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찾아가 설득… 올해 가장 극적인 비하인드 품고 개봉하는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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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던 마음 움직인 울림”…김혜자, 9년 만의 스크린 복귀

국민배우 김혜자가 긴 휴식기를 깨고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당초 연기 활동을 잠시 접고 휴식을 취하려던 마음을 바꾸게 만든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를 통해 다시 한번 관객들의 마음을 깊게 어루만진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예고편 중 일부 장면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예고편 중 일부 장면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최근 진행된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감독 송일곤)의 야외 무대인사에서 송일곤 감독은 영화를 소개하며 “‘여전히 찬란하게’는 그리움과 기억에 대한 영화”라고 정의 내렸다. 그는 “김혜자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가며 한 사람이 또 다른 한 사람을 얼마나 오랫동안 깊이 그리워할 수 있는지, 지나간 시간을 어떻게 버텨내고 사랑이 담긴 그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그동안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제작해왔던 송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낭독극 형식의 러프한 희곡을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이는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원작 희곡에 매료돼 연출을 결심했다는 송 감독은 “연극 대본이 너무나 올곧고 예쁘며 감동적이었다. 아름다운 대본이 영화화돼 보다 많은 관객들이 그 올곧은 마음과 감동을 함께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연출 배경을 설명했다.

김혜자, 9년 만의 스크린 복귀… 건강 이상설 일축하며 관객과 재회

무엇보다 이번 작품이 영화계와 대중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이한 배우 김혜자의 스크린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김혜자의 영화 출연은 2017년 개봉한 '길'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김혜자는 이번 영화에서 평생 가슴속에 품고 살아온, 결코 잊을 수 없는 친구와의 특별한 우정을 간직하고 기억하는 인물 '순옥' 역을 맡아 울림 있는 열연을 선보인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메인 포스터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메인 포스터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앞서 김혜자는 지난 6일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송 감독의 부축을 받으며 이동하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여러 차례 기침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팬들과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건강 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영화 관계자 측은 "단순한 감기 증상일 뿐"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김혜자는 이런 우려를 털어내듯 예정대로 루프씨어터 야외 무대인사에 밝은 모습으로 올라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현장을 찾은 이들의 걱정을 깔끔하게 덜어냈다.

무대에 선 김혜자는 관객들을 향해 “제가 영화를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엄청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이어 “하지만 작품이 정말 너무나 좋다. 영화가 극장을 찾은 여러분들의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6번의 삼고초려 끝 이뤄낸 ‘드라마틱한 캐스팅’

사실 한국 영화계의 보물 같은 존재인 김혜자를 캐스팅하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송 감독에게는 상당한 공과 정성이 들어간 시간이었다. 김혜자는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마친 후 연기 활동을 잠시 접고 집 앞에 소박하게 피어있는 들꽃처럼 이름 없는 존재로 조용히 지내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잠시 쉬고 싶다는 그의 마음을 돌려세우는 것이 캐스팅의 가장 큰 숙제였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출연 배우 김혜자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출연 배우 김혜자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당시의 과정을 회상한 송 감독은 “선생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6번 정도 직접 선생님 댁으로 찾아가 함께 식사를 하고 긴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을 왜 김혜자라는 배우가 꼭 하셔야만 하는지 그 진심 어린 이유를 전달했고 다행히 그 진심이 선생님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밝혔다.

이어 송 감독은 “선생님께서 작품이 가지고 있는 깊은 울림이 본인을 거쳐 관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출연하고 싶다고 말씀해주셨다”라며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드라마틱한 캐스팅이었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즐거웠으며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 연출자로서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선생님의 클로즈업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감격을 전했다.

청춘 배우들의 빛나는 시너지…역사의 무게를 넘어선 찬란한 소녀들의 우정

'여전히 찬란하게'는 김혜자의 무게감 있는 연기 외에도 신예 및 연기파 젊은 배우들의 눈부신 활약이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배우 박서경은 17세 어린 시절의 '순옥'을, 최주은은 순옥의 둘도 없는 친구인 17세 '정임'을 연기한다. 또한 문성현은 어린 시절 순옥과 정임 두 소녀와 인연을 맺게 되는 소년 '두영' 역을 맡아 극에 청량함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출연 배우 김혜자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출연 배우 김혜자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17세 순옥 역을 맡은 박서경은 자신이 해석한 캐릭터와 연기의 중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저희 영화가 위안부라는 역사적 비극을 바탕에 두고 다루고 있지만 비극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찬란했던 소녀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둔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인물이 역사적인 부채감이나 슬픔만을 안고 살아가지 않도록, 그 나이대 소녀의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17세 정임 역으로 분한 최주은은 캐릭터 착장을 위한 디테일한 노력을 전했다. 최주은은 “감독님께서 정임이는 시골 소녀인 만큼 인위적인 메이크업을 하지 말고 피부도 까맣게 탔으면 좋겠다고 주문하셨다. 외형적으로 인물이 그렇게 변해감에 따라 마음이 더욱 아파오는 지점이 있었다”며 “정임이라는 인물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였으면 좋을지에 대해 감독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며 캐릭터를 완성해나갔다”고 회상했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최근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무대를 성황리에 마친 문성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간다. 문성현은 “영화의 배경이 경상도인 만큼 경상도 남자의 정서와 특유의 말투를 자연스럽게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또한 두 여배우 사이에서 든든하고 믿음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노력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여기에 배우 이세영이 순옥의 하나뿐인 손녀 '지안' 역으로 출연해 극의 중심을 잡고 따뜻한 힘을 보탠다. 김혜자와의 연기 호흡이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다고 표현한 이세영은 “오래전부터 김혜자 선생님의 열렬한 팬이었고 언젠가 꼭 한 번 같은 작품에 출연해 옆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래서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나 기뻤고 감독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현장에서도 정말 행복하고 재밌게 촬영에 임했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공식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 공식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는 오는 21일 전국 극장에서 정식 개봉해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송 감독과 배우들은 영화에 대한 관심과 관람을 당부했다. 송 감독은 “이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 도저히 안 될 것 같았던 일들이 이뤄지는 기적 같은 순간을 수없이 경험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한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작업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합심해 만든 만큼 우리의 진심이 관객분들의 가슴에 꼭 닿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주은은 “영화 촬영 내내 정말 행복했다. 제가 느꼈던 이 감정과 따뜻함이 관객분들에게도 충분히 전달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고 박서경 역시 “너무나 순수했던 17세 소녀들의 이야기이자 너무나 아름다우신 김혜자 선생님의 찬란한 작품이다.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