(들)’이라는 표현이 복수의 가해자가 있었던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까지 사건의 공범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창작의 자유에도 책임과 의무가 따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전 이사장은 유족으로서 느끼는 고통을 언급하면서도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우들은 작품 속 인물을 연기한 사람들이며, 문제를 제기하려면 제작사와 작품의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둘러싼 논쟁과 배우 개인에 대한 비난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고 육영수 여사 생가에 전시된 사진 / 뉴스1
고 육영수 여사 생가에 전시된 사진 / 뉴스1

논란은 영화 관련 행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민호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 참석을 취소했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을 향한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행사 진행에도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다. 유해진을 둘러싼 신변 우려가 보도되는 등 작품을 둘러싼 갈등은 스크린 밖으로도 확산됐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서도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부 인사들은 제작진의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고,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과 관련해서도 상영 철회를 요청했지만, 거부 당했다.

이민호, ‘꽃보다 남자’부터 ‘파친코’까지

만 39세인 이민호는 2000년대 중반 연기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 역을 맡아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개인의 취향’, ‘시티헌터’, ‘신의’ 등에 출연하며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넓혔다.

2013년 방영된 드라마 ‘상속자들’은 이민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는 김탄 역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2016년에는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전지현과 호흡을 맞췄고, 2020년에는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황제 이곤 역을 맡았다. 작품마다 로맨스와 판타지,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동했다.

영화에서도 활동을 이어갔다. ‘강남 1970’에서는 김종대 역을 맡았고, 2025년 개봉한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는 유중혁 역으로 출연했다. 디즈니+ 드라마 ‘파친코’에서는 한수 역을 맡아 기존의 로맨틱한 이미지와는 다른 인물을 연기했다. 아시아권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외 작품에도 참여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영화 '암살자(들)'은 여전한 논란 속 관객 수 300만 명을 향해 가고 있다. / 뉴스1
영화 '암살자(들)'은 여전한 논란 속 관객 수 300만 명을 향해 가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