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 충격영상 뜬 한국축구 레전드, ‘이 사람’이었다…직접 사과문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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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에서는 다른 사람의 안전과 입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보복운전 논란에 직접 사과를 한 한국축구 레전드가 있다.

김영광 일상사진. / 김영광 인스타그램
김영광 일상사진. / 김영광 인스타그램

논란 속 인물은 바로 한국축구 레전드 골키퍼로 손꼽히는 김영광이다. 김영광은 9일 인스타그램에 "많은 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현재까지 경찰 불송치 및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면서도 "도로 위에서는 다른 사람의 안전과 입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 운전 습관을 더욱 엄격하게 돌아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흰색 외제차가 도로에서 보복운전을 하는 듯한 영상이 김영광의 사과문이 올라오기 하루 전날 SBS를 통해 보도됐다. SBS는 차주가 과거 축구 국가대표 선수였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영상 속 운전자는 김영광으로 알려졌다. 그가 평소 유튜브 등에서 자신의 과격한 운전 습관을 자주 언급해온 만큼 비판의 수위도 높았다.

서울 마포구 터널에서 벌어진 일

사건은 지난 3월 서울 마포구의 한 터널 주변에서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량 블랙박스에는 흰색 SUV가 터널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직진하던 택시가 먼저 지나가도록 둔 뒤, 갑자기 속도를 높여 택시를 추월하는 모습이 담겼다.

SUV는 택시 뒤에서 빠르게 접근해 터널 안에서 차로를 변경하며 앞질렀다. 해당 구간에는 추월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택시 운전자는 SUV가 굉음을 내며 2차로로 이동한 뒤 자신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상향등을 켜는 등 경고했지만 위협적인 운전이 이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제의 운전은 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계속됐다. SUV는 차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한 채 차선을 걸치는 듯한 모습으로 달렸고, 지하차도 방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핸들을 순간적으로 틀기도 했다. 택시 운전자는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높여 추월한 뒤 가까운 거리에서 차로를 바꿔 자신의 앞으로 들어왔다는 이유로 상당한 공포를 느꼈다고 호소했다.

한국축구 레전드 골키퍼 김영광. / 김영광 인스타그램
한국축구 레전드 골키퍼 김영광. / 김영광 인스타그램

경찰도 검찰도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SUV 운전자를 특정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차량을 이용한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살폈지만, 지난 6월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불송치했다. 운전 행위만으로 상대방을 위협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택시 운전자는 경찰 판단에 불복해 검찰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도 의도적으로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다는 점이 명백하지 않고, 해당 운전이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현재 확인된 수사 결과는 불송치와 불기소 처분이다.

영상을 본 전문가들의 시각은 달랐다

수사기관의 결론과 달리 영상을 본 일부 교통·법률 전문가들은 운전 과정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찰 출신인 심준호 변호사는 SUV가 추월 과정에서 2차로로 빠진 뒤 다시 3차로로 들어온 점에 주목했다. 단순히 앞차를 추월하려는 목적이었다면 다른 방식으로 주행할 수 있었는데도 굳이 택시 앞으로 진입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추월에서는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고 방향지시등을 켜는 등의 안전조치가 필요한데, 영상에서는 이런 행동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 역시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 변호사는 SUV가 택시가 먼저 지나간 뒤 갑자기 속도를 높여 추월하는 대목에 주목했다. 택시 운전자가 단순한 차로 변경이나 정상적인 추월이 아니라 자신을 겨냥한 위협 운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김영광 사과문. / 김영광 인스타그램
김영광 사과문. / 김영광 인스타그램

보복운전은 어떤 경우에 처벌받나

보복운전은 일반적인 교통법규 위반과 구별된다. 다른 차량의 운전행위에 불만을 품고 고의로 상대방 차량의 진로를 막거나 급제동하는 등 위험한 운전행위를 해 상대방을 위협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원은 피해 차량을 추월한 뒤 고의로 급제동해 진로를 방해하거나, 차량을 바짝 붙여 충돌할 것처럼 위협한 행위를 특수협박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 차량 자체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운전이 위험하거나 불쾌했다는 사정만으로 특수협박죄가 곧바로 성립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실제 운전 행위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였는지를 구체적인 상황과 함께 따져야 한다. 같은 차로 변경이나 급제동이라도 일반적인 교통 상황에서 나온 행위인지, 앞선 차량의 운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거나 상대방을 위협하려는 의도로 이뤄진 행위인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갈린다.

해당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중요하게 본 대목도 이 부분이다. SUV의 주행이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과 별개로, 택시 운전자를 위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운전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운전자 의도를 한 장면만으로 따질 것이 아니라 앞차가 먼저 지나간 직후부터 이어진 차량의 속도, 차로 변경, 추월 방식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영광은 누구…K리그 역사에 남은 레전드 골키퍼

김영광은 2002년 전남에서 프로 데뷔한 뒤 울산, 경남, 서울이랜드를 거쳐 지난해 성남에서 은퇴할 때까지 22년간 K리그에 몸담은 골키퍼다.

통산 기록만 봐도 위상이 분명하다. K리그1 352경기, K리그2 199경기, 플레이오프 12경기, 리그컵 42경기 등 K리그 통산 605경기에 출전했다. 역대 K리그 최다 출장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1위는 김병지의 708경기다. 클린시트는 175회로 이 역시 역대 2위이며, 1위는 김병지의 229회다.

우승 경력도 화려하다. FA컵(전남, 2006년), K리그 리그컵(울산, 2007·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울산, 2012년) 등 총 4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1년 K리그1 베스트11, 2018년 K리그2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고,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국가대표 시절 김영광. / 김영광 인스타그램
국가대표 시절 김영광. / 김영광 인스타그램

다음은 김영광 사과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김영광입니다.

최근 보도된 일로 많은 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번 일과 관련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으며 현재까지 불송치 및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운전 중 제 판단과 행동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순간적인 판단이 안전보다 앞서서는 안 되며 도로 위에서는 다른 사람의 안전과 입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제 운전 방식이 다른 분들께 불안감이나 불편함을 줄 수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를 가볍게 여기거나 정당화하지 않겠습니다. 제 운전 습관을 더욱 엄격하게 돌아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더욱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습니다.

저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유튜브,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