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3명에 3억 7000만 원 배상 판결…'JMS' 정명석 사건 다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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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항거불능 인정…JMS 정명석 성폭력 사건의 법적 쟁점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81)과 교단이 성폭력 피해 여성 3명에게 총 3억 7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19년 출소 1주년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정명석(왼쪽)과 김지선(대전지검 제공). / 뉴스1
2019년 출소 1주년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정명석(왼쪽)과 김지선(대전지검 제공). / 뉴스1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민사12부는 이날 JMS의 전 여성 신도 3명이 정명석과 교단, 교단 내 2인자로 알려진 김지선(48)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는 홍콩 국적의 메이플과 호주 국적의 에이미, 한국인 A씨다.

피해자 3명에 총 3억 7000만 원…김지선도 일부 공동 배상

법원은 정명석과 JMS 교단에 메이플에게 2억 5000만 원, 에이미에게 8000만 원, A씨에게 4000만 원을 공동으로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각 배상액에 대한 이자도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김지선 역시 배상 책임을 일부 부담하게 됐다. 재판부는 메이플에게 지급해야 할 2억 5000만 원 가운데 3000만 원과 이에 따른 이자를 김지선이 정명석 및 교단과 함께 부담하도록 했다.

2024년 손해배상 소송 제기…피해자 측, 2차 가해 주장

이번 민사소송은 정명석의 성범죄로 피해를 본 여성들이 2024년 제기했다. 당시 메이플은 5억 원을 청구했으며 에이미는 1억 5000만 원, A씨는 약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피해자 측은 소송 당시 교단 관계자들이 정명석의 성범죄에 조직적으로 관여하거나 범행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겪은 2차 가해에 따른 피해도 배상 청구 금액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정명석 징역 17년 확정…추가 성범죄 혐의 재판 진행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에 있는 JMS 수련원 등에서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외국인 여성 신도들이 자신을 거짓으로 고소했다며 경찰에 맞고소한 행위에 대해서도 무고죄가 인정됐다. 정명석은 이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김지선은 2018년 3월부터 4월 사이 정명석의 준유사강간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정명석은 이와 별개로 JMS 여성 신도 16명을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추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27년을 구형했다.

과거에도 여성 신도 성폭력…징역 10년 복역 후 출소

정명석의 성범죄가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과거에도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장기간 수감 생활을 했다.

정명석은 1999년부터 여성 신도 추행 사건 등으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았다. 이후 2001년 해외로 출국했으며 말레이시아와 홍콩, 중국 등에서 활동했다.

해외 체류 중에도 성범죄 혐의가 제기됐다. 정명석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해외 여러 지역에서 한국인 여성 신도 5명을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중국에서 체포된 그는 우리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2008년 2월 국내로 송환됐다. 이후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됐다.

2008년 8월 1심 법원은 피해 여성 3명에 대한 성범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또 다른 여성 신도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됐다.

이에 따라 형량은 징역 10년으로 높아졌다. 대법원은 2009년 4월 항소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정명석의 상고를 기각했다.

정명석은 징역 10년을 복역한 뒤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이후 다시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형사처벌을 받았다.

재판 쟁점 된 종교적 믿음…법원, 심리적 항거불능 인정

정명석의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 여성들이 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성적 행위를 거부하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정명석이 교단 내부에서 종교 지도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과 피해자들이 그를 어떤 존재로 받아들였는지가 재판 과정에서 중요하게 검토됐다.

법원은 피해자들이 단순히 성적 행위를 허용하거나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해당 행위를 종교적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그 의미를 정상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심리적 상태에 있었다고 본 것이다.

또한 주변 신도들의 태도와 교단 내부에서 형성된 믿음이 피해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고 정명석의 행위에 저항하기 어려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했다.

형사재판에서는 형량을 둘러싼 판단도 달라졌다. 2023년 12월 1심 재판부는 정명석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양형기준 등을 고려해 형량을 징역 17년으로 낮췄다.

정명석은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봤다.

이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15년 부착,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대한 10년간 취업제한 등도 확정됐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통해 알려진 피해 사실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정명석의 성범죄 사건은 2023년 3월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통해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이 작품은 JMS를 비롯한 여러 종교단체와 관련된 논란을 다뤘으며 정명석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여성들의 증언을 담았다.

특히 홍콩 국적 피해자 메이플이 직접 출연해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방송에는 정명석과 메이플 사이의 대화가 담긴 녹음 자료도 소개됐다. 피해자의 증언과 관련 자료가 공개되면서 정명석의 성범죄 혐의 및 JMS 교단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주목받았다.

메이플은 방송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린 데 이어 정명석의 형사재판과 관련한 기자회견에도 참석하며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한편 정명석의 과거 성범죄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이 민사상 배상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다. 2008년에는 JMS를 탈퇴한 여성 신도 2명이 정명석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각각 1000만 원과 5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정명석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이처럼 과거 형사처벌뿐 아니라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로도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