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졌다고 무조건 쓰면 위험”…가을 캠핑 때 꼭 피해야 할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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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하다 숨지는 사고까지…가을 차박·텐트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텐트나 차량 안에서 숯·장작·가스 난로 등 연소기기를 사용하는 행동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캠핑 관련 안전사고 가운데 가스 중독은 10건 중 1건꼴이었으며, 사고로 심정지가 발생한 사례에서는 가스 중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1일 한국행정연구원이 발간한 최신호 ‘위험 이슈’에 따르면 소방청의 2023년 캠핑 관련 소방활동 자료에서 캠핑 중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596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별로는 넘어짐이 208건으로 전체의 34.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화상은 98건(16.4%), 가스 중독은 65건(10.9%)으로 뒤를 이었다. 캠핑 중 발생한 사고 10건 가운데 1건 이상이 가스 중독으로 집계된 것이다.
가스 중독 사고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피해가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자료에서 캠핑 중 발생한 심정지 사고는 모두 15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가스 중독이 원인으로 분류된 사례가 11건으로 73.3%를 차지했다.

심정지 사고 4건 중 3건 이상이 가스 중독과 관련된 셈이다. 넘어지거나 화상을 입는 사고와 달리 일산화탄소는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도 없어 위험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잠든 상태에서 중독이 진행되면 이상 증상을 인지하거나 대피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캠핑장 관련 안전사고 409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중독사고 8건은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고에서 중독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였지만, 중독은 사망이나 의식 상실 등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유형이다.
같은 조사에서 취사·난방용품을 사용하다 발생한 사고는 131건으로 전체의 32.0%를 차지했다. 캠핑 장비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적지 않은 만큼, 기온이 내려가는 시기에는 난방기기 사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숯·장작·가스 난로가 위험한 이유
일산화탄소는 숯이나 장작, 가스 등 연료가 탈 때 발생할 수 있는 유해가스다. 연료가 불완전하게 연소하면 일산화탄소가 만들어지며, 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공간에서는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일산화탄소는 색깔과 냄새가 없어 사람이 감각만으로 알아채기 어렵다. 공기 중에 섞여 있어도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연소기기를 사용하면서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이 가스가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면 혈액의 산소 운반 기능을 방해한다. 뇌와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혼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노출이 심해지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추운 날씨에 난방 효과를 높이려고 텐트 문이나 차량 창문을 닫는 행동이다.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양이 줄어들면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내부에 쌓일 수 있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초기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위험이 더 커진다.
숯불이나 장작불은 불씨가 꺼진 뒤에도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불이 약해졌거나 겉으로 보기에 꺼진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텐트 안에 화로를 들여놓거나 차량 내부에서 숯을 태우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부탄가스를 사용하는 캠핑용 난로나 경유를 연료로 쓰는 난방기기도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환기를 조금 하는 것만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텐트와 차량 내부에서는 연소기기를 이용한 난방이나 조리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예방 원칙이다.

실제 캠핑·차박에서도 사망 사고 잇따라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은 통계에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가을에도 캠핑이나 차박을 하던 사람들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해 10월 경기 김포의 한 사설 캠핑장에서는 30대 남성이 텐트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난방을 목적으로 숯을 태운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11월 경기 가평에서는 50대 남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지붕에 설치한 루프톱 텐트 안에서 부탄가스를 사용하는 캠핑용 난로가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 강원 태백에서도 차박용 텐트가 연결된 차량 안에서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뒤편에는 일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차박용 발전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고에서는 밀폐된 공간과 연소기기의 사용이 공통적으로 주목받았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했다.
차박에서는 차량 내부뿐 아니라 차량과 연결된 텐트도 주의해야 한다. 차량 외부에 설치한 발전기에서 배출되는 가스가 텐트나 차량 내부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전기를 차량이나 텐트 가까이에 두고 사용하는 행동 역시 피해야 한다.
난방기기나 발전기를 구매할 때 제품에 표시된 사용 장소와 안전수칙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외용으로 제작된 장비를 텐트 안에서 사용하거나, 차량용이 아닌 기기를 임의로 숙박 공간에 설치하는 것은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경보기 의무화 사각지대…개인 텐트·일반 차량은?
일산화탄소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돼 있지만, 모든 캠핑 환경에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관광진흥법 시행규칙과 자동차 관련 안전기준은 야영장 사업자가 제공하는 시설과 법령상 캠핑용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반면 개인이 가져온 텐트나 일반 차량을 이용한 차박은 이용 장소와 시설의 법적 유형에 따라 같은 수준의 안전기준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다.
개인 텐트의 경우 화기용품 사용 금지 등 안전수칙을 안내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있어, 이용자가 실제로 연소기기를 사용하지 않는지 확인하거나 경보기 설치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밤에 잠든 이용자는 가스가 축적되더라도 위험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개인용 텐트에도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행정예고 과정에서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점검하고 의무 이행을 강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적용 대상은 사업자가 제공하는 시설로 한정됐다.
일반 차량을 이용한 차박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일반 승용차의 좌석을 접어 잠을 잔다고 해서 법령상 캠핑용 자동차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등록 야영장 밖의 주차장이나 관광지 주변에서 차박을 하는 경우에도 장소와 차량의 유형에 따라 적용되는 안전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야영장에서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대여 등 안전 지원 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자율적인 참여에 기반한 방식으로는 시설마다 안전관리 수준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개인 텐트의 화기용품 사용 금지와 안전수칙 점검을 강화하고, 일산화탄소 경보기 사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안전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야영장이 이용자에게 밀폐된 공간에서 연소기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경보기 사용의 필요성을 고지하는 표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안내에 그치지 않도록 입실 확인서와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일반 차량을 이용한 차박에 대해서는 차량 종류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취침 공간의 밀폐 정도와 연소기기 사용 여부를 고려한 안전관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등록 야영장 밖에서 이뤄지는 차박은 장소마다 관리 주체가 다른 만큼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안전 지침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