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께 사죄하러”…오늘(9일) 봉화마을 참배간다는 ‘국민의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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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가 너무 많이 갈라져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사죄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겠다는 야당 의원이 나왔다.

인사하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 뉴스1
인사하는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 뉴스1

그는 바로 국민의힘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다.

조 의원은 9일 오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조 의원이 전날 전화 인터뷰에서 밝힌 입장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의원이 참배를 결정한 직접적 계기는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발언이다.

국감장 발언이 불씨, 부엉이바위 언급에 선 그은 6선

문제의 장면은 지난 6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당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우리 '부엉이바위의 진실'이나 하나 만들자"고 말한 것은 큰 논란거리를 만들었다. 부엉이바위는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장소다. 영화 '암살자(들)'를 둘러싼 정치권 논박이 전직 대통령의 서거 장소를 소재로 한 발언으로까지 번진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해당 발언이 나온 배경에 영화 논란이 있다고 봤다. 다만 영화와 현실은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영화로 나온 부분과 실제적인 부분은 구분해야 한다. 영화가 특정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내용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영화 내용을 근거로 정치적 공방이 서거 문제까지 번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조 의원은 발언자 개인을 겨냥하지는 않았다. "제가 개인에 대해 비판하거나 비난하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정치 문화가 이렇게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공
노무현 전 대통령.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공

"정책은 비판해도 죽음은 안 된다"…선을 그은 기준

조 의원이 제시한 기준은 분명하다.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와 비판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 소재로 삼는 문화는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6선 의원으로서의 책임도 언급했다. 정치 문화가 이렇게 자리 잡는 과정에 자신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조 의원은 "우리 정치가 못난 정치가 되어서 죄송합니다. 대통령님께 사죄드리러 간다"고 말했다. 참배의 성격을 정치적 행보가 아닌 사죄로 규정한 발언이다.

8일 페이스북 글 전문 취지…”특정 진영만의 대통령 아니다"

조 의원은 참배 하루 전인 8일 페이스북에도 입장을 올렸다. 글에서 조 의원은 우리 정치가 너무 많이 갈라져 있다고 진단했다. 진영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적대하고, 이제는 전직 대통령의 서거까지 정치 공방의 소재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와 정책은 얼마든지 평가하고 비판할 수 있지만, 한 사람의 죽음만큼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가 언급된 일을 보며 정치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도 밝혔다.

글에서 가장 무게를 둔 대목은 노 전 대통령의 위상이다. 조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특정 진영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 사랑하는 전직 대통령이라고 규정했다. 이제는 좌와 우가 서로의 아픔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정치에서 국민을 위해 함께 일하는 정치로 돌아가야 하며, 이것이 협치의 출발점이라는 것이 조 의원의 주장이다.

조경태 국민의힘 6선 의원. / 뉴스1
조경태 국민의힘 6선 의원. / 뉴스1

부산 사하을 민주당 기초의원들 "참배는 정치적 재기 경유지 아니다"

조 의원의 봉화마을 참배 소식이 알려지자 , 조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하을의 민주당 기초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참배와 복당 가능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조경태는 철새 행각의 도구로 노무현 대통령을 이용하지 마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는 정치적 재기를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을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비판의 출발점은 조 의원의 이력이다. 조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세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2016년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옮겼다. 민주당 기초의원들은 이 전력을 문제 삼았다.

2008년 언쟁부터 올해 8월 발언까지…민주당이 꺼낸 과거 행적

성명에는 조 의원의 과거 행적이 시간순으로 담겼다. 민주당 기초의원들이 거론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8년에는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과 언쟁을 벌였다. 2012년에는 당시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후보를 비판하면서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까지 거론했다. 2019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퇴진운동을 주장했다. 올해 8월에는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 사례로 지목했다.

이들은 "이것이 조경태 의원 자신이 남긴 정치적 기록"이라며 과거 행적에 대한 해명과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사죄를 위한 참배라면 과거 발언부터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다.

조경태 의원. / 뉴스1
조경태 의원. / 뉴스1

중징계와 복당설 연결…”정치적 신념이 바뀐 것인가, 계산이 바뀐 것인가"

민주당 기초의원들은 참배 시점과 조 의원의 당내 상황을 연결 지었다. 이들이 지적한 사실관계는 이렇다. 조 의원은 지난 6월까지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요구하며 보수 재건을 강조했다. 그러나 8월에는 국민의힘에서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이를 근거로 "국민의힘에서 출마할 길이 막히자 이제 민주당으로 돌아오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정치적 신념이 바뀐 것인지, 정치적 계산이 바뀐 것인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은 당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기간이 2년 6개월이라는 뜻이다. 민주당 기초의원들은 이 징계가 국민의힘 내 출마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 복당설과 연결했다. 징계의 구체적 효력과 출마 제한 여부에 대해서는 조 의원 측의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에도 경고…”밀실 복당 논의 즉각 중단하라"

성명은 조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 지도부도 겨냥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누군가가 당원들 모르게 밀실에서 복당을 논의하고 있다면 즉각 중단하고 경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치적 위기에 몰린 사람의 피난처가 아니며 몇몇 정치인이 밀실에서 거래할 수 있는 사유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문구는 복당 논의가 실제로 진행 중이라는 단정이 아니라 조건부 요구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성명은 "논의하고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복당 추진 여부는 현재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