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수상 소식 듣자마자 한 말... 트럼프 진짜 열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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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더 쳐주면 트럼프랑 나눌 수도"
노벨평화상 필레이, 트럼프 겨냥 농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법조인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왼쪽)이 수상 소식을 들은 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농담을 던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필라이 사진은 X(옛 트위터) 영상을 캡처한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 사진의 출처는 백악관 홈페이지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법조인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왼쪽)이 수상 소식을 들은 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농담을 던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필라이 사진은 X(옛 트위터) 영상을 캡처한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 사진의 출처는 백악관 홈페이지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법조인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85)가 수상 소식을 들은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농담을 던졌다.

필라이가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순간을 담은 영상이 9일(현지시각) X( 트위터)에 올라왔다. 영상은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이 게시했다. 당시 필라이는 독일 뉘른베르크에 머물고 있었다. 영상에는 필라이가 수상자 발표 직후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모습이 담겼다.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85)가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은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농담을 던지고 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이 필라이가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순간을 담은 영상을 9일(현지시각) X( 트위터)에 올렸다. 해당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85)가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은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농담을 던지고 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이 필라이가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순간을 담은 영상을 9일(현지시각) X( 트위터)에 올렸다. 해당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필라이는 "박수를 조금만 더 쳐주면 이 상을 트럼프와 나눠 가질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필라이는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고 밝혔다. 필라이는 "변호사이자 판사로서 여전히 이게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필라이는 소식을 들은 장소가 뉘른베르크의 역사적인 법정이었다는 점에도 의미를 뒀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나치 전범을 단죄한 뉘른베르크 재판이 열린 곳이다. 필라이는 "내가 이 역사적인 법정에 있었던 건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필라이는 "이 상을 국제 범죄의 모든 생존자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필라이가 트럼프 대통령을 콕 집어 언급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노벨평화상에 대한 욕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자 발표 이틀 전인 7일에도 "나는 8개의 전쟁을 해결했다. 그것도 큰 전쟁들"이라며 자신이 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랑하는 게 아니다. 사실을 말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상을 받지 못하면 노벨위원회에 불명예가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며 "그들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상을 주지 않는다는 평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로부터 지난 1월 백악관에서 노벨상 메달을 건네받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노벨상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자 발표 몇 시간 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노벨위원회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스스로 망신을 당했다"는 내용의 다른 사람 게시물을 트루스소셜에 공유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노벨위원회가 필라이에게 상을 줘 "한때 위대했던 노벨평화상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필라이를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노골적으로 증오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표현도 들어 있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이날 평화와 국제법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필라이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필라이가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 반드시 기소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예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필라이를 "우리 시대 가장 존경받는 국제 법조인 가운데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프뤼드네스 위원장은 "보편적 법 원칙에 대한 필라이의 헌신과 확고한 도덕적 나침반은 긴 경력 내내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법 체계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국제기구들도 공격받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국제 체제와 기구를 약화시키는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발표 전까지 필라이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프뤼드네스 위원장은 발표 자리에서 "노르웨이 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는 개인 208명, 단체 79곳 등 모두 287명(곳)이 올랐다.

필라이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 시절 남아공 더반의 인도 타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1967년 당시 나탈주에서 여성 최초로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넬슨 만델라 등 반아파르트헤이트 운동가들을 변호했다. 이후 유색인종 여성으로는 처음 남아공 고등법원 판사가 됐다.

필라이는 르완다 집단학살을 다룬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CTR)에서 8년 동안 판사와 소장을 지냈다. 이 재판소는 1948년 제노사이드 협약의 집단학살 정의를 처음 해석해 적용한 국제 재판소다. 필라이는 이곳에서 성폭력도 반인도적 범죄이자 집단학살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례를 세우는 데 기여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국제형사재판소(ICC) 판사를 지냈다. 이후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맡았다. 현재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로힝야족 집단학살 사건인 감비아 대 미얀마 재판의 임시재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필라이는 최근까지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독립 국제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 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2024년 6월에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성폭력을 포함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도 냈다. 필라이는 "내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가자지구 상황을 집단학살로 규정한 보고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보고서로 용기를 칭찬받는 데 대해 "진실을 말하는 데 왜 용기가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내고 노벨위원회가 "도덕적 나침반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엑스에 "반이스라엘 증오와 편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상을 기괴하게 무기화한 것"이라고 썼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노벨상을 받는다고 해서 이스라엘에 대한 필라이의 잘못된 결론이 더 진실해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번 수상이 원로 법조인의 용기와 청렴함, 정의를 향한 평생의 헌신에 대한 깊은 찬사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오늘의 수상은 국제법을 지키고 수호하기 위해 일하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찬사"라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증서, 상금 12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원)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