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 168만 원대…최태원 회장이 휴일 '광주' 찾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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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급증, SK반도체 호남에 새 생산기지 추진
용인만으로 부족한 반도체 공급, 호남 클러스터로 해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호남에도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필요하면 두 지역의 공사를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9일 충남 태안군 안흥포구 방문에 앞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검토되는 광주 군 공항을 찾아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려면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인만으로 부족하다…호남에 새 반도체 생산거점 추진
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가 계속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생산시설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일정을 앞당겼지만, 수요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다른 부지에도 생산시설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필요하다면 용인과 호남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병행해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남 클러스터의 현재 계획 규모는 용인의 약 3분의 2 수준이다. 다만 최 회장은 부지가 추가로 확보되고 수요가 늘어나면 호남 사업의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호남에 새 생산거점을 마련하려는 배경에는 AI 산업의 성장과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가 있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는 대규모 연산을 처리할 GPU와 함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필요하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을 높인 메모리다.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으로,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한 AI용 메모리 사업을 주요 성장 분야로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HBM 외에도 서버용 메모리와 고용량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을 사업 전략에 포함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메모리 제품군을 넓히고, D램과 낸드플래시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HBM 수요가 투자 확대 이끈다…SK하이닉스 주가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 최 회장은 올해 6월 앞으로 5년 동안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을 언급했다. 웨이퍼는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얇은 원판으로, 생산능력 확대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을 늘리는 데 필요한 기반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체 팹 4곳을 완성하는 목표 시점을 기존 2045년에서 2033년으로 12년 앞당겼다. 여기에 청주 생산시설과 호남 신규 클러스터를 더해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구상이다. 회사는 시장 수요에 따라 투자 규모와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주가도 투자자들이 살펴볼 지표다. 확인 가능한 최신 종가인 10월 8일 SK하이닉스 주가는 168만1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만2000원(2.44%) 하락했다. 이날 시가는 172만2000원이었으며 장중 가격은 168만1000원에서 175만9000원 사이를 움직였다.
다만 하루 주가 변동만으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사업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는 HBM 등 메모리 제품의 판매량과 가격,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사의 기술 개발, 생산시설 증설에 필요한 비용과 시장 상황 등의 영향을 받는다. 호남 사업 역시 착공 시점과 실제 생산능력, 투자 집행 일정이 구체화돼야 실적에 미칠 영향을 따져볼 수 있다.

광주 군 공항 부지가 후보로…전력·용수 확보가 관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후보지로 광주 군 공항 일대가 선정된 데에는 넓은 부지와 교통 접근성, 기반시설을 확보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해당 지역은 군 공항과 인근 탄약고 부지 등을 포함하며, 전체 산업단지 계획 면적은 약 826만㎡ 규모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부지만 확보한다고 곧바로 가동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제조 공정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며, 공장 건설과 장비 반입, 각종 인허가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특히 반도체 공장은 생산라인의 운영 안정성이 중요해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이 공사 일정과 맞물려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군 시설 이전과 부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제시된 일정에는 2028년 하반기까지 군 시설 이전 또는 임시 분산을 마무리하고, 2028년 말까지 1단계 전력 공급을 마련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용수 공급은 2030년까지 확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최 회장은 전력과 용수 공급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공사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면 먼저 착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착공 시점은 부지 조성 일정과 기반시설 계획, 관계 기관과의 협의 결과 등을 추가로 검토한 뒤 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참여…호남 클러스터는 800조원 투자 구상과 연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만의 사업이 아니다. 앞서 공개된 구상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약 400조원을 투자해 두 곳씩 반도체 팹을 조성하는 계획이 담겼다. 두 기업의 계획을 합친 투자 규모는 약 800조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광주 군 공항 이전과 주변 부지 개발, 산업단지 지정 등 행정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군 공항과 군사시설 이전, 무안국제공항으로의 국내선 이전, 군사보호구역 조정, 산업단지 지정 등 해결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최 회장의 이번 현장 방문은 호남 신규 생산시설의 실제 조성 여건과 기반시설 공급 일정을 점검하기 위한 행보다. 최 회장은 착공 날짜를 확정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시설을 최대한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