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확진 농가 86곳 공식 통계서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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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의원, " 25/26 동절기 공식 발표 62건 vs 실제 확진 148곳"
보상금 깎을 땐 발생 농가, 발생 통계 낼 땐 제외 …이중잣대 지적

[대구경북=위키트리]이창형 기자=10월부터 가축전염병 특별방역 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농식품부의 고병원성 AI 발생 통계 분류체계에 허점이 있어 실제 질병 확산세와 피해 규모가 가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밀검사 양성 농장 86곳 통계 누락… 실제 양성 농가는 148곳 달해
농식품부는 지난 2025~2026년 동절기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를 ‘62건’으로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임미애 의원실이 농식품부의 살처분 상세 내역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정밀검사에서 고병원성 AI 양성(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공식 발표치보다 86곳이나 더 많은 총 148곳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통계 격차가 발생한 이유는 행정상 살처분 착수 시점을 기준으로 통계를 나눴기 때문이다.
질병 확산을 신속히 막기 위해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살처분에 착수한 농장들이 ‘예방적 살처분’으로 분류되면서 사후 정밀검사에서 최종 고병원성 AI 양성 판정이 나왔음에도 공식 발생 현황 집계에서 제외된 것이다.
실제 경기도의 한 산란계 농장의 경우 닭이 폐사하자 방역당국에 직접 신고했고, 간이검사 양성에 따라 선제적 살처분을 진행했다. 이후 정밀검사에서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공식 발생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제 등 산란계 큰 타격 입었으나 발생 건수에 포함되지 않아
이러한 집계 방식의 한계로 인해 지역 현장의 구체적인 피해 실태가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산란계 밀집지역 중 하나인 전북 김제의 경우 공식 발표된 발생 농장은 4곳에 불과했으나 선제 살처분 후 정밀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농장 17곳을 포함하면 실제 바이러스가 검출된 농장은 21곳에 달했다.
이 지역에서 살처분된 가금류만 213만 마리(전국의 약 14%)에 달해 밀집단지가 사실상 극심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현장의 피해 규모와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
◆불이익 적용 땐 발생농장 기준, 통계 집계 땐 제외
농식품부는 예방적 살처분 양성 농가에 대해 발생 집계에서는 제외하면서도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할 때는 발생 농장과 동일한 감액 기준을 적용하고 이동통제와 재입식도 발생농장에 준해 관리했다.
임미애 의원은 “농가에 책임을 묻고 보상금을 깎을 때는 양성 판정을 이유로 발생농장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정작 국민에게 질병 현황을 발표할 때는 발생 통계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시스템의 데이터 불일치도 확인됐다.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KAHIS)에는 발생 건수가 59건으로 등록돼 공식 발표(62건)와 다르고 발생두수란은 비어 있다.
세계동물보건정보시스템(WAHIS)에 보고된 살처분 규모는 약 709만 마리로, 실제 양성 농가 살처분(1,225만 마리)과 차이가 컸다.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SOP)'은 발생농장을 “환축 또는 의사환축이 발생된 가축의 사육시설(축사)이 있는 농장”으로 정의하고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육상동물위생규약'도 발생(outbreak)을 “하나의 역학단위에서 하나 이상의 사례(감염 개체)가 발생한 것(the occurrence of one or more cases in an epidemiological unit)”으로 정의하고 있다. 예방적 살처분은 정밀검사 결과 확인 전 질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취하는 선제적 방역 조치로 해석된다.
임미애 의원은 10월 7일 열린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통계 집계 방식의 문제를 짚으며 분류체계의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하며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했더라도 정밀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가축이 발생농가로 분류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발생 건수는 살처분 시점이 아니라 최종 양성 여부로 집계해야 한다”며 “국내와 국제 보고 기준이 다르면 국가 신뢰도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겨울 특별방역대책기간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살처분 시점이 아닌 최종 양성 여부를 기준으로 한 공식 발생 건수 집계하고 ▲국내외 방역 정보 시스템의 데이터 일치 ▲축종별 발생 건수 및 살처분 현황 병기 공개 ▲생산자 단체와의 방역 공조 강화를 주문하며 종합감사 전까지 합리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