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범죄자에게 협박받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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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범이 이대통령 공개협박” 공세
“이 대통령에게 화났다” 이화영 가석방 요구
장동혁 “청와대의 잠 못 드는 밤 계속될 것”
민주당 당혹... 송영길 등 이화영 잇단 면회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돼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가석방을 요구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공범의 공개 협박"이라며 일제히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대북송금 사건이 조작됐다고 결론 내놓고선 정작 그 사건으로 5년째 수감 중인 사람을 철저히 방치하고 있는 현실이 잔인한 것 아닌가"라는 글을 올렸다. 김 변호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부지사가 형 복역 기간이 5년째에 접어들면서 이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 측에 여러 통로로 가석방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움직이지 않고 있어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에도 "대북송금이 정말 조작이라면 공소취소를 외치기 전에 이화영부터 당장 석방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재명 대통령님, 이화영을 석방하십시오. 동지를 품어야 승리한다"는 취지의 글을 잇달아 올렸다.
형이 확정된 수형자의 가석방은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법무부 장관이 허가한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사실상 대통령과 청와대를 상대로 공개 석방 요구에 나선 셈이다.
여권에서는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이 전 부지사를 면회하는 등 당혹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수원구치소를 찾아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이 조작 수사라고 주장하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강한 분노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감 생활이 길어지는 데 대한 답답함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아직도 열리지 않은 입이 더 많다"며 "청와대의 잠 못 드는 밤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대북송금, 당신이 시킨 게 아니냐고 따지는 것이다. 당장 안 꺼내 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을러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놀랄 일도 아니다. 예정됐던 일이다. 계약 파기에 따른 청구서가 날아든 것뿐"이라며 "대놓고 겁박하고 있으니 오도 가도 못하게 생겼다. 대통령이 온 국민의 웃음거리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김정은부터 찬스만 노리고 있을 것이다.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입 간지러운 사람이 한둘이겠냐"며 "김병기, 정청래도 일단은 참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아무리 재판 미뤄 봐야 그 입들 다 못 막는다. 조작기소 특검은 헛꿈"이라며 "아무리 간 큰 특검도 본인 죽을 게 뻔한 공소취소는 절대로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본인에게는 희망고문, 국민에게는 가혹행위가 될 뿐"이라며 "대한민국을 조작공화국으로 만들 생각 말고 당장 재판 재개하자"고 적었다.
장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이화영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한다. 화날 만도 할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따지고 보면 시키는 대로 한 죄밖에 없다. 그런데 정작 시킨 사람은 청와대에 가 있고 본인은 감옥에 있다"며 "게다가 수천억 챙긴 대장동 일당은 죄다 풀려났다. 항소 포기까지 시켜 줬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김 변호사의 글을 두고 "전제 조건부터 선후 관계까지 모두 틀렸다. 대북송금이 조작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온 국민이 확인했다"며 "이화영을 당장 석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 당장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차피 가석방은 물 건너갔다. 지지율까지 폭락한 마당에 감히 생각도 못 할 것"이라며 "너무 억울해하지 말고 조금 기다리라. 시킨 분도 곧 옆방으로 가실 테니"라고 적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이 전 부지사의 사면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향후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통령답게 당당하게 재판받겠다고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북송금 공범의 공개 협박과 피의자 이재명 대통령의 침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나 의원은 "본인만 감옥에 버려져 철저히 토사구팽당했다는 뒤늦은 깨달음"이라며 "당장 감옥 문을 열지 않으면 '대북송금의 진짜 윗선이 이재명 지사였다'고 폭로하겠다는 노골적인 공개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대체 이 대통령은 이 전 부지사에게 무엇을 약속했는가"라며 "중범죄자가 감옥에서 피의자인 현직 대통령을 마치 빚쟁이 채근하듯 '내 죄를 사하라'며 호통치는 기막힌 촌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용, 정진상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은 버젓이 한몫 챙기고 밖을 활보하는데 왜 본인만 5년째 옥살이를 하느냐는 뼈아픈 항변"이라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부지사에게는 '내가 입을 열면 이재명 피고인이 버틸 수 있냐'는 자신감이 보인다"며 "최초로 범죄자에게 협박받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 대북송금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지난 6월에는 이른바 '연어 술파티' 회유 주장을 둘러싼 위증 혐의로 징역 4개월이 추가됐다.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보석이나 구속기간 만료 등을 이유로 석방된 상태다.